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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오너 - 엘레멘트 / 글라시아 / 제니스 / 아리아 / 샤른호르스트]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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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 인간과 우리 보금자리를 관리하는 인간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인간은 아직까지 나와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음, 뭐- 아직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으니까, 당연히 궁금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도 자신이 관리하는 마론인이 있다면서 나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도 했었다. 초면인 녀석은 경계하지만... 그 인간이 관리하는 마론인이라면 초면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그 인간과 우리 인간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아직 그 마론인이 준비가 덜 되었다면서 여기까지 오는 걸 고민하고 있다나 뭐라나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마론인이라도 처음 보는 마론인을 만나는 것은 다 똑같이 누구나 고민되는 일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고민한다기보단 일단 경계부터 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상태에서 또 며칠이 지나자, 아직도 그 마론인은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름이나 생김새 정도는 알 수 있었는데, 그 인간의 그림이 이번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름은 「글라시아」 라고 했던가. 그리고 생김새는 의외로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마음에 들었다. 

이런 녀석을 초면에 대놓고 칼날을 들이대며 경계하는 것도 그렇게 예의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 결론은 그 마론인이 오기만 하면 되는데, 오기는 할까- 하는 의문도 들고, 오겠지- 하는 약간의 기대감도 동시에 공존했다.


다행히도 꽤 빨리 그 만남의 날은 다가왔다. 그 날은 의외로 새벽까지 계속 잠들지 않고 깨어있었는데, 뭐랄까- 한밤중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나 할까. 

우리 보금자리를 관리하는 인간과 나, 나를 좋아하는 그 인간과 그 마론인, 그리고 그 이외의 처음 보는 존재들도 한 자리에 모여서 그림을 그리거나,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등 여러가지 일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한밤중인데도 다들 이렇게 찾아와주실 줄은 몰랐네요, 헤헤."

".우와 ㅇㅁㅇ, 정말 많네요...!"

"이참에 이렇게 모였는데 다들 즐겁게 놀아보자구요! 얏하-♪"


인간들은 인간들끼리 서로를 향해 인사를 나누고, 우리들은 우리들끼리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보는 존재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경계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경계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지만, 최대한 경계 자세를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다.


"샤른호르스트라고 합니다. 보통은 짧게 샤른이라고 부르시면 될 겁니다."

"아리아라고 해요, 후후."

"내 이름은 제니스! 박쥐라구- 히히!"

"아, 안녕하세요...! 글라시아입니다...!"

"....어-.... 안녕. 이 쪽은 엘레멘트."

"의외로 여기엔 마론인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게. 이렇게 한 번에 많은 마론인을 보는 건 처음이라 좀 신기하기도 하고."


여담이지만, 샤른호르스트와 아리아는 애인 사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서로 그림을 그리며 꽁냥거리는 모습이... 많이 부럽긴 하더라. 나는 애인이 생긴다고 해도 저렇게 해 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많이...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될 지 모르겠다. 

분명 어떤 기분이 마음 속에서 올라오긴 하는데 이걸 말로 설명하자니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제대로 설명하는 건지 파악할 수가 없다고나 할까.


그런 와중에 글라시아가 나를 보며 조금씩 호기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처음엔 그저 주변의 처음 보는 존재들을 보며 전부 다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유독 나에게만 더욱 많은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어, 무슨 일인데?..."

"그게... 친구라도 되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친구?"

"사실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엄청나게 멋있고 귀여운 마론인이라고..."

"아... 그랬구나. 친구라... 나쁘지 않지. 친구라는 게 생긴지 얼마 안 되어서 내가 잘 대해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조금씩 친구가 하나둘 생기는 건가. 처음에는 뭔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많이 생기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