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니예요. 도와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겉모습은 이래도 앞은 잘 보고 다니거든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어느 한적한 오후, 한적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변에는 나른한 풍경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곳을 지났을까, 말다툼은 아니지만 굉장히 훈훈한 말이 오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 보는 녀석이었지만,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흠, 신기한 녀석이네.
사실 겉모습만 보면 전혀 앞이 안 보일 것 같은 녀석이었다. 그래서 주변을 지나가는 존재들이 녀석을 보며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가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녀석은 괜찮다면서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녀석들을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저렇게 마음이 착한 녀석을 보는 것도, 만나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야.
남들이 한번씩 다 물어보고 가는데 이 몸은 그냥 지나가기엔 좀 기분이 묘하니까, 이참에 호기심도 발동된 겸 한 번 다가가보기로 했다. 낯선 녀석에게 겁먹지 않는다는 건 이미 주변의 녀석들로도 확인했으니까, 이 몸을 봐도 그렇게 두려워하진 않을 것이라는 그런 의미없는 자신감이라고나 할까?
"아,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멋있는 꽃이라던가, 그런 거 추천해 줄 수 있을까!"
"아하,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빠르게 찾아올게요!"
"그나저나 정말 앞이 제대로 안 보일 것 같은데, 괜찮은거야?"
"정말로 괜찮아요. 이젠 익숙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도움만 받기도 좀 그러니까요."
"헤에- 그렇구나. 그래도 좀 힘들 것 같으면 도와줄게!"
"아니예요! 아직은 그런 일이 없기도 하고요."
"그래? 아쉬운걸-."
사실 엘리시온에게 챙겨줄 꽃을 좀 찾아보고 있었는데, 그래서 슬쩍 꺼내본 이야기이긴 했지만 정말로 꽃을 찾아와 줄 줄은 몰랐다고나 할까... 어쨌든 이번엔 본격적으로 넘어가서 이 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이 몸의 이름은 옵시디언...인데, 그 쪽의 이름은?"
"후버라고 해요. 나름 괜찮죠?"
"인상적이네-♪ 겉모습도 인상적이고."
"헤헤, 고마워요! 칭찬 듣는 거, 여전히 좀 부끄럽긴 하지만요."
"그나저나 겉모습은 어떤 이유로 그렇게 다니고 있는거야?"
"그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불편하진 않아요."
"그런가? 뭐, 본인이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딱히 태클을 걸진 않겠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렇구나- 뭐, 혹시 이 몸이 도와줄 거라도 있으면 언제든 도와줄게."
"그렇게 도움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혹시 편지같은 거 전해주실 수도 있나요?"
"물론이지! 이 몸이 괜히 날아다닐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나중에 하나 부탁드릴 게 있을지도 몰라서요."
"걱정 마! 언제든 들어줄게!"
"에헤헤, 고마워요-!"
마음씨도 참 착한 녀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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