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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어드벤처러-1] 220314

 

 

 


 

 

느긋하게 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문득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곤 합니다. 아무래도 탐험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으니 그런 탐험을 하던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들도 있기 마련이었죠. 그 중에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미래를 예견한 것 같은 일도 몇 번 있긴 했었습니다.

미래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흘러간다고 하지만, 가끔은 누군가가 제 미래를 정해준 것마냥 흘러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제 옛날 이야기나 잠깐 꺼내볼까요?

 

 


 

 

탐험이라고 하면 보통 험난한 곳들을 생각하기 마련이죠. 사실 저도 그렇게 험난한 곳들 위주로 탐험을 하긴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요. 그러다가도 조금은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잠깐 탐험은 접어두고 근처에 있는 마을이나 도시같은 곳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합니다. 운이 좋게도 그 당시 멀지 않은 곳에 꽤나 큰 도시가 있어서 그 곳에서 며칠 쉬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꽤나 큰 도시라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다른 분들이 보기엔 '꽤나' 수준이 아니었을지도 모를 듯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존재들도 보이지만 누가봐도 관광객인 것 같은 분들도 종종 보였으니까요. 관광객이 있다는 건 그만큼 어느정도 다른 곳에서도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가 자자한 곳이라는 뜻이니까요. 그러니 그 때만큼은, 저도 '탐험가'가 아닌 '관광객'의 마음가짐으로 그 도시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가만히 이 도시의 경치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이런 도시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호기심 삼아 운세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뭐- 이런 운세같은 건 그저 재미로 즐기고 듣는 것이라고 당시엔 그렇게 생각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없진 않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운세가 지금까지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곤 그 당시의 저도, 그리고 지금의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겠지만요.

 

 

주변에 보이는 곳들도 좋지만, 그래도 뭔가 유명한 곳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인지 이 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거의 줄지어 서 있는 어떤 점집을 들렀습니다. (물론 새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커플이나 단체로 온 존재들이 꽤 많이 보였지만, 저처럼 혼자서 이 곳에 방문한 경우도 없진 않았죠. 사실 처음 받아보는 운세라서 그런지, 마음 한 구석에서는 조금 기대되는 마음도 꽤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에도 나름 기대감이 없진 않았던, 당시에도 좋은 시절이었죠.

이런저런 운세를 볼 수 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들어보고 싶었던 운세는 웬만하면 다 들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재물, 연애, 미래... 그런 것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제 이야기를 들은, 운세를 봐주는 존재는 저를 보며 이런저런 질문이나 행동을 요구했고, 저는 그런 것들에 자연스럽게 응해주었습니다.

그 때 들었던 대답들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재물에 대해서는 '현재에 만족하고 있으며 현재의 삶에 큰 욕심이 없으니, 미래에도 엄청 풍족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삶에서는 풍족하다고 만족하며 지낼 것이다.'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확실히 당시에도 탐욕에 대한 건 별 생각이 없기도 했고, 지금도 그렇게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큰 욕심이 없습니다.

그저 저에게 필요한 건... 대니면 충분하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하핫.

 

 

미래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에게 생길 일들을 대비하고 지내는 것이 좋다.'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뭐, 제가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반으로 해서 누구나 저에게 해 줄 법한 그런 얘기를 꺼낸 것이나 다름없겠지만, 언제나 그런 예상치 못한 일에 대비하라고 조언해주는 걸 듣는 느낌으로 새겨들으니 꽤나 나쁘지 않은 답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으로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당시에 들은 대답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누군가를 돕겠지만, 그런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이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사실 당시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고 싶었지만, 원래 운세라는 건 다 그런 것이려니- 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겠다는 뉘앙스를 펼쳤던 게 기억이 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겠죠. 제가 누군가를 도와준 적이 많았던 건 사실이고, 그런 과정에서 크게 사랑이라는 걸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도 사실이니까요. 단순히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했을 뿐인데, 거기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라는 것은 당시의 저에겐 확실히 이해할 수 없는 일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뭐, 만약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과거의 저에게 돌아가서 '그렇게 생각하던 것이 분명 언젠가 깨지게 될 것이다.' 라고 조용히 지나가듯 이야기하며 돌아오고 싶네요. 하하.

 

 

어쩌면 운세 자체를 믿었다기보단, 대니가 제 정해져 있던 미래를 뒤바꿔놓은 것에 가깝긴 하겠죠. 미래라는 건 언제나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라는 것에 걸맞게 제 미래에 갑자기 예상치 못한, 매우 듬직하고 사랑스러운 타이탄이 나타난 것이죠. 그리고 그 타이탄은 지금도 제 곁에서 영원한 사랑을 나누고 있고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여전히 대니를 볼 때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늘 받곤 합니다. 몸이 뜨거워지는 건, 바라보는 것도 영향이 있지만 대니와 함께 나누는 몸의 대화에도 큰 영향이 있긴 하지만요. 그렇게 뜨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여전히 서로가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서 저는 더 반갑기만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엔 대니와 함께 운세를 보러 가보고 싶네요. 과연 그 때에는,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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