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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 / 바이던트 w. 베드로] 200903 -청춘-

 


 

평화를 즐기는 여행자들을 위한 장소에 세워진 어느 고등학교. 모두에게 열려있는 장소에 있는 고등학교라서 그런지, 다양한 장소에서 모여든 존재들이 한 곳에 모여 공부를 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다양한 존재가 모여있는 만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곤 했지만 그런 것들도 한 때의 즐거운 추억이라며 넘기는 특별한 곳.

 

물론, 다양한 일을 벌이는 존재가 있다면 조용히 공부만 하며 좋은 곳을 노리는 존재들도 있는 법. 주변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든 그러려니하며 공부를 하는 존재들이 오히려 주변에서는 더 이상하고 특별하게 보이는 법이기도 했다. 이번에 살짝 관찰하게 될 존재도, 아마 그런 존재이리라.

 

 

바이던트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가 있다. 이런저런 사고를 겪은 탓에 조금 흉터나 상처같은 것이 많았던지라 중학생 시절까지는 이런저런 따돌림을 많이 받았던 모양이지만, 다양한 존재들이 모여있는 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이후로는 오히려 이런 모습이 특이하고 멋있다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바이던트도 그런 관심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그런 관심 덕분에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열심히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바이던트를 위로해주던 존재들 중 조금은 바이던트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존재도 있었다. 자신보다 한 학년 아래에 있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였다. 바이던트가 2학년일 때, 1학년의 입학식을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그 존재들 중에서 유독 바이던트에게 꽤나 흥미를 가지던 존재가 베드로였기 때문이었다. 둘은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곤 선배와 후배 사이로 즐겁게 지내기 시작했고, 그렇게 1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을 보며 주변에서는 조금은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선배,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요...!"

"그래. 베드로 그대도 좋은 하루 되게나."

"3학년이라 힘들진 않아요? 많이 바쁘시고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좋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나중에 같이 간식이라도 먹어요! 맛있는 거 많이 준비해둘게요."

"하하, 알겠네. 그대가 챙겨주는 건 언제나 맛있었지."

 

 

가끔 주변에서는 '베드로는 바이던트를 선배라고 편하게 부르는데, 바이던트는 베드로를 보며 마치 예의를 챙기듯 부르는 게 신기하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없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바이던트가 남들을 부담없이 부르기 시작한 것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이해가 된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는 '베드로가 딱히 불편하게 느끼지도 않는데 우리가 그런 걸 신경써서 뭐하냐?' 라는 반응도 종종 있었으니, 별로 문제되진 않는 듯하다.

 

 

서로 사이가 좋다보니, 가끔은 베드로가 바이던트에게 가서는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곤 상담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바이던트도 흔쾌히 응해주며 베드로의 고민을 들어주며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고민이라는 것의 특성상 완전한 해결은 되지 않을때도 종종 있었지만, 그저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베드로는 큰 기쁨을 느끼는 듯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도 고민을 털어놓고 싶었는지 베드로는 바이던트를 찾아갔는데, 어떤 선물들을 잔뜩 들고는 바이던트를 찾아오는 모습을 보였고, 바이던트는 그런 모습을 보며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그건 무엇인가?"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이런 선물이 놓여져 있더라구요... 누가 준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렇군. 그렇지만 누군가가 그대를 신경쓰고 있다는 뜻일테니, 혹시라도 좋은 마음으로 받아두는 게 좋지 않겠나?"

"역시 그렇겠죠...? 확실히 누군가가 저를 신경써주고 있다는 뜻이겠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럽긴 하겠지. 그렇지만 그대를 나쁘게 생각하고 그런 선물을 놓아둔 건 아닐테니, 너무 걱정 말게나."

"선배가 그렇게 말해주니 조금은 걱정이 덜해지네요...!"

 

 

그 당시에는 그렇게 훈훈하게 넘겼지만, 조금 시간이 흘렀을 때 주변에서는 베드로에게 살짝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곤 했다. 예를 들자면, 그 선물들이 사실은 바이던트가 몰래 챙겨준 것이라던지... 그런 얘기들이었다. 그럴 때마다 베드로는 크게 놀라는 듯한 모습이면서도, 한편으론 들키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경우도 없진 않았던 모습이었다.

 

어떨 땐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며 바이던트에게 다가가선 궁금한 것이 있는 것마냥 물어본 적도 있었다.

 

 

"선배!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잠깐 시간 괜찮으신가요?"

"음? 그래. 무엇이 궁금해서 그러는건가?"

"혹시 선배는, 선물같은 거 받아본 적 있어요...?"

 

 

바이던트는 그 말을 듣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한번도 받아본 적 없었다네."

"앗, 정말요...? 선배라면 분명 한명쯤은 있을 것 같았는데..."

"하하, 그저 주변에서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느끼고 있다네."

"그렇지만... 음, 일단은 알겠어요."

"그대의 궁금한 것을 내가 해결해주어서 기쁘구나."

 

 

시간이 더 지나고, 바이던트의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베드로는 저번처럼 무언가를 잔뜩 챙겨들곤 바이던트를 찾아왔다. 바이던트를 마주한 베드로는 미소를 지으며 바이던트의 앞에 가져왔던 선물을 놓아두는 모습을 보였고, 바이던트는 그런 모습을 보며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것들은... 전부 무엇인가?"

"선배, 지금까지 선물 한번도 받아본 적 없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배를 위한 선물을 챙겨왔어요."

"...으음...?"

 

 

살짝 당황한 듯 굳어버린 바이던트였지만, 곧 베드로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그때 내가 했던 말을, 아직도 신경쓰고 있었을 줄이야."

"선배를 위한 건데, 당연히 기억해야죠!"

"정말 고맙구나. 나는 이걸 어떻게 보답해야 될 지..."

"지금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해 준 것만으로도 기쁜걸요. 그리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연락할 수 있으니, 그게 곧 선배가 저에게 주는 선물 아닐까요?"

"아하하, 그런가?"

 

 

싱긋 웃는 바이던트를 보며, 베드로는 무언가 굳게 다짐한 듯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바이던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표정에서 바이던트는 무언가 베드로에게서 어떤 의지같은 것을 이미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배."

"...그래."

"저도 선배처럼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곳에 갈 수 있겠죠?"

"좋은 곳이라... 예를 들자면?"

"..."

 

 

베드로는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바이던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선배가 다니는 곳, 이라던지..."

"...후후, 그대는 늘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도 좋으니, 분명 가능할걸세."

"정말이죠...!?"

"내가 언제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

 

 

그런 희망차보이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며 바이던트는 베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선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대에게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선배도, 잠시 헤어지더라도 꼭 열심히 공부하세요! 알겠죠...?"

"그럼. 물론이라네."

 

 

그들에겐 잠시 떨어지는 것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진 않는, 그런 좋은 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