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220321

 

 


뭘 그리 쳐다보고 있어? 흠, 내가 너무 멋있어서 그런가? 좋은 게 있으면 모를까, 없으면 갈 길이나 가라고.


 

 

요즘 이 곳에도 이런저런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서 유명한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꽤나 부잣집에서 살아갈 듯한 분들이 자주 찾아오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이 곳에 명품이나 희귀한 한정판같은 것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다른 곳까지 소문이 나서 이 곳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저도 그런 가게를 영업하고 있기는 한데, 이 곳은 뭔가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가게에 가까워서 그런지 다른 가게들에 비하면 그렇게 사람이 많이 유입되진 않는 편이예요. 그래도 앞서 말했듯이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라서 그 '아는 사람들'이 비싸게 잘 구매해주시니 장사가 아예 안 된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헤헤.

 

오늘은 그런 분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던 어떤 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해요. 다른 분들도 다 인상적이긴 했지만, 특히 그 분은 더 인상적이었으니까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은 어떤 분이 이 곳에 와서 이 가게의 물건을 구매해서 나갈지 생각하며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날이 있었답니다. 이 가게에도 다른 가게들처럼 꾸준히 잘 판매되는 것들이 있고, 특별한 취향을 가진 분들만 관심을 가지는 물건들도 있고- 아무튼 다양한 분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겉으로도 보일 정도랍니다.

꾸준히 잘 판매되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취향의 물건을 구매해가시는 손님들을 보고 있으면 조금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왠지 내 취향을 잘 알아주는 손님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런 분들이 있기에 더욱 다양한 취향들의 물건을 이 곳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이겠죠. 꾸준한 것도 좋지만, 희귀한 것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손님들의 다양한 취향을 구경하며 장사를 하던 중, 제가 말했던 그 인상적인 분도 이 가게에 들어와서는 이런저런 물건들을 다 둘러보고 있었답니다.

일단 외형을 설명하자면... 전체적으로 붉은 느낌의 색채와 더불어 굉장히 멋진 가슴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에 뿔이 있고... 마치 할로윈을 연상하게 하는 듯한 외형을 가지신 분이었어요. 그런 외형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부분에 빛나는 장신구들이 있는 걸 보면 제 가게에 오는 것이 마냥 이상하지만은 않은 분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 분은 제 가게의 물건들을 둘러보더니, 저에게 다가와서는 엄청 뜬금없으면서도 꽤나 파격적인 말을 했답니다.

 

 

"여기에 있는 것들, 다 가질 수도 있나?"

"...네?"

 

 

정말 갑작스러운 말이었지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말이라서 잠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약간의 독촉아닌 독촉을 하기도 했답니다.

 

 

"얼른 말하라고-? 내가 이런 거에 참을성이 좀 없거든-"

"하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런저런 것들을 좀 계산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죠."

"도대체 얼마길래 그러는 거야? 얼마든 상관없으니까- 내가 다 가지겠다고-"

 

 

가진 게 많으셔서 부럽기도 하고, 이런 분들이 있어서 저도 계속해서 장사를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다양한 취향의 물건들을 재입고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이렇게 계속 시간을 끄는 게 서로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답니다.

 

 

"그러면- 일단 원하는 것들을 전부 가져와 주시겠어요?"

"다 가지려고 했는데, 뭐- 안 되는 거라도 있나?"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일단 예의상 계산은 해야죠. 헤헤."

"하긴. 여기는 가게니까 거래 결과를 남기긴 해야겠지."

 

 

좀 투덜거리면서도 그래도 기분은 좋은 듯 그 분께서 원하시는 것들을 다 저에게 가져오셨고, 그 분의 말대로 이 가게의 웬만한 물건들을 다 제 앞에 올려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며칠동안 잠시 휴업을 하고 새로운 물건들을 입고해와야 될 정도일 것 같아요.

그렇게 계산을 하다가, 나름 보너스같은 느낌을 챙겨드리고 싶어서 '이건 제 서비스예요.' 라는 말과 함께 다른 물건들도 덤으로 올려드렸답니다. 그런 모습을 본 그 분은 장난스럽게 싱긋 웃으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거렸죠.

 

 

"역시 장사 좀 할 줄 아네? 마음에 들어."

"다음에도 또 방문해 주신다면, 그 때에도 살짝-"

"그럼그럼. 아무래도 여기 단골손님이 되어야겠는데?"

"다른 분들에겐 비밀입니다? 만약 소문내시면 절대 안 챙겨드릴 거예요."

"크크, 좋아. 애초에 다른 녀석들에게 알릴 생각도 없었어. 이런 건 나 혼자 즐겨야지."

 

 

이 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특수한 보따리같은 것까지 챙겨서는 제 가게에서 구매한 것들을 챙기곤 다시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는 손님. 그런 손님을 향해 미처 물어보지 못하고 영원히 잊을 뻔했던 질문을 간신히 꺼내게 되었습니다.

 

 

"저기, 실례지만..."

"엥? 이번엔 또 왜?"

"별건 아니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 질문을 기다리는 분.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름?"

 

 

제 질문에 그저 큭큭 웃다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대답을 해 주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려줄게. 어차피 이제부터 여기 단골손님인데, 그 때 알려줘도 되잖아?"

"음... 그런가요? 하긴, 겉모습부터 바로 눈에 띄는 분이시긴 하니까..."

"아무튼 오늘은 고마웠다고. 다음에도 잔뜩 챙겨올테니, 그 때에도 물건 잔뜩 챙겨놔라-?"

"네, 물론이죠. 아무쪼록 만족스러운 쇼핑 되셨길 바랄게요!"

 

 


 

 

그렇게 해서 제가 만났던 그 분에 대한 기억에 대해 알려드렸는데, 그쪽이 생각하기에도 꽤나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며칠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진 다시 방문하지 않으시고 있긴 하지만, 원래 단골손님도 매일마다 오는 경우도 있고 종종 주마다 오는 경우도 있고 다 제각각이니까요.

 

아무튼, 그 분이 다시 오기 전까지 새로운 물건들이나 잔뜩 챙겨둬야겠어요.

이번엔 무엇을 챙겨드리면 그 분이 만족스러워 하실지, 더욱 기대되네요.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터너스 / 신데렐라] 220326  (0) 2022.03.26
[?] 220321  (0) 2022.03.21
[헥터] 220318  (0) 2022.03.18
[??] 220318  (0) 2022.03.18
[?] 220315  (0)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