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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옵시디언 / 로도크로 / 플루토 / 크림슨 / 오닉스] Lord-c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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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렇게 다들 모였구만-♪"

"검은새, 반갑다-♪"

"도련님만 모이면 사실상 다 모인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뭐, 그런 셈이긴 하지! 오닉스는, 일 잘 하고 있어?"

"도련님이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정도로 오닉스는 아주 잘 따라주고 있습니다."

"저, 오닉스... 열심히 하고 있다구요-!"

"이 몸도 안다구- 그냥 물어봐주길 원하는 눈빛이라서 물어본 것 뿐이라니깐-"

"에, 저, 오닉스가 그런 눈빛을 보냈던가요?"

"그랬다니깐. 그렇지, 플루토?"

"그렇다. 봤다."

"저 정말 그런 적 없다니까요! 플루토님도 참..."

"뭐, 그냥 넘어가자구-♪"


오랜만에 다들 모였구나- 반가운 얼굴들인걸. 그러는 사이에 어느샌가 오닉스는 크림슨의 부하가 되어 있기도 했다. 뭐, 이 몸이 오닉스에게 직접 「네가 무엇을 하든 참견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대로 잘 지내 보라구-♪」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정말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랄지?


그나저나 보고 있으면 조금 신기한 게, 오닉스에겐 분명 플루토의 성격이 들어가 있을 것이고, 그 플루토의 성격에 의해 크림슨을 경계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의외로 오닉스는 크림슨에게 굉장히 호감이 있는 것 같더라고. 이 몸의 성격 때문인가? 뭐- 오닉스에게도, 크림슨에게도 결국은 좋은 일이긴 하니까 크게 신경은 안 쓰지만.


"아, 도련님?"

"왜?"

"저번에 도련님이 없었을 때, 도련님에게 이런 게 왔습니다만은-..."

"뭔데?"

"모양새는 편지같은데 말이죠-"

"편지? 누구한테서?"

"그건 모르겠달까요-..."

"아무리 봐도 누가 보냈는지 적혀 있지가 않아요. 단지 받는 분이 옵시디언님이라는 것 이외엔..."

"...흐음?"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위험한 물건이 들어있을 것 같지도 않고...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는 편지이니까 그냥 뜯어서 보기로 한다. 역시 예상대로 그냥 평범한 편지같은 게 하나 들어 있었다. 


「...이제야 다시 만나네. 날 기억이나 할 진 모르겠지만...」


그 편지에는 대충 이런 내용만 달랑 적혀 있었는데... 이걸 읽는 순간 무언가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누군가가 떠올라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주변에서 이 몸을 바라보던 녀석들도 꽤나 당황해하는 모습인 것처럼 보였다. 늘 당당한 이 몸이 갑자기 굳어버리니까, 이상하기도 하겠지...


"...검은새, 이상하다...?"

"어라, 도련님...?"

"옵시디언님...?"

"...아, 아냐! 아무것도..."

"혹시 편지를 보고 누군가 떠오르신 분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응... 그것도, 정말 잊고 지냈던..."

"...도련님에게 그런 분이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잊으려고 했던 게 아냐...! 잊혀질 수 밖에 없었던 거라구..."

"누구다...?"

"...그러니까..."


이 몸이 말을 하려는 순간, 저 멀리서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또다른 한 명의 케론인. 보통 우리들을 보면 겁을 먹던가 아니면 그냥 아예 관심 없다는 듯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우리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다들 단번에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케론인은 크림슨, 플루토, 오닉스를 지나 이 몸 앞에 멈춰섰다. 슬쩍 이 몸이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을 때, 그 케론인은 무언가 슬픔이 담긴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꺼냈다.


"...오랜만이다."

"잘... 지낸거야...?"

"지금 네가 보다시피."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다가가 와락 껴안아버린다. 조금 당황하는 것 같은 모습이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귀엽다는 듯 쓰다듬는 그 케론인. 그런 모습을 보며 궁금한 듯 주변에서 질문을 건네기 시작한다.


"아, 안녕하세요... 오닉스라고 합니다. 혹시, 누구이신가요...?"

"...내 소개를 안 했네. 워낙 반가워서."

"...검은새와 아는 사이다?"

"도련님은... 까마귀 도련님과 어떤 관계이신지요-?"


전체적으로 하얀 모습이지만 날개만은 이 몸을 닮은 듯 검은 빛을 띄는 케론인. 그 케론인은 날개로 자신을 조금 다듬더니 곧 말을 이어나간다.


"이름부터 말하자면... 그냥 간단하게 '로도크로' 정도만 알면 되고."

"원래 이름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원래 이름... '로도크로 데모니로'. 그래서 그냥 '로도크로' 까지만 부르라고 말하지."

"아아-..."

"호오-"

"편지는... 내가 보낸 거니까."

"그 편지의 내용이 조금 이상하던데... 무슨 관계인 건가요...?"

"...옵시디언의 형이라고 하면, 믿을까."

"...!?"

"까마귀 도련님의... 형...이신 겁니까?"

"...응, 맞아. 내가 잊고 지냈던 형."


로도크로 형. 나랑 나이차가 조금 많은 편이긴 해도, 그래도 형은 형이니까. 도대체 어디에 있다가 이제서야 모습을 보인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지금 생각해둔 질문들만 해도 며칠이 지나야 다 해결될 것 같다.


"형."

"...왜."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야..."

"그냥... 이곳저곳."

"근데, 왜 갑자기 형에 대한 소식이 끊긴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뭐... 그럴만한 이유가 있긴 했었는데, 나중에 천천히."


로도크로 형은 날 이리저리 둘러보며 무언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무언가 달라진 것이라도 있나 확인하는 건가- 싶었는데, 역시 내 촉은 잘 들어맞는 것 같달까.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많이 변..."

"했지. 그 땐 내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잖아."

"...그렇지. 그래도 예전의 그 소심한 모습은 없어져서 좋네."

"형이 항상 자신감 가지라고 그랬던 게 생각나네-♪"

"그런데 보고 있자니 나랑 비슷해진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이 되는 데에 내가 조금 모티브라도 된 건가."

"글-쎄. 아마 그럴지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가 로도크로 형은 플루토, 크림슨, 오닉스 쪽을 바라보곤 무언가 미안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을 받는 쪽의 3명은 왜 저렇게 바라보고 있는 거지? 라는 듯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너무 오랜만이라, 너희들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네."

"아, 아니예요. 오랜만에 만났으니, 이야기는 나눠야죠."

"우리들은 항상 시간이 많으니 걱정하지 마시죠, 도련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괜찮다."

"지금까지 옵시디언은 참 착하고 좋은 녀석들을 만났구나... 대단하네."

"나름의 노력이 있었다구-♪"


그렇게 단체로 빙 둘러앉아 다들 하나씩 로도크로 형에게 묻고 싶었던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어떤 걸 물어봤는지에 대해서는... 그냥 상상에 맡기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많았기에 다 적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게 있는 듯 로도크로 형이 입을 열었다. 살짝 웃는 모습을 보아하니 아무도 몰랐던 무언가를 가르쳐 주려는 듯한 그런 자신감있는 웃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원래 이름이 '로도크로 데모니로' 라고 말했던 것처럼, 옵시디언에게도 원래 이름이 있지."

"...에? 정말?"

"아마 너는 모를거다. 사실 나도, 어쩌다가 우연히 슬쩍 들었던 거였긴 했지만."

"옵시디언님의 풀네임은...?"

"옵시디언은 '옵시디언 아포크로' 라는 원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옵시디언..."

"아포크로..."

"...?"

"아포크로는 내가 듣기론 아포칼립스와 크로우를 합친 말이라고 들었어."

"그래서 옵시디언님이 항상 자신을 재앙의 불사조라고 표현했던 건가요..."

"에? 그거랑 관련 없는데...? 말했잖아.  이 몸은 원래 이름을 몰랐다고."

"어렵다..."

"플루토는 그냥 검은새라고 불러도 상관 없다구-♪"

"뭐, 원래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니, 신경 쓸 필요는 없을지도."


그러다 잠시 헛기침을 하곤 마치 조심스러운 걸 물어보려고 하는 듯 슬쩍 고개를 앞으로 내민다.


"...흠흠, 혹시 괜찮다면..."

"...?"

"나도 이 곳에서 같이 지낼 수 있을까... 싶어서."

"물론이지! 이제야 형이랑 다시 만났는데, 다시 형을 어떻게 보낼 수 있겠어?"

"새로운 도련님이 오시는 거군요-♪"

"친구다?"

"친구라기보단, 동료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요..."

"로도크로 형은, 내가 알아서 다 맡을게."

"저, 오닉스도 같이 도울게요!"

"아냐아냐-♪ 형을 챙기는 건, 동생의 당연한 일 아니겠어?"


오늘부터 로도크로 형도, 나랑 같이 지내게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