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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엘리시온 / 옵시디언] 분풀이

"후우-..."

"오늘따라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요즘 그냥 왠지 짜증이 나고 그래."

"흠, 옵시디언이 그러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몸도 이렇게 짜증나는 거, 처음 겪어보는 거라서 말이야."


오늘따라 유독 옵시디언의 기분이 많이 좋아보이지가 않습니다. 늘 웃는 모습의 옵시디언이 짜증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굉장히 적응이 되질 않는다고나 할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항상 웃던 존재가 이렇게 표정이 구겨지게 되었는지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 땐, 모든 걸 털어놓아야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런가-. 이 몸은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어."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저에게 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음- 그러니까... 이유라..."


처음엔 머뭇거리다가 조금씩 저에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옵시디언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확실히 갑자기 구겨진 표정을 짓는 이유를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라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확실히 기분이 좋지 않았을 테니까요.


"남들은 다 어떤 것을 보면서 좋아하고 그러는데, 정작 이 몸은 그걸 볼 수가 없어."

"혼자 따로 떨어져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 그 말씀이십니까?"

"아마 그럴 것 같아. 이 몸도 그걸 같이 보고 좋아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니까 너무 분하고 짜증이 나."

"...흠, 그런 이유에서였군요."

"이렇게 하소연해봤자 그렇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하지만 그런 건 계속 쌓아둔다고 해서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말이라도 꺼내야 변할 기미가 보이거나 하지요."

"그건 맞지. 하지만 왠지 이야기할 녀석이 없어."


옵시디언은 나름대로 자신과 친한 존재는 많다고 하는데, 정작 실제로 같이 돌아다니는 걸 그렇게 자주 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가 없을 때 움직이기 때문에 그저 제가 못 봤을 뿐이겠지만요. 어쨌든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놓고 늘여놓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없다는 뜻인 듯 보였습니다. 저도 사실 비슷한 처지에 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조금씩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면, 이런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늘여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

"물론입니다.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몸은 항상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간다구!"

"물론 다가가기만 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 이후의 일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네."

"옵시디언이 노력하면, 분명 좋은 동료가 생길 것입니다."

"그랬으면 좋겠다-."


분명 옵시디언이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옵시디언은 새로운 일을 잘 해내는 존재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