[자캐 - 바데데 / 엘레멘트 / 옵시디언] 땅, 바다, 하늘

"...많이 어색한데."

"그거야 뭐, 항상 바다에서만 지냈으니 숲은 당연히 어색하겠지."

"그런가. 뭐, 그렇긴 하겠네."

"가끔은 그렇게 당연한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재밌게 느껴진다니까-♪"

"...그거 놀리는 건 아니겠지."

"이 몸이 널 왜 놀려! 그냥 재밌어서 그러는 거 뿐이야-♪"

"못 믿을 때가 가끔씩 생겨서 말이지."

엘레멘트는 바다와 육지에는 익숙하지만, 숲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솔직히 숲에는 올 일이 전혀 없으니까. 만약 엘레멘트 혼자 숲에 왔다면 아마 길을 잃어서 매우 당황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넓은 바다에서는 혼자 잘 돌아다니면서 숲에서는 길을 잃는다니,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사실 이 숲에 온 이유는 그렇게 다른 건 없었다. 그냥 오랜만에 바데데를 보고 싶었는데, 이참에 엘레멘트에게 숲 구경도 해주고 싶어서 같이 끌고 왔다고나 할까. 물론 초면인 녀석을 매우 경계하는 엘레멘트와 바데데였지만, 이 몸이 있으니까 그렇게 위험한 상황까진 이어지지 않겠지, 뭐. 이 몸이 알아서 할게.

숲에 갈 때마다 녀석은 항상 이 몸을 반겨주긴 하는데, 어떨 땐 그렇게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쉽게 말하자면, 마치 억지로 맞이해준다고 설명할 수 있으려나. 그래도 최근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크게 신경쓰진 않지만 말이다. 늘 그렇듯 이 몸은 바데데에게 인사를 하고, 바데데도 이 몸의 인사를 받아준다.

"음, 이번에도 왔네."

"이 몸이 조금 숲을 좋아하는 것도 없진 않아서 말이지!"

"숲을 좋아한다라, 확실히 숲을 파괴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어. 의외로 말이지."

"이 몸이 무조건 파괴만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구-?"

"그래서 지금 옆에 있는 녀석은..."

바데데가 엘레멘트를 향해 창을 겨누자 엘레멘트도 바로 경계자세를 돌입해서 손등에 있는 칼날을 바데데에게 겨냥하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워워, 혹시 상태가 더 심각해질지도 모르니까 이 몸이 직접 나서서 두 녀석을 말린다. 역시 낯선 녀석을 보자마자 경계하는 녀석이 둘이나 있으면 이렇게 피곤해 진다니까. 어휴-.

"워워- 싸우지 말라구-?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친구?"

"...서로 만나기도 힘들텐데 무슨 친구."

"그런 걸로 반박하면 이 몸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건 그렇다만은..."

"마론인같은데, 정말 친해질 수 있긴 할까...?"

"모르지. 이 몸도 엘레멘트랑 친한데."

"그건 네가 친화력이 좋아서 그런거고."

"그래도 저질러 보는거지!"

"...글쎄? 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꽤 오랜 시간동안 바데데와 엘레멘트 앞에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았다. 사실 이 몸도 친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존재이긴 하지만, 적어도 이 두 녀석들에 비유하면 거의 전문가 수준이긴 하니까 상관없다. 오죽하면 이 몸이 하는 얘기에 수긍을 하고 있을까.

어쨌든 효과는 있었는지 두 녀석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금씩 경계를 풀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바데데는 들고 있던 창을 조금씩 아래로 내렸고, 엘레멘트도 팔을 내리면서 위협하지 않는 자세를 취했다. 그나저나 바데데의 창이랑 엘레멘트의 칼날이 서로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궁금하긴 한데.

"이제 경계는 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구-♪"

"언제 다시 볼진 모르겠지만, 뭐- 친해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이쪽의 이름은 엘레멘트. 이미 들었겠지만."

"난 바데데."

"그나저나 이 몸이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무엇인지."

"바데데의 창이랑 엘레멘트의 칼날이 붙으면 누가 이겨?"

"딱히 싸우고 싶진 않지만, 글쎄..."

"...실제로 붙어보라는 건 아니겠지."

"절-대 아니라구.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설마 이 몸 없을때 진짜로 싸워보는 건 아니겠지. 아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