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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캐

[엘리고스 → 안다르타] 관록

 

 

 


2023.03.09 - [일반 자캐] - [크로셀 → 안다르타] 관록

* 크로셀이 이야기를 다 끝내고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부터 느끼긴 했지만, 크로셀은 언제나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잘 꺼내는구나. 그런 모습이 나를 만족스럽게 하면서도 늘 한결같은 모습이 더욱 신뢰를 가져다주곤 했었지. 그런 의미에서, 나도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 좋겠구나. 그동안 크로셀과 그대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게 있어야 된다고, 생명체들이 늘 그렇게 말했으니, 나도 지켜야겠지.

너무 길게 이야기하면 흥미가 떨어질 테니, 적당히 필요한 부분만 줄여서 말하도록 하겠네.

 


 

나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일단은 '엘리고스' 라고 한다네. 과거에는 교단을 운영하며 그 교단의 주인을 맡으며 살아왔었지. 정확히 어쩌다가 교단을 운영하게 되었냐고 질문을 할 수도 있을테니, 그 점에 대해서는 미리 내가 선수쳐서 말해야겠군. 딱히 큰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렇게 교단을 운영할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실행한, 일종의 '근거 없는 자신감'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구나.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미래를 보는 능력' 이라네. 각 생명체들의 미래는 물론, 이 세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한 미래도 미리 다 알아낼 수 있지. 그렇게 따지면 이제 "미래를 알려줘버리면 생명체든 이 세계든 더 이상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체념하며 미래를 받아들이는 존재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미래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서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 생명체들도 많았지.

 

그렇게 해서 미래가 바뀌냐고 묻는다면... 놀랍게도 미래는 바뀐다네. 내가 바라보는 미래란 '현재 그 생명체가 하고 있는 행동'을 기준으로 떠올리는 미래이기 때문이기에, 그 생명체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내가 바라보는 미래도 바뀌는 법이지. 그래서 나는 그렇게 바뀌는 미래를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네. 시간은 노력하는 자를 위해 움직인다고들 하고, 나는 그 말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 외에 다른 능력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한가? 흠, 그건... 나중에 천천히 알게 될 것 같구나. 이런 것도 한번에 많이 보여주면 재미없지 않은가? 하하.

 

 

대충 나에 대한 소개를 했으니, 이제 또다른 부분에서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겠구나.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어쩌다 교단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에 대한 대답을 해도 되겠나? 사실 이것도 그렇게 큰 이유는 없지만, 혹시라도 궁금해 할 수 있으니. (게다가 옆에는 과거에 나를 섬겼던 존재도 있으니.)

교단을 운영하는 것을 통해서도 다양한 생명체들의 성향이나 행동들을 관찰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것만으로는 알아낼 수 있는 지식에 한계가 존재하는 법이지. 교단이라는 특성상 모든 존재들이 이 곳에 와서 추종자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나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네. '운영하던 교단은 과거로 남긴 채, 새로운 지식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어쩌면 이것도 나의 미래를 스스로 바꾸기 시작한 발걸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러면 기존에 교단에서 생활하던 추종자들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 걱정하지 말게나. 내가 나의 아이들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맨땅에 버리진 않으니. 교단을 해체하기 이전부터 선교활동을 통해 알아본 마을이나 도시같은 곳에서 다양한 장소들을 미리 알아두었다네. 그리고 교단을 해체했을 때, 나의 아이들을 그런 곳으로 모두 보내어 그 곳에서 평온한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지. 적어도 교단을 이끄는 주인이라면, 이런 것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나의 아이들에게 각자의 삶을 주고, 나는 교단의 주인이라는 직위를 버리고 단순한 여행자로서 이런저런 세계를 여행하기 시작했다네. 처음에는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지. 아무래도 나는 그들에게 평범한 존재가 아닌, 조금은 정체불명에 가까운 존재일 테니까. 그래도 나의 능력들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돌파하니 그들도 나에게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더구나. 덕분에 이런저런 다양한 지식들을 손에 넣고, 기억에 남길 수 있게 되었지.

 

 

다양한 장소들을 바라보고, 다양한 지식들을 손에 넣으니... 문득 해체된 교단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더구나. 사실 교단이 해체된 이후로 다른 추종자들도 다 제각각 흩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교단이 해체되기 이전부터 자신의 삶을 위해 교단을 떠난 존재도 많았다네. 그리고 그 중에서 한 명이, 지금 나의 곁에 있는 크로셀이지.

정확히는 내가 크로셀에게 조언을 했었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더 많은 지식을 깨우치는 것이 어떻겠나?" 라고 말이지. 처음엔 크로셀도 고민했었지만, 내가 계속해서 곁에 있어주겠다는 말을 통해서 그 말을 믿고 자신만의 여행을 떠났지.

 

그 이후로, 솔직히 크로셀이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구나. 지금은 크로셀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어떤 지식들을 깨달았을지... 계속해서 궁금했었으니까. 그래서 어느정도 다양한 장소를 보고, 다양한 지식들을 얻은 후의 나의 목표는 조금 바뀌었다네. 그건 바로 크로셀을 찾아서 크로셀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크로셀의 삶을 다시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을 찾아보는 것이었으니.

그리고 그 목표는... 그대도 보다시피,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달성할 수 있었지. 물론 아직 크로셀을 어떤 식으로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열심히 고민하고 있으니, 그건 나중에 알게모르게 도와줘야겠구나.

 

 

목표를 달성했다는 건, 곧 새로운 목표를 만들겠다는 뜻이지. 슬슬 그 목표가 어떤 것인지 이미 눈치채고 있나?

 

그대가 허락해 줄 지는 모르겠지만, 크로셀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네가 이끄는 무리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듣자하니 크로셀은 일단 무리의 일원으로 인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과 크로셀의 특성에 의해서 무리 내부에서 살아가는 건 아니고 외부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며 무리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들었다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외부에서 나의 삶을 살면서 이 무리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아직 나는 다양한 장소들을 바라보고, 다양한 지식을 더 손에 넣을 필요가 있으니. 나에게 지식이란 곧 삶을 살아가는 음식같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니 말일세.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흠- 쉽게 비유해서 그대들같은 생명체들이 음식을 먹으며 삶을 살아간다면, 나는 지식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되겠구나.

 

 

과거에는 교단을 이끄는 주인이었던 만큼, 혹시라도 내가 이 무리를 지배하고 이끌어버리는 그런 역전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존재가 없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곤 내가 분명하게 약속하겠네. 게다가 이 무리엔 크로셀이라는, 과거에 나를 섬겼던 존재가 있으니 크로셀을 위해서라도 그런 배신자에 가까운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되는 게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여러모로 크로셀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많았을 텐데, 그런 좋지 않은 일을 또 만들어버릴 수는 없겠지.

특히나 과거의 주인이었던 존재로서 말일세.

 

 

...흠, 이야기가 또 길어졌구나. 역시 예전부터 이어진 버릇이라고 해야될 지, 꼭 짧게 이야기하겠다고 다짐하면 어느새 이야기가 또 길어지게 되더구나. 그대가 이해해주길 바라네.

이제 결론을 다시 말해야겠지. 그래서 내가 그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이 하이에나 무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나의 능력을 이용하여 이 무리의 앞길을 알려주는,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싶구나.

부디, 내가 이 무리의 일원이 되는 것을 허락해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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