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날.
"병장, 지금 뭐하고 있나?"
"알 필요 없다."
…여전히 모르겠다. 항상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건지. 마치 안개라도 끼어있는 것 같다. 분명 앞에 있는데 안 보인다고나 할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까이 병장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답은 있는걸까.
"…병장을 볼 때마다 항상 미로같군."
"무슨 뜻이냐, 그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할까. 막상 알 것 같으면 다시 멀어지기도 하고."
"그것 참 다행이네. 영원히 알 수 없을테니 말이지."
항상 꼬인다. 정말 뭔가 기분을 알 수 있을 것 같으면 다시 멀어진다. 어쩌면 그게 병장이 존재하는 이유일까….
'…항상 서먹서먹한 것 같아서 그냥 좀 친해지고 싶을 뿐인데 제대로 되질 않는군.'
여전히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젠간 분명 친해질 수 있을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겠지만. 바깥에는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하늘이 보인다.
'병장도 저 하늘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병장의 마음은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는 것 같다.
-
잠깐 멍하니 있었는데, 병장이 사라졌다.
'…어딘가에 들어간건가.'
이리저리 병장이 들어간 곳을 찾는다. 왠지 무언가 하고 있을 것 같아서.
겨우 병장이 들어간 곳을 찾았지만 들어가진 않는다. 왠지 방해가 될까봐 그저 밖에서 엿듣기만 한다.
"…도데체…대장…뭐길래…"
살짝 병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상하게 잘 안들리는 것 같아서 더 가까이 귀를 대고 들어보았다.
"도데체 대장이 나에게 원하는 게 뭐길래 이러는 걸까…"
아무래도 병장은 자신이 뭔가 나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심했나. 갑자기 뭔가 미안해졌다.
"…어떻게 하면 대장에게 내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미안해하던 찰나, 병장의 또 다른 말을 엿들었다. 그렇군. 병장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거였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때까지 내가 했던 말을 병장은 제대로 듣지도 않는다고 마음대로 단정짓고 있었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내 마음 속의 나쁜 버릇만 커지고 있었다고 할까.
'이젠 조금이나마 알 것 같군.'
병장과 조금이나마 친해질 수 있는 열쇠를 찾은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잠들어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깨울 수 없었다고나 할까.
"병장!"
어쩌다보니 본능적으로 출입문을 활짝 열어버렸다.
"…!? 뭐냐, 갑자기!?"
병장도 조금 놀란 것 같다. 당연히 놀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지만.
"설마 엿듣고 있었던 거냐."
"고의는 아니었다. 그저 어쩌다보니 듣게 된 것일 뿐이다."
"흠, 믿을 수가 없군. 어쩌다보니 듣게 되었다니.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은 것 뿐이다."
"…."
못 믿는 눈치인 것 같다. 그래. 이렇게 된 거. 그냥 확 저질러버리자.
"…!"
병장의 손목을 잡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온다.
"지금 뭐하는 거냐!?"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병장과 함께 바깥 세상의 하늘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럼 말로 하면 될 것을 갑자기 왜 손목을 잡고 납치하는 것이냐."
"납치라. 납치는 아니었다만. 그리고 말로 해봤자 안 들을 거 다 알고 있다."
"쳇, 들켰나."
여차저차해서 어떻게 다가가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다.
"하늘, 이쁘지 않은가."
"뭐, 이쁜 것 같긴 하네."
"후후, 가끔은 솔직해지는 것도 나쁘진 않다, 병장."
"솔직하게 표현한 거다."
아직은 멀었지만, 이렇게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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