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케로로/자캐

[모쉬핏 w. 악가가] 181204






"휴가라고 하니까 갑자기 떠올랐는데요!"

"...뭔데?"

"보스가 밖으로 나가는 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래서?"

"이 모쉬핏이 굳게 다짐할 것이 생겼습니다!"

"어떤 것이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꼭 무조건 이루어내고 말 것이다! 라는 목표가 바로 지금 생겼습니다.



"보스를 이끌고 바깥으로 나갈 겁니다!"

"......"

"이 모쉬핏이 듣기론, 보스가 알고 있는 좋은 장소가 있다고 들었지 말입니다?"

"알고는 있지."

"근데 왜 안 가시는 겁니까!"

"...귀찮아서."

"음, 그건 인정합니다!"

"갑자기 그건 또 무슨..."

"그만큼 보스가 바쁜 일이 많으니까 쉬고 싶을 땐 그냥 멍하니 있고 싶을 때가 많겠죠- 그럼요-"



갑자기 인정하는 분위기라서 보스가 이상하게 보는 눈빛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이게 곧 제 모습인걸요-?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 아무 일도 없지 않습니까? 지금이 잠시 나갔다가 올 수 있는 기회라구요! 계속 이렇게 매캐한 공기만 마시지 말고 좀 상쾌하게 바깥 공기를 좀 마시잔 말입니다!



"이참에 지금 잠시 나갔다 오잔 말입니다!"

"...귀찮다고 말했잖냐."

"정말 이번만 눈 감고 다녀오시는 겁니다! 이렇게 든든한 모쉬핏도 있는걸요."

"...하여간, 너는..."

"진짜 한 번만 다녀오면 이렇게 모쉬핏이 집요하게 붙잡고 있을 일 없을지도 모릅니다?"

"알았어, 시끄러우니까 좀..."

"확답을 해 주시죠, 보스!"

"알겠다고."

"키히히, 알겠다고 하신 겁니다-?"

"...이번만이다."



만세! 보스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지 말입니다! 역시 이 모쉬핏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니까요- 애초에 남들이 보스를 건들기나 할지 의문이지만 뭐 어쨌든 이 모쉬핏만이 보스에게 그나마 설득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존재인 건 확실하지요. 그렇지요-?

보스의 곁에 다가가서 아주 친한 친구마냥 팔짱을 끼고 먼저 앞장서듯 거의 보스를 끌고 나오는 것마냥 그런 모습으로 밖으로 나왔답니다. 보스가 저를 째려보며 영 불안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지만, 뭐 어떻습니까! 제가 이런 거 신경쓰던 존재였습니까-?


팔짱도 풀고, 여차저차 보스가 알고 있는 좋은 장소에 대해 보스에게서 길을 듣기도 했으니, 이 모쉬핏이 먼저 앞장서서 길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뒤에서 우리 보스를 노리고 있진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보스라면 그런 기운을 이미 눈치채고도 남았겠죠!



"이 쪽 맞지요?"

"...잘 가고 있네."

"임무 수행하면서 길 하나는 정말 잘 찾게 되었지 말입니다!"

"다행이네. 발전하고 있어서."

"강해지고 있는 게 겉으로도 보이지 않나요-?"

"글쎄."



그렇게 말하면서도 살짝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그 무엇보다도 강해지는 걸 좋아하는 보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여러모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구요. 그리고 그 노력을 보스가 알아주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아하핫.

그나저나- 여기가 맞는 것 같네요! 확실히 보스가 말했던 대로- 엄청나게 좋은 장소이지 말입니다- 이런 장소를 지금까지 한 번도 온 적이 없으셨다니, 정말 재미있다니까요. 우리 보스.



"와아- 확실히 엄청 좋군요, 이 장소?"

"좋다고 말했잖냐."

"이런 곳을 혼자만 알고 계시다니, 이 모쉬핏 엄청나게 섭섭합니다-?"

"섭섭해하던가."

"보스도 참- 농담도 진담처럼 알아들으신다니까요-"



그런데 정말로 저를 섭섭하게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니죠? 그렇죠? 그렇다고 말해주시죠!?



"나중에 또 이 곳에 오자고 하면, 그 때도 와주실 겁니까?"

"..."

"뭐어- 오지 않겠다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오늘 같이 와 주셨으니까요!"

"잠이나 자는 게 더 편하긴 해서."

"하긴, 그만큼 보스에게 피로를 안겨주는 일이 많으니까 움직이는 것도 귀찮긴 하겠지요."



그래도 이렇게 공기도 마시고 광합성도 하니까, 오늘따라 보스의 불꽃이 더욱 더 강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이지 말입니다. 나름대로 이 장소가 마음에 들긴 한 것 같더라구요.



"활활 타오르는 보스의 불꽃처럼, 이 모쉬핏도 더 열심히 임무를 수행해야지요-"

"언제나 잘 하고 있으니."

"크히힛, 보스가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기쁘지 말입니다!"



좋은 장소,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보스-? 다음에 휴가라도 나올 일이 있으면 혼자서라도 이 곳을 찾아와야겠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