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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후버 / 바데데 / 옵시디언]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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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어느 날, 후버와 함께 우산을 쓰며 후버를 데려다주고 있었다. 사실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후버가 우산이 없는 채로 머뭇거리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어차피 가는 길인데 같이 데려다주기로 결심했달까나. 우산을 씌워주자 고마워하는 후버의 모습이 언제나 귀엽게 보였다.


"헤헤, 고마워요. 괜히 가는 길 막은 건 아닌가 걱정되는데..."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거지! 너무 걱정 말라구-♪"

"나중에 저도 도와드릴게요...!"

"그래그래!"


그렇게 길을 걷던 중, 저 멀리 보이는 숲에 대해 꽤 궁금해졌다. 저렇게 울창한 숲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것이 이 몸을 기다리고 있을까. 물론 위험한 행동이라는 건 알지만, 이 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적성에 맞아서 말이야. 후버라면 이 주변을 꽤 많이 돌아다녔을 테니까, 무언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건네본다.


"저 숲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어?"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문으로 듣기론 무언가 있다고는 들은 것 같아요."

"무언가가 있다- 라. 그 무언가가 굉장히 위험하게 생겼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정말로... 저 숲을 가실 거예요?"

"당연하지! 호기심이 생기면 일단 해결하는 타입이라서 말이야."

"몸 조심하세요...! 다치시면 저에게 와주시구요."

"알겠어-♪"


그렇게 후버의 목적지에 도착하고 숲으로 가려는 찰나, 후버는 무언가 깨달은 듯 이 몸을 멈춰세우고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꺼내지 않으려고 했다가, 마치 꺼내는 게 낫다고 결심한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누군가에게 조금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 무언가의 모습?"

"창같은 것을 들고, 숲이나 바깥을 돌아다닌다고 들었거든요. 듣기로는, 의외로 귀엽게 생겼다고..."

"호오- 그래? 더욱 더 보고 싶은걸."

"혹시 모르니까, 만약에 대비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좋은 정보 고마워! 어떻게 생겼으려나-"


숲은 예상했던 대로 그렇게 멀지 않았다. 넘어지면 코 앞에 닿을 거리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날아가지 않고 걸어서 가도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으니까. 바깥에서 이미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기에, 숲에서도 여전히 빗방울은 많이 떨어졌다. 오히려 나뭇잎들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꽤 흥미로웠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숲이라서 날씨가 좀 추우니까 할 일은 빨리 끝내야겠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갔을 때, 저멀리 무언가 슥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꽤 날렵해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무언가가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쫓아가볼까. 녀석이 지나간 곳으로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자, 그 녀석이 멈춰서고 이 쪽을 향해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잠시 모습이 사라지고, 이 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이...


녀석이 창을 이 몸에게 겨눈 채로 앞에 등장했다. 처음에는 침입자인가- 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가 곧 같은 케론인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창을 내렸다. 정말 이야기로 듣던 대로 상당히 귀엽게 생긴 녀석인걸. 어째서 이런 녀석이 이런 곳에 있는걸까?


"누구지? 이런 숲 속엔 말이야."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서 호기심으로 와 봤지. 역시 있었네!"

"재밌는 녀석인데! 이렇게 위험한 숲 속까지 들어오다니 말이야."

"위험한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그나저나 이름이나 알자고!"

"이름? 바데데. 초면인데 꽤 적극적인 녀석이군?"

"이 몸은 옵시디언! 원래 좀 활발하고 적극적인 녀석이라서-♪"

"어쨌든 비도 많이 오는데 추울지도 몰라!"

"이 몸 걱정은 하지 말고, 그 쪽 비맞는 거나 걱정하라고-♪"


아까부터 계속 비를 맞고 있던데, 바데데를 향해 우산을 살짝 걸친다. 이러면 이 몸도 비를 안 맞고, 바데데도 비를 안 맞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바데데는 초면인 녀석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오자 꽤 당황한 모습이었다. 물론, 남들도 다 똑같은 반응이었으니까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친해지는 거겠지!


"ㅁ, 뭐하는 거야...!"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구. 특히 이렇게 추울 때."

"언제 다시 만날 지 모르는데 이렇게 해줘도 좋을 거 없다고!"

"그건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기에 다가가는 거지! 언제 다시 만나도 어색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야."

"흠... 그런가?"

"뭐- 어쨌든 잘 부탁한다고-♪"


끝까지 바데데는 어리둥절한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기억 속에 남겨줘야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바로 얼굴이 떠오를 수 있다고-♪ 이 몸의 일종의 경험담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