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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 솔/제드]

아까부터 계속 누워서 이 녀석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계속 추리하고 있었다. 그냥 허공에 손짓만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손짓을 하는 모습을 보며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에 있는 별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었다. 이거… 소문으로만 듣던 원격 조종인가? 아니, 애초에 별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이었던가? 뭔가 볼 때마다 어이없는 행동만 하고 있었기에 도무지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분위기만 지속되었다.


근데 계속 보고 있으면 이 녀석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신기하기도 했다. 내가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능력만으로도 주변 녀석들이 굉장히 흥미로워하며 자신들도 그런 능력을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근데 이 별을 다루는 능력은 일단 신기하긴 한데, 왠지 굳이 가지고 있어도 쓸데없는 능력처럼 보였다. 물론 이 녀석의 생각은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쓸데없는 능력이네."

"전혀. 내가 있기에 저렇게 하늘에 아름다운 별들이 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게 전혀 쓸모없어 보인다니까."

"그대가 너무 별에 대해 무관심해서 그런 것 아닌가?"

"뭐…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능력이 굉장히 신기하게 보일 것이다."

"그래, 뭐… 일단은 신기하다고 치자고."

"내 능력은 의외로 골고루 쓰일 수 있지."

"예를 들어봐. 솔직히 아직은 이해 못 하겠어."


녀석은 별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이렇게 특이한 모양을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래되어 더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별들은 간단하게 손을 주먹쥐는 것으로 파괴하기도 했다. 그저 허공에 손짓하는 것 뿐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왜냐면, 이 녀석은 하늘의 별을 다루는 녀석이니까. 당연히 이런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을 테니까. 단지 우리들에겐 그런 능력이 없으니 이상하게 보이고 신기하게 보일 뿐.


어느정도 하늘의 별을 다루더니, 갑자기 나에게 주먹을 하나 내미는 것이었다. 왜? 싸우자고? 나도 같이 주먹을 내밀까 했는데, 갑자기 녀석이 주먹을 폈고, 그 주먹 안에서는 빛나는 작은 별이 숨어있었다. 뭐지? 내가 안 보던 사이에 하늘에 있던 별을 가져온 건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건… 어디서…"

"별을 다룰 수 있으니, 별을 만드는 것도 당연히 가능해야지."

"흠, 그런가? 그렇다면 별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군."

"만들어서 저렇게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주지."

"네 녀석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기분이 묘해지는군."

"하루종일 아름다운 하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네."

"그래, 수고하는구나.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야겠지만."

"그래도 별들은 사랑스러우니, 전혀 지겨울 틈이 없지."

"하긴, 네 녀석에겐 일상이고 취미일 테니."


이 녀석이 별을 만들어서 저렇게 하늘을 수놓는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웃기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특이한 녀석이 존재하니까, 저렇게 특이한 모습으로 하늘이 물들 수 있는 거겠지- 라는 생각. 슬쩍 이 녀석에게 내 생각을 말하자, 녀석은 피식 웃으며 재미있다는 듯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맞장구 쳐 주었다.


"근데, 함부로 건드리진 마라?"

"예의는 갖추어야지.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알고 있다면 다행이고."

"단지 동감의 의미로 어깨를 쳤을 뿐."

"그래, 뭐 이정도는 크게 신경 안 써."

"앞으로도 계속 건드리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야."

"…하, 너무 붙어다니진 마라."


어떻게 될까. 이 녀석과의 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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