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까, 이 몸의... 아니, 내 친구가 되어 달라구!"
그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었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애매한 생각들이. 그리고 마음 속으로 '...친구라, 진심인가. 이번에도 또 놀리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에게 장난을 치고 있는건가- 싶기도 했었다.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 나를 보며 옵시디언은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 싱긋 웃어보이곤 나에게 편한 말투로 말을 건넨다. 옵시디언은 이미 이런 걸 몇 번이나 겪어봤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당장 대답해달라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뭐, 천천히 생각해 봐 달라구."
그 땐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나중에 대답해 주겠다는 뉘앙스를 풍기긴 했지만, 그 나중이라는 게... 너무 오래 지나서 말이지... 오죽하면 내가 이런 걸로 뜨끔할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그 때 옵시디언이 했던 또다른 말이 생각나기도 했다.
"넌 내가 볼 때 참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해!"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꾸깃거린다. 의도한 게 아닌, 정말 무의식적으로 꾸깃거린 것이었기에 나중에 옵시디언이 와서야 내가 이런 행동을 하고 있었구나... 라고 깨달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사실 내가 보기에 그렇게 내가 좋은 녀석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옵시디언에게 보여준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바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 옆에서 담배를 건드리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생각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고개를 돌리자 옵시디언이 싱긋 웃으며 내 손을 툭툭 건드렸던 날개를 거둬들인다.
"아- 미안! 그러고 있다가 손 데겠다- 싶어서 그랬는데."
"...어... 아니, 뭐... 괜찮긴 한데... 언제 온 거야?"
"조금 전 제네토가 생각에 잠겨있을 즈음- 이라고나 할까?"
녀석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며 나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계속 생각에 잠겨있던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인지, 마치 머릿 속이라도 다 들여다 보려는 듯이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는 거야-?"
"...네 녀석은 참 언제나 한결같네."
"하하-♪ 그런가?"
"...뭐,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그렇게 계속 바라보다가 이제는 옆자리에 냉큼 앉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넌 언제나 한결같다는 그런 말을 꺼낸 것이기도 했지만. 뭐, 그렇게 계속 녀석이 옆자리에 앉아 있으니 이제 슬쩍 말을 꺼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먼저 말을 꺼냈다.
"좀 물어볼 게 있는데 말이야."
"응-?"
"전부터 네가 계속 말버릇처럼 이야기하는데, 내가 좋은 놈이라고 하는 거... 진심이냐?"
그 말을 듣고 옵시디언은 피식 웃음을 보이다가 더 크게 싱긋 웃어보인다. 다른 건 몰라도 저 행동을 통해 옵시디언이 이제 꺼낼 말이 거짓말은 아니라는 걸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헤- 싱거운 소리 잘도 하네, 제네토는-♪ 이 몸은 거짓말로 하진 않는다구-?"
그러다 미소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내가 뭘 묻던지 전부 대답해주려고 하잖아. 그게 네 장점이라구-?"
"그렇다곤 해도, 오히려 좋은 녀석은 내 쪽이 아니라 네 쪽이라고 생각한다만."
"흠? 그런가-?"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옵시디언의 말에 대답해주기 시작한다.
"...진심이야. 너도 느꼈다시피 내가 그리... 살갑지도 않았고, 거의 단답으로 대답한 데다가... 그렇게 성의있는 태도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도 너는 계속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잖나. 계속해서 말이야."
"헤에- 뭐, 그거야- 제네토랑 친해지고 싶어서였으니까 말이야."
"...그래, 그거 말이야... 이제 와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말하는 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군..."
"으응?"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 되어야 겠다- 싶은 마음에 잠시 머리를 짚곤 자리에서 일어나 옵시디언을 향해 방향을 돌려 바라본다. 옵시디언은 뭔가 갸웃거리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와 새삼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너랑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 이런 말을... 내가 한 적이 있어야 말이지..."
"..."
"그러니까 말야..."
멍한 표정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 옵시디언을 보며 조금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을 꺼낸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말을 한 적이 거의 없다보니,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런 복잡한 게 조금 많았다.
"친구로 지내달라고 하면... 넌, 들어 줄 건가...?"
옵시디언은 잠시 날개를 얼굴에 대곤 생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옵시디언의 얼굴은 이미 대답을 결정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자세는 굳이 그냥 폼이라도 나고 싶어서 잡은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헤,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는 거 아냐?"
"당연한... 거라고...?"
"제네토는, 내가 뭐라고 대답할 거라고 생각해?"
"그야... 뭐... 그건..."
"내 대답은..."
말을 하려고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날 와락 껴안으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말을 마저 꺼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들어줄 거라구-♪ 이제부터, 정말로 우리 친구 된 거다!"
"...그래. 잘 부탁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건 맞지만, 그래도 난 언젠가 제네토가 대답해 줄 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고의는 아니었다고, 그렇게만 알아줬으면 좋겠군..."
"그럴 수 있지-♪ 제네토가 그동안 바쁘게 지냈다는 거,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헤헷."
"...내가 친구로서 잘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이 몸이 차근차근 알려줄테니 걱정 말라구-♪"
...다행히, 옵시디언은 흔쾌히 내 말을 받아 주었다. 어쩌면, 그 말을 듣기 위해 지금까지 날 기다려 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미안함도 들었다.
"정말 좋아해, 제네토-♪"
"...고맙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건 나라구! 일단 받아준 건 제네토니까...!"
"...하하, 그런가."
"와아, 웃었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케로로 > 자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캐 - 플루토 / 로도크로] present (Type. β) (0) | 2017.07.19 |
---|---|
[자캐 - 제네토 / 옵시디언] 결정 (Ver. Obsidian) (0) | 2017.07.18 |
[자캐 - 옵시디언 / 로도크로 / 플루토 / 크림슨 / 오닉스] Lord-crow (0) | 2017.07.17 |
[자캐 - 엘레멘트 / 데피드] ? (0) | 2017.06.17 |
[자캐 - 제니스 / 데피드] ? (0) | 2017.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