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러-1]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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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그렇죠? 제가 그만큼 연락을 많이 했어야 되는건데, 어쩌다보니 바쁜 일에 묻혀지내다 이렇게 간간히 시간이 날 때에만 연락을 하게 되네요. 그래도 사랑하는 그대라면, 조금은 이해해줄 수 있겠지요? 저는 언제나 그대를 믿고 있는데, 그대도 분명 저를 항상 믿고 있을 거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있습니다.

 

 

최근 영웅의 지점이 열렸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바쁜 탓에 미처 그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그대는 충분히 저희들과 같은 영웅들을 기념하는 행사를 즐기셨겠지요? 그래도 기념하는 행사의 기념품들은 행사가 끝나기 전에 몇개 챙겨두었답니다. 마이크로 미니라는 이름의 참새도 구비했고, 그대 앞에서 보여드릴 춤도 조금 배웠답니다. 아직은 많이 부끄럽더라도, 언제 한 번 그대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 춤들을 추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긴 하네요.

 

 

 

바쁜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는 같은 수호자를 돕기 위해 바쁜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꿈의 도시에서 벌어진 레이드를 한 번도 수행하지 못했던 수호자들이 있었기에, 그 수호자분들을 안내해드리는 역할을 맡기도 했었으니까요. 리븐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저도 오랜만이었지만, 그럼에도 마치 어제도 뛰었던 것처럼 기억이 생생하던 건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더군요. 그러고보니 그대와도 리븐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 또 한 번 만나러 가야지요? 길은 험난하지만, 그 길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꽤나 재미있으니까요. 원래 항상 순탄치만은 않은 것이 미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리븐을 만나러 가기 전에, 시빅스의 금고에서 자꾸 원하는 무기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한 번만 다녀오자고 하던 수호자가 있었기에 잠시 다녀왔었는데, 마치 리븐이 그 수호자의 바램을 들어준 것인지 한 번만에 원하는 무기가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원했었고, 그 이후로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제가 다 뿌듯해지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리븐의 소원이라는 게 항상 어딘가 뒤틀리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기에 리븐을 만나고 심장을 반납한 이후에는 바로 무기가 나오진 않았었지만요.

 

 

 

다른 수호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겁지만, 다른 수호자를 직접 나서서 돕는 것도 참 즐겁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느낌이라면, 직접 나서서 돕는 것은 서로에게 새로운 경험을 쌓는 느낌이거든요. 물론 그만큼 조금 힘들고 복잡한 일이 생길수도 있기는 하지만, 원래 그런 것들이 다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지요. 그대에게도 그런 험난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제가 없었을 때의 그대의 험난했던 이야기를 조금은 들어보고 싶네요.

 

 

 

사실 예전부터 꽤 궁금했습니다. 저는 워록이기에, 헌터나 타이탄 분들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어떤 변화가 자신에게 생겼는지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모르는 게 아직 많거든요. 게다가 헌터나 타이탄 분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도 조금은 없었다보니, 혼자서 독학하듯 연구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답니다. 연구라는 것은 무조건 확실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에게서 경험담을 듣는 게 효과가 더 크거든요.

 

 

그래서, 그대가 어떤 일들을 겪으며 지금까지 성장해왔는지... 꽤 궁금합니다. 타이탄은 저희와 같은 수호자에게도 그렇고, 민간인 분들에게도 그렇고 꽤나 듬직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영역이잖아요? 그런 듬직함을 얻어왔던 과정이나 일들에 대해서 꽤나 많은 것을 알아두고, 그리고 조금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과정이나 일들을 토대로 저도 강인한 타이탄의 마음을 가진 워록이 되어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면 닮아간다고 하잖아요? 하하.

 

 

 

다음에도 이렇게 즐거운 기억들을 가득 담아서 그대에게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대가 언제나 행복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