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Hektor)
"아직 못 본 세상을 향해, 더 나아가 봅시다!" 이름 헥터 (Hektor) 성별 남 성격 및 특징 적당한 존댓말 "잘 부탁드려요, 헥터라고 해요!" "헥터라고 합니다!" 활기찬, 이해심이 많은, 호기심이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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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관련된 신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그런 어려운 일을 가끔은 한 번쯤 성공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랍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 눈앞에 있는 저를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그런 신을 마주하려면, 그만큼 많이 죽어야 될 텐데...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모험을 하다가 실수든 고의든 체력이 다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기억이 잠시 끊어지는 걸 보면 아마 그 때가 제가 잠깐 죽음의 문턱에 다녀올 때가 아닌가 싶네요. 결국 다시 눈을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 늘 익숙한 장소에서 몸을 일으키곤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무한한 삶을 즐길 수 있으니 좋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음- 깊게 생각하기엔 좀 귀찮네요!
아무튼! 그 신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풀어볼까요? 그리고 제가 그 신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도- 조금씩 차근차근 말이죠.
그 날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 평온하고 난폭한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어요. 평온한데 난폭한 세계라고 하니 조금 모순적인 표현이 아닌가 싶을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표현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죠. 적당히 난폭한 걸 없애두면 평온한 세계에서 휴식을 즐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세계 속에서 다른 존재들이 남긴 흔적같은 건 무엇이 있을지, 그런 호기심이 끊임없이 생기곤 해서 그 난폭한 것들을 하나둘 해치우며 새로운 곳을 향해 늘 발걸음을 옮긴답니다. 중간중간 다리가 아플 때도 있고, 무기를 너무 오랫동안 잡아서 팔이 아플 때도 있지만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몸에 활력이 넘쳐서 다시 신나게 움직이게 되죠.
물론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난폭한 것들 중에서도 정말 심하게 난폭한 것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라서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맞서싸우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우회해서 새로운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거나 하는 일도 많아요. 저도 어느정도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어느 정도가 나에게 심하게 난폭한 것일까?" 라는 게 기억 속에 남아있어서 대충 누구는 피하고, 누구는 맞서싸우고- 이런 식으로 일종의 리스트가 짜여져 있답니다.
가끔은 그런 리스트에 적혀있으면서도 예외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는데, 피해야 되는 존재이지만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오늘은 한 번 맞서싸우고 싶다던지- 반대로 늘 맞서싸우던 존재이지만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 좋거나 힘에 부치는 일이 있었던 것 때문에 피하는 경우도 있고... 뭐, 삶이라는 게 늘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일 중 하나겠죠!
그렇게 좀 예외적으로 반응했던 것들이 조금 큰 피해로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어서, 그럴 때마다 어느샌가 정신을 잃고 눈을 떠보니 다른 곳이었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죠. 그런 과정에서 뭔가 어느 날은 조금 특별한 경험을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지금 생각해도 구별이 잘 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 잘 남아있는 것을 보면 꿈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지금도 그 어느 날이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면, 확실히 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렇게 얘기하니 좀 궁금하죠?
몸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정신이 몽롱해져 가는 그런 와중에... 누군가가 저를 향해 다가오는 인기척같은 건 확실하게 느껴졌었죠. 하지만 그렇게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에 (몸에 힘이 없는 상태다보니) 반응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는데, 누가봐도 정말 특이하고 멋진 분이 다가오셔서는 저를 묵묵히 바라보는 게 느껴졌었죠.
머리에는 아누비스와 같은 모자(라고 해야될지)를 쓰고, 정말 특이한 마크같은 것이 눈 주변에 그려져 있는... 그런 분이었어요. 아마 저승을 담당하는 신이나 신에 버금가는 존재였던 걸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그 몽롱한 세계에 존재할 리가 없을 테니까요.
아무튼 그 분이 저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 분이 저에게 시선을 줄 때마다 제 몸에 조금씩 힘이 들어오고 생기가 솟는듯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도대체... 그 분은 저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제가 그 분에게 시선이 팔려있는 동안 그 분이 무언가 알 수 없는 행동같은 걸 하고 있었던 걸까요? 제가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을 때에도 그 분은 그저 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어떤 행동같은 걸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요.
...어쨌거나 이 곳에서 어떤 존재를 만나게 된 건 처음이니까, 가볍게 인사부터 했답니다.
"아, 감사합니다...! 저를 회복시켜주셨든, 아니면 그저 바라보고 계셨던 것이든... 누군가가 있으니 좀 든든하네요!
혹시, 이름같은 걸 알 수 있을까요?"
제 질문에도 말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아누비스님. 정확한 이름도,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그저 저를 바라보고만 있었기에 저도 일단 무언가 어떤 것으로 불러야 될 것 같아서 임시로 '아누비스님' 으로 불렀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부를 것 같지만... 뭐, 특정할만한 게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갑자기 이런 말을 해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저처럼 몸이 좋네요. 저승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다들 이렇게 몸이 좋은 걸까요? 마지막까지 좋은 것만 보고 가라는 의미인 건가? 아쉽게도 저는 마지막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간에 잠깐 거쳐가는 과정에서 멋진 걸 보고 가면 그건 그거대로 새로운 모험의 발걸음에 큰 힘이 되긴 하겠는걸요.
아무튼, 아누비스님은 계속해서 묵묵히 저를 바라보고 있다가 어딘가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이 보였습니다. 보아하니 제가 다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네요. 그래도 이대로 떠나긴 조금 아까워서, 좀 더 아누비스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꺼냈답니다.
"여기서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인데, 잠깐이나마 제 소개를 해도 될까요?"
뭐- 혹시 모르는 일이지만 다른 분들에게 먼저 허락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다행히 아누비스님은 고개를 끄덕거리셔서 제 소개를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얘기를 꺼냈답니다.
"저는 헥터라고 합니다! 혼자서 이런저런 곳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는 탐험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뭐- 제대로 된 목표가 따로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건 뒷전으로 하고 싶긴 하거든요. 뭐든지 제가 즐거운 것을 먼저 하는 게 좋잖아요? 그리고 아직 그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제 실력이 조금은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죠.
당신을 만나게 되니 정말 기쁘기도 해요! 솔직히 맨날 혼자서 멍하니 힘이 빠지는 걸 느끼고 있다가 어느새 눈을 뜨면 다시 원래의 세계에서 일어나기 마련이었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이 특별한 곳에서 아누비스님과 만나게 되었네요? 혹시 아누비스님이 저를 여기로 부른 걸까요? 아니면 제가 어떤 소원같은 것이라도 빌어서 아누비스님과 만날 수 있게 된 걸까요? 솔직히 제 사심으로는- 어느 쪽이든 다 좋지만요. 헤헤.
만약 다음에 또 여기에 오게 된다면, 그 때에도 아누비스님과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아누비스님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나 자세의 변화도 없지만, 그래도 제 이야기를 묵묵히 잘 들어주고 있다는 것만은 특유의 분위기로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저에게 아주 조금의 관심같은 게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저는 그렇게 망상을 해 보게 되네요.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다시 원래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려고 하다가, 무언가 굳게 마음먹은 걸 꼭 아누비스님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말을 또 꺼냈답니다.
"아누비스님! 만약 괜찮다면..."
조금 헬멧을 긁적거리며, 아누비스님을 바라보며 굳게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싱긋 웃는 소리와 함께 하고 싶었던 말을 마저 꺼냈습니다.
"아누비스님과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고 싶어요. 아니면 아누비스님과 함께 이 세계에서 살아가거나..."
"물론 아누비스님께서 불편하시다면 그냥 넘기셔도 괜찮아요!
뭐- 또 언젠가 힘이 빠져서 이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 때에도 또 아누비스님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제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한 일이었지만, 역시 이런 상상하지 못한 일이 있기에 이 세계를 여행하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지금 생각해도 좀 부끄러운 말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누비스님에게 제 진심이 잘 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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