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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 존재가 바람을 쐬겠다면서 나에게 안내해 준 곳은, 뭔가 박물관에서나 볼 듯한 희귀한 물건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혹시… 이 세상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찾아다니는 그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걸까? 확실히 겉모습으로만 본다면 누군가를 죽이는 것보단 주변 풍경을 즐기며 삶을 즐길 것 같은 모습이었기에.
…반대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저렇게 느긋한 모습이었기에 여기까지 오면서 보았던 그 쓰러진 존재들도 만만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를 것이다. 마치 내면에 숨겨진 강함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달까…. 어쨌거나 지금은 잠시 우리가 적이라는 것을 잊은 채로 이 곳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었다. 일단 의심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 이 곳의 지리에 대해서는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긴…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
"소인이 이 때까지 모아온 것들을 진열해두는 곳이오이다."
"확실히 특이하게 생긴 것들이 많군. 어디서 얻었나?"
"아마 그대라면 여기까지 오면서 쓰러진 존재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오. 그렇지 않소이까?"
"그래. 일단은 그렇긴 하다만."
"그 존재들에게서 얻어온 것이오이다."
"…뭐? 이렇게나 많이?"
"아직 이건 일부에 불과할 뿐이오이다만, 이 정도로 놀라는 걸 보니 확실히 재미있을 것 같소."
분명 문에 달려있는 것들로 충분히 이 존재가 강하다- 라는 걸 눈치채긴 했지만, 이렇게 진열까지 해 둘 정도로 전리품이 많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거기에 아직 이것들은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하니… 정말로 방심했다간 나도 여기의 전리품으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곳을 소개해주고 있는 저 존재는 승부와는 관련없이 그저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무기가 가득한 곳을 소개받았다. 글쎄… 추측하자면 저 존재가 이 때까지 사용해온 무기이거나, 아니면 이것도 전리품마냥 적을 쓰러뜨리고 가져온 무기이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 어느 쪽인지 추측은 아무래도 하기 힘들었다. 본인이 사용했다기에도 상태가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고, 그렇다고 전리품으로 가져오기에 좀 낡아보이는 것들도 있고. 정말 이 무기들의 정체가 어떻게 되는 걸까.
"이것들은 또 뭐지…?"
"당연히 생각했겠지만, 역시 전리품이오이다."
"…무기는 따로 모으는건가."
"무기는 소인과 직접 싸웠다는 것을 증명하는 의미로 따로 모으고 있소이다."
"그러니까, 그 전의 전리품들은 싸웠든 싸우지 않았든 일단 가져온 것들이란 뜻이군."
"그렇소이다. 그렇기에 여기에 자신의 무기가 진열되어 있다는 것은, 나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소이다."
"…영광?"
"소인에게 대적했다는 것, 영광 아니오이까."
"글쎄……."
이 녀석의 이야기는 들은체 만체 하며 무기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종류의 무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쌍검이라던가, 낫이라던가… 흔히 생각하던 무기들도 있는 반면에 아예 처음 보는 무기들도 종종 보이곤 했다. 정말 처음 보는 무기였기 때문에 이름도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런 무기들을 가진 존재들을 뚫고 이렇게 살아남았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 이 존재의 능력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무기든 전부 마스터한 존재란 말인가….
그러다 문득 예전의 이 몸에 남아있는 기억이 몇몇 되살아났다. 이 녀석은 일종의 「어쌔신」 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는데, 엄청난 강도의 훈련을 마친 자들만이 이 칭호…라고 해야 될까? 이걸 얻을 수 있다는 기억이었다. 아마 나였다면 지금 여기에서 이 녀석과 같이 걸어다니지도 못했을 거야. 그렇게 힘든 훈련을 내가 어떻게 이겨내…. 아, 아니… 지금은 이렇게 추억에 잠겨있을 때가 아닌데.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이 녀석이 내 목을 그을 게 뻔하니까.
이 몸도 예전에는 어쌔신이었다곤 하는데, 아마 나도 충분히 강했을 텐데 왜 이 존재에게 죽음을 당했을까…. 역시 방심해서일까. 일단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뒤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어느 넓은 평지에 도착했다. 음, 여기엔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하려는 걸까. 글쎄… 아직까진 계속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저 존재는 어디선가 무언가를 가져와서는 자신의 몸에 착용하는 것이었다. 아, 저 모습은… 이 예전의 나 자신의 몸에 남아있던, 그 붉은 달이 떠있던 그 날의 모습이었다. 그렇구나. 여기가 그 결전의 장소인건가. 마침 하늘을 쳐다보니 그 날을 보는 듯 붉은 보름달이 하늘에 떠 있었다. 왠지 붉은 달빛을 보고 있으니 힘이 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몸은 붉은 달을 좋아하는걸까…!
"어디, 한 번 그대의 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소이다."
"내가 이번에도 또 당할 줄 아냐. 이번엔 내가 너를 없앨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신감은 여전하오이다만, 과연 그 말을 정말로 이루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오이다."
"그건, 직접 붙어봐야 알겠지."
숨겨두었던 무기를 꺼내며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녀석도 몸의 뒤에 달려있던 검을 꺼내며 나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런 행동도 없이 갑자기 시작된 대결이었기에 어떻게 해야될 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예전의 나 자신의 기억이 잠들어 있는 몸이 그런 생각따위 할 필요 없다는 듯 알아서 반응해주고 있었다. 그럼, 나는 이 몸에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맡기기만 하면 되겠네.
그렇게… 우리들의 대결은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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