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케로로/자캐

[자캐 - 플루토 / 로도크로] present (Type. β)



---------------


...옵시디언이 바쁜 관계로, 잠시 내가 이 녀석, 아니... 플루토를 맡기로 했다. 옵시디언의 고백을 받아준 좋은 녀석이니까 함부로 말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왜 내가 플루토를 맡고 있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무슨 일이다?"

"옵시디언이 바쁘니까, 내가 대신 지켜주러 왔다."

"...지켜준다?"

"생각해 보라고. 만약에 옵시디언이 왔는데, 네가 다쳤거나 사라져 있거나 하면 그 녀석이 얼마나 슬퍼하고 분노할 지."

"...!"

"적어도 난 옵시디언의 그런 모습을 보기 싫으니까 말이지."


그렇다. 사실상 옵시디언을 위해서 내가 맡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낭비 아니냐고, 플루토 혼자 지금까지 잘 버텨왔으니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은 정해진 일이 아닌, 그때그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니 하루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존재가 다치거나 사라지거나 하는 것에 대해 나도 무언가 느끼고 있는 것이 있었기에, 일종의 공감에 의해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일을 하는 건데, 주변에서 뭐라뭐라 이야기를 할 리도 없을 테고.


"검은새? 하얀새?"

"검은새는 옵시디언에게나 쓰라고. 그러니 난 하얀새라고 불러."

"하얀새!"

"그래, 무슨 일이냐."

"산책하고 싶다."

"흠, 바깥 공기를 마시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럼, 출발할까."


플루토와 함께 밖으로 나온다. 날씨가 조금 덥긴 하지만, 그래도 무리는 안 될 수준이어서 괜찮을 거라고 믿는다. 플루토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늘 다니던 길이 있었는지 그 쪽으로 자기가 알아서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아, 잠깐. 플루토의 앞을 잠시 막는다.


"...?"

"혼자 너무 돌아다니지 말라고. 나도 네가 어디 가는진 알아야지."

"알겠다!"

"어디로 갈 거냐?"

"저쪽이다-"


플루토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먼저 앞장선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루토의 옆에서 같이 걸어가는 것이지만 플루토가 아주 살짝 뒤에 있어서 앞장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뭐 이런 걸 신경쓰냐고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


그러고보니 옵시디언이 '밖에는 플루토를 보며 신기해하는 녀석들도 있고, 플루토를 노리는 녀석들도 있다' 라는 말을 들었다. 플루토를 왜 노리냐고 물어보자 '그야 당연히 신기하게 행동하고, 신기하게 생겼으니까-' 라는 대답을 들었는데, 조금은 이해가 되긴 했다.

아니나다를까, 벌써부터 시선이 느껴진다. 물론 그런 시선을 그저 보게 냅두진 않지. 녀석들을 바라보며 조금은 피식 웃어보인다.


"어이,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 플루토가 부담스럽지 않겠냐."


내 말을 듣고 웃으며 그 쪽이 무슨 상관이냐고 대답하자, 그대로 멱살 부분을 잡곤 위로 들어올린다.


"한번 더 말하는데, 얼른 이 곳에서 꺼져줬으면 좋겠군."


그 말을 하고 녀석을 아래로 내려주자, 녀석과 그 주변에서 플루토를 노려보던 존재들은 전부 다 겁먹고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애초에 제대로 덤비지도 않을 거면서, 쓸데없는 자신감은 넘쳐나는군.


"...고맙다..."

"난 내가 할 일을 한 것일 뿐인데-"

"시선이 부담스럽다..."

"널 노리는 시선들은 내가 전부 없애놓을 테니, 앞으로 옵시디언이랑 산책하러 나갈 때 편하게 다니라고."


그 말에 걸맞게 계속 플루토를 향해 음흉한 눈빛을 보내는 녀석들을 하나둘 전부 처리하기 시작한다. 옵시디언 말대로 정말 한두명 수준이 아니구만. 이러니까 옵시디언이 피곤해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옵시디언이 널 귀찮게 하지는 않더냐?"

"그렇지 않다."

"호오, 의외군? 그 녀석이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을 녀석인데."

"아니다...!"

"아니긴 무슨. 플루토라서 일부러 절제하는 거란다."

"그렇다...?"

"그만큼 그 녀석이 플루토를 엄청나게 아끼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만 알아두면 좋을 거다."

"...♪"


산책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는지, 대충 이정도면 산책을 다 했다고 느꼈는지 플루토는 이제 다시 돌아가도 괜찮다며 싱긋 웃어보였다. 계속 보고 있자니, 왜 옵시디언이 플루토를 선택했는지 조금씩 확신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순수한 녀석을 자신이 계속 순수함을 지켜주겠다는 목적이었을지도 모르지.

다시 원래의 장소로 도착하자, 플루토가 나를 향해 바라보며 먼저 가라는 듯 시선을 보낸다. 그렇다면... 먼저 가야겠지.


"다음에 또 산책하고 싶다!"

"그래, 언제든지."


옵시디언이 없을 땐, 내가 있을 것 같으니까. 아마 당분간 오랫동안 보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