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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미하일 / 옵시디언]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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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아, 옵시디언님?"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데, 왜 계속 비를 맞고 있어- 감기 걸린다구?"

"이 정도로 감기 걸릴 정도는 아니기에 괜찮습니다."

"이 몸은 안 괜찮아!"

"정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이 몸은 걱정할거야!"


미하일에게 다가가 이 몸이 쓰던 우산을 미하일 쪽으로 살짝 걸치게 해서 두 명이 하나의 우산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미하일은 여전히 자신이 이런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는 듯 보였지만, 늘 그렇듯 친구라는 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게 친구니까!

그나저나 미하일의 표정이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다. 날씨가 이러니까, 미하일의 기분도 이렇게 흐릿해진 걸까?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원래 고민은, 서로 공유하면서 해결하는 거야.


"표정이 왜 그래?"

"...그게..."

"숨기지 말고 전부 이 몸에게 이야기하라구. 이런 거, 이 몸이 전문이잖아-?"

"그러니까... 말하자면..."

"응응-"

"제가 과연 옵시디언님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헤- 그런 고민은 언제 생긴거야?"

"옵시디언님이 저를 도와주실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생각?"

"...저는 옵시디언님에게 베푸는 것이 없는데, 옵시디언님은 계속해서 저를 도와주시니, 너무 제가 가만히 있는 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헤헤- 뭐야, 그게-♪"


미하일의 어깨에 날개를 올리며 싱긋 웃어보인다. 생각해보면, 미하일은 남들을 돕는 걸 주로 해온 녀석이니까, 이렇게 도움을 계속 받고 있으면 본인도 도움을 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워낙 안 맞아서 그럴 시간이 없었던 것이지.

그래서 미하일은 계속해서 그런 고민을 하게 된 것이고, 이제서야 이 몸에게 그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몸이 굉장히 잘못한 것 같지만, 왜 그걸 미하일이 잘못한 것처럼 포장하는지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다.


"미하일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몸에게 큰 도움이 되는걸."

"...그렇습니까...?"

"이 몸이 친구하자고 했을 때, 미하일이 받아주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이 몸에겐 의지가 되고, 힘이 되니까 말이야."

"정말로... 그런 겁니까...?"

"정말이라니까! 원래 친구라는 건, 서로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는 거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친구라는 것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다. 지금까지 미하일은 그저 형식적으로만 친구의 의미를 알고 있었고, 본인은 전혀 그런 쪽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테니까. 그런 고정된 생각을 깨부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래도 저번에는 이 몸과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싱긋 웃기도 했고, 자신의 창을 이 몸에게 보여주는 등 조금씩 친구에 대해 깨달아가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조금씩 노력한다면, 남들이 보는 그런 흔한 친구가 되어있을 거라고 믿는다구.


"이 몸이 자주 못 와서 정말 미안해. 그래도, 걱정하진 말라구. 보다시피, 항상 이 몸은 건강하니까!"

"원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다치고 상처가 생기는 것이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충고 고마워-♪"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몸도, 항상 미하일을 생각하고 있다구!"


친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지. 이 몸은 항상 친구들을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게 나름 장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