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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옵시디언/제니스] LEVEL : OBSIDIAN -VER. Ω-


2016/02/29 - [케로로/자캐] - [자캐 - 히드/옵시디언/제니스] LEVEL : OBSIDIAN -VER. α-

2016/03/01 - [케로로/자캐] - [자캐 - 옵시디언/제니스] LEVEL : OBSIDIAN -VER. β-




어디-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아예 말도 못하던 것과는 달리 이제 말은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래서 이 칠판같은 걸 뺏어서 원래 자리에 갖다놓은 다음 제니스에게 말해보라고 한 번 시켜봤지. 역시 조금 묘한 상태이긴 하지만 이제 말할 수 있는 것 같네. 오래 갈 줄 알았는데, 다행히 짧게 지속되어서 다행이야. 정말 몸살이었던 걸까나-?


"이 몸이 있어준 덕분에 빨리 나은 거라고."

"하긴, 누군가가 옆에서 지켜주지 않았다면 지금 낫진 않았을 거야."

"그래도 재밌었지-. 우리끼리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 많았다는 걸 처음 깨닫기도 했고 말이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니까! 물론 말을 못 해서 대신 글로 적느라 엄청 손이 바쁘긴 했지만."

"이제 말로 할 수 있으니까 손은 안 아프겠네."

"대신 입이 아프겠지?"

"이 몸은 이미 아팠다고! 뭐-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서 목 상태는 이제 어떻냐고 물어 보았는데, 여전히 조금 뭔가 걸리적거리는 느낌은 있지만 말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완벽하지 않다면 이 몸은 정말 찝찝하단 말이지. 간단하게 목을 풀어줄 수 있는 거라도 만들어서 갖다주는 게 좋으려나. 마침 이 몸도 계속 말하느라 목이 건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차라도 하나 끓여올까나-.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차 좀 끓여올게."

"에? 차도 끓일 줄 알아?"

"이 몸을 너무 얕보는 것 같은데, 사실 못하는 게 없다고."

"엄청 흥미로운걸-?"

"마음대로 생각해라! 크크!"


엄-청-나-게 의외겠지만, 이 몸의 검은 깃털 하나만 있으면 정말 효과가 좋은 검은 빛을 띄는 차가 완성된다- 이 말씀! 검은색이라서 뭔가 이상한 효과가 추가로 들어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물을수도 있겠지만, 그럴거면 마시지 말던가! 기껏 이 몸이 챙겨주는건데. 적어도 네 녀석의 몸을 망칠 생각은 없다는 건 알아두라고. 


어디, 일단 물을 끓이고,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이 몸의 검은 깃털을 하나 떨어뜨려주면 끝! 티백같은 거 필요없어. 그냥 이 몸의 깃털 자체가 모든 걸 해결해주니까. 그리고 이 상태로 몇 분동안 냅두면 위에서도 말했듯이 엄청 효과좋은 차가 완성! 솔직히 제니스가 겉모습만 보고 아무런 의심없이 마실까- 싶기도 하지만 뭐, 마시기 싫으면 안 마시면 되잖아? 내가 강제로 마시라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제니스 마실거랑, 이 몸이 마실 거. 컵 두개를 제니스가 있는 곳으로 가져간다. 제니스는 기다렸다는 듯 컵을 받아서 마시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의심보다는 호기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하긴, 이 때까지 마셔보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했을 신기한 차일 테니까.


"검은 빛이네?"

"이 몸의 깃털로 우려냈으니까."

"깃털로 차를 만들어…?"

"이 몸이니까 가능한 짓이지. 다른 깃털로 하면 효과 없어."

"신기하네! 그럼 깃털 몇 개 뽑아가도 될려나?"

"…음, 그냥 이 몸이 주기적으로 와서 차 끓여주고 갈게."

"좋아! 그렇다면 납득!"

"휴, 다행이다. 깃털 다 빠질 뻔했네."


한 입 마셔보더니, 꽤 만족한 듯? 솔직히 말해서 이 몸의 주변 녀석들에게 가져다주면 좀 맛이 특이한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니스는 그냥 잘 마시네. 사실 이 몸이 마셔봐도 좀 특이한 맛이긴 하거든. 근데 오히려 이 특이한 맛이 계속 이 차를 마시게 하도록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서 좋아하는 녀석들은 계속 만들어달라고 이 몸에게 징징대거든. (…아마 그래서 제니스도 깃털 뽑아가려고 한 건가?)


이제 이 몸도 가봐야겠네. 제니스 녀석이랑 같이 있으면서 이 몸의 자유시간을 거의 보낸 것 같아서 말이지. (…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 몸만의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 하는 변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제니스도 이 때까지 고생했다면서 이제 혼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말했는데, 글쎄다? 며칠후에 또 이 몸이 여기 찾아와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럼, 이 몸은 간다?"

"그래! 엄청 고마웠어!"

"물론 나중에 또 올 테니까, 그 때까지 몸건강 잘 유지하고."

"이번에는 정말로 잘 유지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믿는다?"

"믿어!"


그래, 믿으라고 하니… 믿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