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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던트 w. 베드로] 200915 -해시태그썰-

 


 

"바이든."

"그래. 듣고 있다네."

"궁금한 게 있어요."

 

 

베드로와 하나뿐인 벗우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꽤나 많았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서로가 서로에게 호기심이 많은 건 여전하지만, 서로 친구가 되었을 때의 그 상황에서는 더욱 기쁜 마음에 다양한 질문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었다. 특히 내가 베드로에게 했던 질문이 많았던 것처럼, 그 반대의 시간이 된 듯 지금은 베드로가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건네고 있었다.

 

 

"바이든은, 어둠이 무섭나요?"

"...흠?"

 

 

바이던트는 베드로의 질문에 꽤 의외의 질문이라는 것마냥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편으론 꽤 곰곰히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질문이었고, 그렇기에 대답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곤 대답이 떠오른 듯 다시 베드로를 바라보았다.

 

 

"글쎄... 무섭다기보단, 항상 경계하던 요소이긴 했었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은 용병이었으니까."

"아무래도 낮보단 밤이 더 불안한 요소가 많은 건 사실이지 않겠나."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다시 바이던트를 바라보며 꽤나 진지하게 말을 꺼내는 베드로.

 

 

"...지금은요?"

"음...?"

"지금 이 곳에서 맞이하는 어둠은... 어떤 느낌인가요?"

"이 곳에서 느끼는 어둠이라..."

 

 

처음에 들었던 질문과는 다르게, 바이던트는 꽤나 빠르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마치 지금까지 이 곳에서 지내왔던 것을 다른 존재에게 경험담처럼 늘여놓듯이.

 

 

"용병 시절의 어둠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지."

"다행이네요."

"그리고 용병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은, 이 어둠 속에서도 항상 함께 있어줄 그대가 있으니."

"...헤헤."

 

 

살짝 부끄러워하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며 바이던트는 그런 모습이 흐뭇한 듯 살짝 어깨를 으쓱거렸다.

 

언제나 바이던트는 베드로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좋은 건 서로 공유하며 나누어야 된다면서, 항상 베드로가 좋아할만한 간식이나 물건같은 것이 보이면 조심스럽게 챙겨와선 베드로에게 건네주곤 했는데, 그런 것들을 건네받으며 행복해할 베드로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해 줄 때마다 항상 바이던트는 '친구로서 당연히 해 주어야 되는 일 아니겠는가?' 라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듯 웃곤 했었다.

 

 

"어둠 속에서 길게 뻗어있는 그림자를 무서워하지 마세요. 바이든, 당신을 위한 빛이 어딘가에서 비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하하, 그거 굉장히 좋은 말이구나."

 

 

베드로는 살짝 싱긋 웃어보이다가 곧 무표정에 가까우면서도 조금은 냉정하게 그 뒤에 이어질 말을 마저 꺼냈다.

 

 

"...그렇지만, 역시 제가 그 빛은 아니겠지만요."

"그렇겠지. 혼자서 빛과 어둠을 전부 담당할 수는 없을테니."

 

 

종종 베드로의 말에 반대의 의견같은 것을 내놓던 바이던트도 이번에는 공감하듯 베드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편으론 바이던트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곧 베드로를 바라보곤 간단한 웃음소리와 함께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대가 나의 영원한 하나뿐인 그림자라는 건 변치 않겠지."

"..."

 

 

베드로는 그런 바이던트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요. 당신이 하나뿐인 나의 벗우라는 건 영원히 변치 않겠죠."

"그대가 빛이 될 수 없어도 괜찮다네. 그저 나의 그림자로서, 영원히 곁에 있어주게나."

 

 

과거부터 그렇게 많은 욕심을 바라지 않았던 메카닉은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도 큰 욕심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의 메카닉이 가지고 있는 욕심이라면, 자신의 하나뿐인 벗우이자 하나뿐인 그림자가 영원히 함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하나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