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분위기는 마음에 드십니까-? 제가 강제로 끌고 오긴 했지만 말이죠-"
"...나쁘지 않군."
"크크, 다행이지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저 없는 사이에 다른 곳에 가셨던데, 거기서 시간을 꽤나 오래 보내신 모양입니다-?"
"나름 흥미로운 존재를 만나서."
"헤에- 그래서 나쁘지 않다고 했던 거군요! 아무튼 잘 된 일이지 말입니다?"
그들이 각자 서로 잘 어울리는 존재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서로 만나게 된 이후에야 깨닫게 된 모습이었다. 그만큼 각자 잘 어울리는 존재를 만났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 곳에서 좀 오랫동안 지내야 될 것 같죠?"
"뭐, 가끔은 자리를 비워도 상관없겠지."
"크크- 그럼요. 그분들도 바쁜 몸이실테니 항상 만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래. ...내가 만난 녀석은 경호원이라고 하더군.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라던가."
"헤에- 그쪽이랑 잘 어울리는 분을 만나셨군요? 저는 저처럼 일하는 게 귀찮은 분을 만났는데-"
"...그래도 일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할 존재겠지."
"그건 그럴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더 마음이 잘 맞는달까요-"
그들은 어느새 편안하게 바닥에 자리잡으며 각자 만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더 세부적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요즘 메카닉의 대세도 유기체들처럼 좋은 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다들 몸이 좋지 말입니다-"
"내가 만난 존재도, 몸이 좋더군. 탄탄하게 잡힌 근육이라던지..."
"헤에- 은근히 근육에 많이 신경쓰시는 모습이던데, 역시나 그쪽도 그런 취향일려나요-?"
"...가장 먼저 보이는 게 그 부분이지 않겠나."
"크크, 농담입니다, 농담- 그나저나 그쪽의 성격에 잘 맞는다면 그쪽이 만난 친구분도 성격이 꽤 딱딱할텐데, 그럼에도 어떻게 근육을 보긴 하셨군요?"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어쩌다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래도 흔쾌히 구경하게 해 주더군."
"뭔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선 흔쾌히 허락해주는 모양입니다? 그럼 좋은거죠-"
녹터너스는 좀 더 곰곰히 생각해보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야기했던 것이 별로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이야기할 것이 너무 많아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런 점도 녹터너스에게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호원이라길래, 나도 해보고 싶다고 말을 했었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더군."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리 그쪽처럼 전쟁의 용병으로 활동했다고 한들, 경호하는 것과는 느낌이 훨씬 다를 테니까요-"
"...그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허- 경호원의 안목을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그런가."
"경호원은 신체적으로 누군가를 보호하는 것 이외에 정신적으로 누군가를 보호하는 일도 꽤 필요한 일이거든요- 아무래도 그 정신적인 보호를 위해 배려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흠..."
그렇게 녹터너스의 이야기를 들은 네르-노르는 큭큭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늘여놓는다.
"제가 만난 친구분은, 몸이 너-무 좋아서 잠깐 옷을 벗었는데 주변에 다른 존재들이 몰려와서 참 고생했지 말입니다-"
"...그 정도인가. 부담스러워하진 않았나?"
"에이, 설마 이런 걸로 부담가질 분이었겠습니까?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으쓱거리면서 계속해서 근육들을 자랑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래서?"
"저도 옆에서 같이 근육을 자랑했죠! 그랬더니 완전 패션쇼같은 기분이라서 좋았지 말입니다!"
"..."
"상상만으로도 너무 재미있어서 말도 안 나오는 상황인거죠? 저도 다 압니다-"
네르-노르는 항상 녹터너스의 생각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곤 했지만, 사실은 네르-노르도 녹터너스가 어떤 기분인지 다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녹터너스도 네르-노르이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 라고 조용히 생각하고 있을 일이고. 그렇기에 서로가 다른 의견에 부딪치지 않고 잘 타협할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아무튼- 이 곳에서 만난 그 분과 친하게 잘 지내보길 바라겠습니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하핫, 아무래도 당신이 좀 의심스럽거나 아니면 경호원의 본능이거나 그런 걸로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그래, 뭐- 어쩔 수 없는 직업정신이겠지."
"말동무는 되어주는 걸 보면 그렇게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닐 테고 말이죠-"
"...그렇겠지. 네 녀석도 그 녀석과 잘 지내길 바라지."
"저는 지금도 참 잘 지내고 있지만-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구요!"
"네 녀석다운 모습이군."
그렇게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하루가 지나간 둘의 모습이다.
'메카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기스 / 헥토르 / 이클립스] 220318 (0) | 2022.03.18 |
---|---|
[헥토르] 220316 (0) | 2022.03.16 |
[아이기스] 220101 (0) | 2022.01.01 |
[아이기스] 220101 (0) | 2022.01.01 |
[녹터너스] 220101 (0) | 2021.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