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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

[아이기스 w. 픽카 / 이클립스] 191027

 

 

 


 

 

"그나마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하지."

"오, 가르쳐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런 거 가르쳐주는 게 뭐 비밀인 것도 아니긴 하니까."

 

 

살짝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정말 그렇게나 만나고 싶은거냐? 정말 그 호기심은 대단하네.' 라고 덧붙이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바라보는 것도 참 재미있긴 하겠다.' 라며 또 추가로 덧붙이시곤, 본론으로 넘어가서 장소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쿠아리움. 근처에 있어."

"아쿠아리움- 말씀이십니까."

"여기까지 오면서 한 번쯤 본 적은 있겠지."

"그렇습니다. 어느 장소인지는 압니다만... 상당히 의외의 장소네요."

"글쎄, 아마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걸."

"호오, 그런가요."

 

 

만나기 쉬운 장소를 가르쳐주신 이클립스님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꾸벅 숙여 감사의 의미를 표했습니다.

그러자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닌데, 뭐.' 라며 또 한 번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어깨를 으쓱거리는 이클립스님.

 

 

"그러면, 좋은 시간 보내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서로 좋은 이야기 나눠보라고."

 


 

이클립스님을 만나러 오는 길에 자주 보였던 아쿠아리움. 겉으로만 보았을 뿐 이 안으로 들어오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바다라는 것에 대해 호기심만 잔뜩 있었을 뿐, 실제로 바다를 찾아간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그저 단순하게 생각하면 메카닉이니까, 조금의 물이라도 묻으면 고장이 날 수 있어서 그런 걸까요? 그런 것치곤 딱히 물에 대한 걱정을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을 뒤로한 채, 그 분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물론- 아쿠아리움이니 여러가지 다양한 물고기와 같은 생물들을 구경하면서 말이지요. 언젠가는 바다에서 저런 생물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그 분도 메카닉이야. 정확히는 안드로이드이긴 하지만, 어쨌든 메카닉이지."

"역시 메카닉은 서로 연결되는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군요."

"...그런가. 어쨌든 찾기 쉬울거야. 메카닉은 메카닉끼리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는 너라면 쉽게 찾겠지."

"아하하... 그렇습니까?"

"너처럼 푸른 빛이긴 한데, 검정과 파랑의 조화를 이루는 안드로이드를 찾아."

"알겠습니다. 기억하도록 하지요."


 

 

푸른 빛을 띄는 분이라, 왠지 아쿠아리움과 잘 어울리는 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푸른 바다를 좋아하기에 푸른 빛이 가득한 아쿠아리움에서 시간을 보내는...

망상이 심한가요? 하하.

 

 

바다 속에서도 똑같이 지내고 있을 생명체들을 구경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저멀리 이클립스님이 말한 외형의 메카닉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얼굴 부분의 뒤에 푸른 후광이 비치고 있는 듯한, 그래서 더욱 눈에 띄는 메카닉.

그리고 생명체 분들이 말하는 '해군' 느낌을 주는 옷을 입고 계시는 메카닉.

 

 

"저기, 실례합니다."

 

 

제가 먼저 그 분에게 말을 걸자, 그 분도 조금씩 고개를 돌리며 저를 바라보곤 살짝 고개를 들어 저를 유심히 바라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클립스씨같은 메카닉이군요. 반갑습니다."

"역시 이클립스님을 알고 계시는 분이시군요."

"오, 당신도 이클립스씨를 알고 계시는 겁니까?"

"그 분을 통해서 그대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첫인상은 좋게 보인 듯해서 저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동시에 저도 이 분에 대해 꽤나 호기심을 가진 걸 뿌듯하게 여기게 되었기도 하고 말이죠.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푸른 방패의 아이기스, 간단하게 아이기스라고 합니다."

"아이기스씨군요. 저는 픽카입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픽카님."

 

 

픽카님.

이클립스님과 더불어 기억해 두고 싶은 이름입니다.

 

 

"갑자기 조금 이상해질 수도 있습니다. 구식 안드로이드라서 어쩔 수 없으니까요."

"흠, 전혀 구식처럼 보이지 않는 늠름하고 듬직한 모습인걸요. 하하."

 

 

그러고보니 픽카님의 '구식' 이라는 말을 들으며 이클립스님이 추가로 말씀하셨던 게 잠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마 '구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긴 한데, 그래서 가끔은 조금 기계적인 딱딱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

"기계이니까 상관없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지. 그냥 알아두라는 의미에서."

"가끔은 유기체 분들처럼 표현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그런 거 아니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실 그렇게 말하는 아이기스씨가 더 듬직하지 않나요?"

"꼭 덩치가 듬직함을 대표하나요.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듬직함을 표현할 수 있지요."

"생각보다 아이기스씨는 꽤 다양한 표현을 할 줄 아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만나온 유기체, 무기체분들을 통해 저도 나름대로 표현이 쌓인 것이지요. 이런 것도 다 경험이 될 테니."

"좋은 경험들을 계속해서 기억하며 쌓아가시는 걸 추천해드리는 바입니다. 언젠가 다 좋은 곳에 쓰일테니."

"그럴 예정입니다.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어딘가에는 다 쓰일 곳이 있을 테니까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와 마음이 꽤 잘 맞는 것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클립스님도 저를 보면서 '너 보면서 비슷한 생각이 들긴 했으니까.' 라고 말하셨으니, 어쩌면 당연하리라는 예상도 했겠지만 이 정도일 줄은 누가 알았을까요.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좀 더 편한 곳에서 아쿠아리움의 풍경과 생물들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시겠습니까?"

"언제든 좋습니다. 아이기스씨의 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언제든 물어보시지요."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 곳을 찾아볼까요."

 

 

좀 더 주변을 둘러보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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