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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일반

[쿠루루 / 기로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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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선배- 나이 한 살 더 먹은 거 축하한다구-?"

"...너도 같이 나이 한 살 더 먹지 않았냐."

"그렇긴 하지만- 선배 먼저 축하해주고, 내가 알아서 축하하고- 끄끄."

"사실 나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긴 하다만..."

"그래도 주변의 분위기에 맞춰가야 되지 않겠어? 끄-끄끄."


며칠 전, 다들 새해라고 한 곳에 모여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이야기를 서로에게 나누는 자리를 모은 것을 슬쩍 본 적이 있었다. 물론 우리들이 그런 모임에 들어갈 이유도 없고, 사실 우리들에게 나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아서 그저 혼자 느긋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쿠루루가 이 곳으로 호출해서는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다른 녀석들도 아니고 이 녀석이 축하를 해 주다니.


쿠루루는 웃으며 어디론가 가더니 어떤 음식같은 것이 담겨있는 그릇을 가져와서는 내 앞에 놓아두었다. 예상외로 꽤 무난한 모양새의 음식이 들어 있는데, 그래도 이 음식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거, 뭐냐?"

"끄끄, 이 몸이 특별히 만든 떡국이라구-?"

"떡국 치고는... 조금 주황빛이 강한데."

"내가 좋아하는 걸 조금 넣었더니, 주황빛이 생겨버렸지 뭐야- 끄끄!"

"...아, 그걸 넣었던 거였군."


떡국에마저 카레를 넣다니. 그러면 떡국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애매한 경우가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건 떡국인가, 아니면 카레에 떡을 넣은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실험삼아 숟가락으로 떠보니 카레같이 찐득한 그런 느낌은 없었다. 후, 그냥 아주 살짝만 넣은 것 같군.


"맛이 전혀 예상이 되질 않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될 지도 모른다구-"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일단은 먹어볼까."

"맛있게 먹어, 선배-♪"

"너도 먹지 그러냐."

"선배가 오기 전에 이미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배가 불러서 말이야-"

"...그렇군."


그렇게 한 입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단 꽤 괜찮은 맛이었다. 카레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만들 때부터 그랬는지는 몰라도 묘하게 뭔가 맛의 조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뭐- 이 녀석이 만든 것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 정도는 굉장히 무난한 정도인 것 같았다.


쿠루루는 내가 떡국을 먹는 모습을 굉장히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고작 떡국 먹는 게 뭐가 그리 즐거운지, 본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뭔가 굉장히 부담스럽다는 느낌도 없진 않았다. 

고작 음식 하나 먹고 있는데 저런 모습으로 바라본다는 게...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끄끄,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더 챙겨줄까-?"

"아,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래? 아쉬운데-♪"

"...나중에 배고플 때 많이 먹어라."

"그럴려고- 끄끄."


여러 번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역시 저 녀석은 항상 특이한 행동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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