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네가 만난 적은 없겠네."
"음? 다른 분이라도 존재하시는 건가요?"
"나름대로 존경하는 존재라고 해야될지."
유일하게 그 분 앞에서는 이클립스님도 나름의 예의를 갖춘다고 이클립스님 본인이 직접 그렇게 이야기하시더군요.
천하의 이클립스님을 그렇게 만들 정도면... 생각보다 엄청난 분이겠다는 것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유기체 녀석들 표현을 빌리면, '선배'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
"이클립스님의 선배님이라, 꽤 흥미가 생기네요."
"왠지 너랑 좀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
"네? 저랑 비슷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클립스님은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골똘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아마 어떤 점이 비슷한지 좀 더 깊게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이후의 말들이 저와 비슷한 점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니.
"너는 너 자신보다 다른 녀석들을 먼저 챙겨주고 신경쓰지."
"그런가요? 뭐, 다른 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그렇게 보였다는 뜻이겠네요."
"그래. 나 말고 다른 녀석들도 그렇게 말할걸."
"딱히 나쁜 건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요? 하하."
"뭐, 나쁜 건 아니지. 그냥 좀 본인도 신경쓰고 그러면 참 좋을텐데."
나름대로 저것이 이클립스님만의 특별한 조언이라는 건 이미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단지 남들이 듣기엔 조금 까칠하게 들릴 수도 있어서 그럴 뿐이지요.
저는 물론 그런 까칠함도 이미 이클립스님의 친절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여러 유기체 분들을 만나며 깨닫기도 했고, 동시에 여러 무기체 분들도 지금까지 만나온 분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렇게 남들 먼저 신경쓰는 게 비슷해서, 너를 보고 있으면 가끔씩 그 분이 떠오르더라."
"그 분도 참 좋은 분이실 것 같습니다. 남들을 먼저 신경쓰신다니..."
"좋은 걸 넘어서서 총알받이 수준 아닌가 싶을 정도지. 너는 방패라도 있지만, 그 분은 방패도 없는데."
"그 정도라면... 조금은 걱정될 정도 아닙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게 본인의 목적이라고 하는데 내가 방해할 수 있나."
자신보다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적인 분이 있다고 하니 꽤나 호기심이 많이 생기긴 합니다만, 동시에 걱정도 많이 드네요.
이클립스님의 말처럼 저는 방패라도 있으니 그렇게 남들을 보호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은 것이지만, 그 분에게는 그런 게 아니니까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래도, 자신의 몸을 지킬 자신감이라던지- 그런 게 있으니까 그렇게 남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거겠죠?
"기회가 된다면, 제가 그 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음, 글쎄. 네 자유로움을 보면 정말 언젠가 한 번 쯤은 내 도움 없이도 만날 것 같은데."
"앗, 그 정도인가요."
"어차피 그 분도 이 주변에 있을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생각해보니 그렇겠네요."
이클립스님의 선배님이시니까, 분명 이 영역 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도 받고, 그렇게 이클립스님이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이겠지요.
"그래도 정 기회가 안 만들어질 땐, 이클립스님의 도움을 조금 받고 싶습니다."
"뭐, 그건 그 때 생각해보고."
"하하... 역시, 이클립스님이 쉽게 허락해주시진 않겠죠."
"그런 거 아니라고."
"압니다, 그냥 좀 다르게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여간."
그 분은 과연 어떤 분이실까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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