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비를 따라가다가 발견한 곳은 꽤 신비로운 정원같은 곳이었다. 분명 땅을 보고 있는데도 마치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 달빛을 받으며 빛나는 꽃들과 빛을 아름답게 반사해내는 잔디같은 것이 있었다. 별처럼 빛나는 것들은 아무래도 이 빛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순간적으로 내가 땅에 별을 박아놓은 줄 알았을 정도로 너무 똑같아서 헷갈릴 정도였다. 이런 곳을 발견하게 되다니, 아무래도 운이 좋은걸!
저멀리 꽃 위에 앉아있는 나비가 보인다. 지금이라면 아무래도 나비를 낚아채기 좋을 것 같은 타이밍이긴 했는데, 나비에게 다가가기가 너무 험난해보여서 이걸 어떻게 지나가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주변에 보는 녀석들도 없는데 그냥 무작정 다가가는 게 낫겠지! 그렇게 나비가 앉아있는 꽃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나비를 잡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움직이는 걸 눈치챘는지 나비는 다시 저 멀리 날아가버렸지만 그래도 다시 잡을 수는 있을 것 같은 거리였다. 조금 더 길을 걷자 이 정원을 구경하러 온 인간 녀석들을 볼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을 무시하고 내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겠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인간들처럼 평범하게 길을 지나가며 인간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몰래 듣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그러고보니 저 밧줄같은 거 보여?"
"저거 잡고 떨어지면 크게 다치는 거 아냐?"
"그런데 의외로 저걸 잡고 있으면 어떤 짓을 해도 안 떨어진대."
"에? 그걸 어떻게 믿어?"
"내 친구들이 이미 많이 경험해봐서 말이지."
"그럼 왠지 좀 재밌겠는데! 한번 하러 가볼까?"
"오늘은 많이 늦었어. 나중에 잡으러 가 보자."
"아쉽네. 어쩔 수 없지!"
마침 나비가 저 밧줄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꼭대기로 날아가고 있었다. 마음같아선 그냥 용으로 변해서 올라가고 싶었지만, 기껏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데 인간이 하는대로 저 밧줄을 타고 올라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정말로 저 밧줄을 잡으면 어떤 짓을 해도 안 떨어지는가에 대한 궁금함도 생겼고 말이지! 겉으로 보면 그냥 평범한 밧줄인데, 정말로 안 떨어질까?
그렇게 호기심을 가득 가진 상태로 밧줄을 잡고 나비를 찾으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떨어진다고 해도 바로 용으로 변신하면 되니까 정말 실수한 것처럼 연기하며 밧줄에서 손을 놓아보았는데, 그 인간 녀석들이 말한대로 정말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떨어지려고 할 때 내가 찾아다니는 그 나비들과 거의 똑같이 생긴 나비들이 내 주변을 날아다니며 뭔가 신비한 기운을 만들어서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느낌이었달까? 굉장히 신기한 것 같단 말이야…!
다시 밧줄을 잡고 정상까지 올라오니 분명 아까부터 계속 비추고 있었던 달빛이 더욱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태양의 햇빛을 쬐고 있는 듯 엄청나게 빛이 강했는데, 다른 곳도 아닌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빛인 것 같았다. 당연히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하면 심심하겠지? 매우 밝게 빛나는 달 주변에 매우 밝게 빛나는 별을 조금 만들어서 주변에 장식을 해 주었다. 아마 언젠가 이 곳에 와서 하늘을 바라볼 인간 녀석들은 정말로 기뻐하겠지?
아무래도 밧줄을 잡고 올라오느라 힘을 좀 썼는지 잠시 여기서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달빛이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는 게 마치 낮과 밤의 모습을 엄청 짧은 시간동안 바로 느끼게 해 주는 그런 곳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달빛이 약할 때 보이는 풍경도 엄청 신기했다. 그럴 때마다 하늘에 별을 수놓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걸 잊지 않았고!
헤, 그나저나 나비는 어디로 날아갔더라? 나비 찾아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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