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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리케로 - 옵시디언 / 오브젝트 헤드 자캐 - 키네틱 디바이드]





2018/03/02 - [SP] - [오리케로 - 옵시디언 / 오브젝트 헤드 자캐 - 코지카타 & 케테르]




코지카타와 케테르는 잠시 할 일이 있다면서 자리를 비운 관계로, 혼자서 하늘을 날아다니며 이곳저곳 관찰하고 있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이 곳은 이 몸이 완전 처음 오는 곳이니까, 한 곳에만 박혀있기엔 너무 아까운 곳이거든.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녀도 이 곳에 대한 감상은- 뭐라 말하기 정말 어렵다. 이런 곳에 처음 오니까,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될 지 잘 모르겠네. 확실한 건, 그동안 보았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 정도. 아마 이 몸의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면 절대 안 믿을걸.


다시 코지카타와 케테르를 만났던 곳으로 돌아왔는데, 벤치에 누군가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저 녀석도 오브젝트 헤드인 것 같은데... 슬쩍 다가가서 누구인지나 확인해 볼까?

일단 확실한 것은, 코지카타와 케테르는 절대 아니었다는 점이다. 뭐랄까, 오브젝트 헤드는 이렇게 머리만 봐도 누가 누구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나름대로 편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런 기분도 들었다.


"여어-"


마치 그 전부터 만난 적 있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능청스럽게 다가가서 말을 건네자, 녀석은 고개를 슥 돌아보더니 표정을 찌푸리... 아니, 아무런 변화도 없는 걸 봐서는 원래부터 그런 표정이었던 것 같다. 반달눈이라서 그런가?


"...뭐야?"

"너도 오브젝트 헤드인건가!"

"귀찮게 하지 말고, 갈 길 가시지..."

"싫은데! 계속 이렇게 있을건데!"

"아아악, 제발 좀 그냥 가라고-..."


정말, 극도로 귀찮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물러날 이 몸이 아니지! 계속해서 끈질기게 붙어있자, 녀석도 결국 포기한 듯 이 몸을 아예 없는 존재로 취급하며 다시 자신만의 일을 하고 있었다.

...일이라기보단, 그냥 앉아서 누구 기다리는 것 같지만?


"누구 기다리는 거야?"

"...그쪽이 알아서 뭐 하려고."

"혹시 모르잖아! 이 몸이 아는 녀석일지."

"절대로 모를 텐데."

"그러면 이 몸이 이름을 말하면 그쪽은 아는 녀석일 수도 있어?"

"아마도?"

"코지카타 스트로프라던지, 케테르 뉴트리노라던지-..."

"...뭐야? 그쪽이 그 녀석들을 어떻게 알아?"

"이 몸의 친구라고-♪ 너무 이 몸을 무시하지 말지?"


반달눈이었던 눈이 조금 동그랗게 변한 모습이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반달눈의 모습이 되었지만. 여전히 귀찮아하는 건 똑같지만, 조금 이 몸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것 같은 모습이었다. 

고개를 완전히 반대쪽으로 돌리고 있었다가, 이 몸이 이름을 말하자 바로 이 몸을 향해 돌아보았으니까.


"소개하자면 이 몸은 옵시디언 아포크로, 짧게 옵시디언이라고 알아주면 된다구-♪"

"...키네틱 디바이드. 그냥 귀찮으니까 키네틱이라고 불러."

"다들 멋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걸. 이 몸은 좀 심심한 이름이지만-"

"뭐래... 너도 평범하진 않거든?"

"생김새가? 이름이?"

"전부 다."

"이히히- 그런가-?"

"...너, 진짜 활발하네..."

"키네틱이 너무 조용한 거라구- 그러니까, 같이 놀자!"

"싫어. 귀찮아..."

"그러니까 네 주변에 친구가 없는 거라니깐-?"

"...내 관계는 내가 알아서 만들 테니까, 신경 끄시지...?"


코지카타와 케테르와는 다르게, 키네틱에게 이 몸은 굉장한 방해물일 것 같다. 엄청나게 활발한 사람이 옆에 와서는 이렇게 말을 걸면 분명 엄청나게 귀찮게 느껴지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 몸이 물러서진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좀 가까이 와 볼래?"

"왜에-?"

"널 좀 관찰해 보려고."

"이 몸이 그렇게 신기하게 생겼나-?"

"...주변을 봐라. 지금 네 녀석이랑 비슷하게 생긴 녀석이 있는지."

"이히힛, 하긴- 그렇겠네-♪"

"정말이지... 녀석들 기다리느라 쓸데없이 활발한 녀석까지 만나네..."

"이런 성격도 좋거든!?"

"...적어도 내 기준에선 안 좋아 보이거든."

"이렇게 활발해서 친구도 많고! 애인도 있고! 얼마나 좋아!?"

"가끔은 그냥 조용하게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아. 알아두는 게 좋을걸."

"헤- 지금 이 몸에게 조언 해 준거야?"

"적어도 네 녀석보다는 내가 더 오래 살았을 것 같아서."

"혹시 모르지- 나중에 이 몸이 더 오래 살아갈지?"

"글쎄다- 그거 관찰하며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마지막까지 이 몸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며, 정말 이건 건성으로 이 몸을 대하는 게 아니라 키네틱의 진심이 담겨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즉, 이 몸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는 뜻이지.


"앞으로 잘 지내보자구-?"

"...네네- 잘 알겠습니다아-..."

"마지막까지 그렇게 귀찮게 나오기야-?"

"아, 알겠다고-..."


코지카타와 케테르도 충분히 흥미로운 녀석이지만, 이 키네틱이라는 녀석도 재미있는 녀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