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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어드벤처러-1] 200729

 


 

오랜만에 그대에게 간단한 소식을 남겨봅니다.

 

여러모로 바쁜 날들이 많아서 그대를 찾아가는 것도 힘들 줄이야... 그대가 저를 잊는 건 아닌가 조금은 걱정됩니다. 만약 그대가 저를 잊어버린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제 행동을 보면 그저 받아들여도 정말 무방한 수준이긴 하겠지만요. 그래도 종종 기억해주시는 것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에도 그럭저럭 많은 것들을 깨닫고 기록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동안 종종 알고 지내던 수호자의 도움을 받아서 레이드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요. 특히 시빅스의 금고를 찾아가야 된다면서, 꼭 얻고 싶은 무기가 있다고 불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시빅스가 다른 곳에 무기를 숨겼는지 결국 찾아내진 못했지만요, 하하...)

 

여러 행성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최근 EDZ에서는 빗줄기가 꽤 거세게 내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빗줄기 자체는 타이탄의 비같은 무언가에 익숙해져서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만약 다른 수호자분들이 이 곳에 오랫동안 활동해야 될 때에는 불편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내리더군요. 그대가 활동하고 있는 행성의 날씨는 어떤가요? 그 쪽은 무난한 날씨였으면 좋겠군요.

그렇게 다른 행성에서 활동을 하다가 늦은 시간에 탑으로 돌아오면, 다른 민간인분들은 편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탑에서도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이 되어 해가 뜨기 시작하면 민간인분들도 조금씩 기상하곤 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했지요. 만약 EDZ에 도시가 아직도 많이 건재하였다면, 분명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겠지요?

 

새벽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건물들의 모습을 내심 상상해보곤 합니다. 물론 탑에서도 새벽 내내 불이 켜져있는 일부 공간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런 모습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겠지요. 이제 활동을 시작하는 민간인이나 수호자의 모습은 분명 늘 보는 일상같으면서도 묘하게 항상 색다르게 느껴지곤 하거든요. 마실거리를 들고 다니며 주변의 풍경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행성들은 그렇게 하기엔 조금 무리일려나요, 하하.

 

이런 잡담과는 별개로, 그대와 오랫동안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네요. 사실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곤 자신있게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그대를 위해 이 한 몸 언제든 바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한 사실이니까요. 그대도 그동안 저를 못 본 사이에 꽤나 많은 것들을 가득 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그런 것들을 전부 풀어야 될 시간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은 오랫동안 참고 있으면 병들지도 모른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저도 꽤나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쌓여가고 있었으니, 이 그리움을 해결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다른 것들은 몰라도 그리움이라는 건 계속해서 쌓아봤자 좋을 게 없다는 건 여전히 잘 알고있는 몸이기에, 얼른 시간을 내서 그대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그 때까지, 아주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대를 놓치고 싶지 않은, 이 워록이 재빠르게 찾아가겠습니다.

 

 

그럼, 다음 태양이 뜰 때가 되었으니 저는 다시 몸을 움직여 보겠습니다.

비록 빗줄기가 내린다고 해도, 항상 구름 뒤에는 태양이 있을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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