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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일반

[조루루/타루루/토로로] C-DIVER -P- <1>

…갑자기 이 곳으로 불려진 이유는 딱히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그저 내가 왜 이 곳으로 불려와야 되는지에 대한 짜증만이 가득할 뿐. 하필 다른 녀석들도 아니고 왜 이 녀석들과 함께 있어야 되는거지? 그냥 날 혼자 내버려두긴 싫다는 건가? 내가 혼자 있는다고 무슨 말썽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이 녀석들보단 조용히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데도 이렇게 이 녀석들과 함께 있어야 된다니 정말 어이가 없군.


"잠시동안 잘 부탁드림다!"

"푸푸- 병장님이랑 같이 있어야 된다니, 재밌겠는데요-"

"…시끄러. 하, 내가 왜 여기 있어야 되는건지."

"사실 마음 속으론 재밌으신 거 아님까?"

"전혀. 난 너네들과 같이 있는 게 싫다."

"너무 그렇게 싫어하진 마시라구요-? 우리들이 그렇게 말썽만 부리는 녀석은 아니니까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그리고 너네들은 항상 말썽부리잖아."

"여기라면 좀 달라질지도요- 푸푸푸-"


역시 내 예상대로 마지막의 저 신병 녀석의 말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계속 둘이서 나를 괴롭히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저 녀석들의 눈에서 최대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녀석들의 눈을 피해 혼자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 정도. 어디든 좋으니까 저 녀석들 얼굴 좀 안 봤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 어느 공간의 입구를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위험한 도구라도 존재하는 듯 입구에 금지 표시가 되어있는 곳을 발견했다. 정작 금지 표시는 되어있지만 문을 열어보니 잠겨있진 않은 듯 바로 열렸다. 흠, 예상과는 다른 전개인데. 어쨌든 안으로 들어가보니 조금 신기한 기계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기계를 둘러보며 어디에 쓰는건지 생각을 해봐도 도무지 이 기계의 용도를 알 순 없었다.

2명이 들어가는 기계인 것 같은데, 작동 스위치를 켜자 일단 기계가 작동은 되는 것 같았다. 작동이 되면 뭐하나, 한 명이 없어서 이 기계를 실험해볼 수가 없는데. 계속 기계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이 안으로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뒤를 돌아보자 파란 상병 녀석이 기계를 보곤 놀라는 것이었다. 네 녀석도 본 적 없는 기계일테니, 놀라는 게 당연하겠지.


"도대체 이 기계는 어디 쓰는 것임까?"

"글쎄, 그건 모르겠다. 그나저나 여긴 왜 왔냐."

"심심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금지 표시가 있길래 들어와봤슴다."

"그러냐. 그럼 실험 좀 해보자."

"예? 무슨 실험 말하는검미까?"

"뭐긴, 이 기계 실험이지."

"저, 정말 괜찮겠슴까!?"

"싫으면 안 해도 된다만."

"잠시 바깥에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오겠슴다!"


파란 녀석이 바깥에서 정리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좀 더 이 기계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아, 여기 뭔가 설명같은 게 있다. 읽어보니 「고통받는 존재를 위한 고통탈출 기계」 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그 뒤에 「그러나 고통의 탈출에는 그만큼의 댓가가 존재할 것이다」 라는 의미심장한 문장이 추가로 적혀있긴 했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닥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작동이나 해 보자고.

파란 녀석이 마음의 정리를 하고 다시 되돌아왔다. 결심한 듯 자신이 먼저 기계에 들어가고, 그 다음으론 내가 기계에 들어가려는데 마침 노란 신병 녀석이 방 안으로 들어왔고 역시 기계를 보고 놀라면서 바로 조작해보려고 하는 것이었다. 호오, 마침 잘 왔네.


"푸푸- 이 기계, 엄청 재밌겠는걸요-."

"그럼 작동 좀 해봐라."

"저에게 맡겨보시죠-! 얼른 들어가세요-"

"이상한 짓은 하지 말고."


내가 안으로 들어가고, 노란 녀석은 바로 기계를 작동시켰다. 그러자 뭔가 이상한 검은 연기같은 것이 안에 가득차기 시작했고, 이 상태로 계속 몇 분동안 지속되었다. 무엇이 바뀌기라도 하는 걸까….

연기가 사라지고, 바깥으로 나오자 뭔가 기분이 새로워진 것 같다. 마치 이 곳을 즐기기 시작한 기분이 들었달까. 노란 녀석은 내 모습과 옆의 파란 녀석을 보곤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어… 저기…"

"흠, 무슨 일인지."

"상등병이… 굉장히 이상해 보이는데요…"

"음? 어디가 이상하다는 거ㄴ…"

"에에-? 저는 정상이지 말임다-."

"……좀 특이하긴 하군."


이 때까진 그냥 파란 녀석이 피곤하니까 그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저 안에 갇혀있는 채로 몇 분동안 답답하게 있어야 했으니까.

…아직까진 몰랐다. 저 기계의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 알게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