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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제네토 / 옵시디언]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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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친구라고 말하면서 다니곤 하는데, 정말로 제네토 쪽에서 이 몸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뭐, 언제나 항상 이 몸의 입장에서 마음껏 생각하며 다니는지라 다른 녀석이 이 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고민도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고민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그만큼 이 몸이 좀 친화력이 좋다는 의미일수도 있을까-.


늘 그렇듯 제네토는 항상 이 몸을 귀찮게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같이 어울려주려고 노력하는 듯 보였다. 아니면, 사실은 자신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일부러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수도 있고. 

뭐, 가끔 그런 녀석들이 있잖아. 겉으로 표현을 제대로 못 하는 그런 녀석들. 예전부터 그런 표현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많다고는 하는데, 제네토는 어떤 이유에서일려나.


제네토는 이 몸이 무언가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먼저 말을 건넸다. 에에, 그렇게 대놓고 보일 정도로 이 몸이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보통은 이 몸이 먼저 다른 녀석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나-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어서 먼저 말을 꺼내곤 하는데, 이번에는 이 몸이 한 발 놓쳤나보다.


"...무엇을 그렇게 고민하고 있냐?"

"에- 그러니까 말이야. 정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네 녀석이 망설이고 있는 모습은 처음이군."

"이 몸이 생각해도 이게 이렇게 망설일 정도인가 조금 의문이긴 한데, 그래도 물어봐도 괜찮을려나."

"너무 민감한 주제만 아니면."

"그 정도까진 아닌데... 일단 말을 꺼내긴 해 봐야겠지."


계속 망설여봤자 이 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뭐, 이런 것도 제대로 말을 못 하나- 싶어서 조금 이 몸 자신에게 어이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지. 결론은, 이제 말을 꺼내려고 했던 참이었다고! 너무 그렇게 급하게 넘어가지 말자고. 이것도 그저 이 몸의 조급함이었나.


"어, 음... 제네토는, 이 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그게 무슨..."

"그러니까, 이 몸이 계속 친구라고 말하니까 뭔가 싫거나 그런 기분이 없냐- 라고 설명해야 될까..."

"...글쎄."

"뭔가 이 몸이 괴롭힌다거나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말이야."

"네 녀석이 그런 생각을 하다니, 굉장히 놀라운데."

"그러게. 이 몸도 신기하다고 느껴."


친화력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라는 건 사실 있었는지, 아니면 아예 없는건지 조금 의문이 들곤 했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 몸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녀석이 없는 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사실 이 몸이 고민이라던가 그런 게 많은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 생길 수 있는 것에 대비해서 친구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것일수도 있지.


"그래서... 결론은..."

"결론은?"

"이 몸을 정말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니면 그냥 이 몸이 계속 달라붙으니까 반응해 주는 것 뿐이야?"

"...음..."

"솔직히 말해주면 된다구. 이 몸이 상처받는다던가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이 몸이 그럴 일도 없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


제네토는 꽤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제네토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이 꽤 어색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갑자기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이 몸도 꽤 미안하고 그런 기분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가는 그런 과정이 아닐까. 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제네토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기분을 도대체 얼마만에 느껴보는 것일까.


"...뭐, 친구처럼 생각하지 않았어도 딱히 신경쓰지 않아. 

그렇다는 건, 이참에 친구가 되자고 말을 꺼낼 수 있는 거니까 말이야.


에, 그러니까... 제대로 친구 사이가 되자고 말을 꺼내고 싶었을 뿐이야! 

이, 이 몸의 친구... 아니, 내 소중한 친구가 되어 달라구...!"


...고작 친구가 되자고 하는 것도 이렇게 부끄럽다니, 이 몸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