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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과거 옵시디언 / 현재 옵시디언 / 현재 미하일] p(ast) &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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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보이던 옵시디언님이 보이지 않기에, 조금은 주변을 더 둘러보며 옵시디언님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이 시간에 만나자고 약속도 했던지라,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더욱 의문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그렇게 큰길 위주로 돌아다니던 중, 조금은 어둑어둑한 골목길이 눈에 띄었습니다. 옵시디언님은, 빛보다 어둠을 더 좋아하시는 분이기에 이런 곳에서 정말 뜬금없이 많이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를 놀라게 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곳에 계속 숨어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골목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만...


아쉽게도 옵시디언님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어디로 가셨을까, 두리번거리고 있던 중 저 멀리 옵시디언님으로 추정되는 모습의 분이 홀로 계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길을 잃은 다른 존재일 수도 있으니, 먼저 다가가보기로 했습니다.


"길이라도 잃으셨습니까?"

"...아, 그건 아닌데..."

"....옵시디언님?"

"어, 제 이름을 어떻게 알고 계세요...?"

"...?"


제가 알고 있던 옵시디언님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확실히 옵시디언님이었습니다. 제가 알던 옵시디언님과의 차이점은, 팔이 날개였는데 지금 이 옵시디언님은 저희들처럼 평범한 팔을 가지고 있었고, 원래 눈이 서로 색깔이 반대였는데 지금 이 옵시디언님은 둘 다 빨간 배경에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뭐랄까, 제가 알던 옵시디언님의 옵시디언님 본인 기준 왼쪽 눈이 양쪽에 다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아, 이름은... 제가 이 곳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기에 알아두는 게 좋아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아아, 그렇군요... 그 쪽의 이름은... 어떻게 되나요?"

"미하일...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굉장히, 멋있으시네요..."

"...아, 아닙니다... 멋있지 않습니다..."

"거짓말... 멋있으신데요...!"


...제가 알던 옵시디언님에게서도 많이 듣는 말이었지만, 지금의 옵시디언님에게서도 이런 말을 들으니 여전히 많이 적응이 안 되긴 했습니다. 저는 그저 누군가를 지켜주는 일만을 할 뿐, 멋있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라서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옵시디언님은 과거에는 자기도 나름 평범한 모습이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는 건 지금의 이 옵시디언님은, 과거의 모습을 가진 옵시디언님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미하일님... 저기..."

"...?"

"혹시, 제 미래를 알고 계시나요...?"

"갑자기... 무슨 말이십니까...?"

"솔직히... 저는 미래에도 그렇게 특별할 것 같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마 지금의 옵시디언님은 제가 알던 옵시디언님을 모르는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을 전부 말해주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믿지 않을 것 같아서 적당히 희망을 줄 수 있는 쪽으로 이야기를 해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먼 미래의 옵시디언님은, 굉장히 듬직한 존재가 될 겁니다."

"저, 정말요...?"

"그렇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무기도 가지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감이 넘치는 그런 존재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어떻게 그런 무기를... 그리고 저, 엄청 소심한걸요..."

"미래라는 건 아무도 모르는 법입니다. 언제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말입니다."

"그렇군요... 고마워요, 미하일님...!"

"아, 아닙니다. 제가 해야 될 일을 한 것일 뿐..."

"맞다! 또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무엇입니까...?"

"저... 그게..."


옵시디언님은 조금 말을 더듬거리며 부끄러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꺼내지 못한 채 그저 불안한 듯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미하일님이 괜찮으시다면... 친구가 되고 싶어요...!"

"...친구, 말씀이십니까...?"

"네...! 내일도 이 곳에 올 테니까, 그 때도 여기에 있어주실래요...?"

"...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와아...♪ 저, 엄청 기뻐요...! 친구라는 게 생겨서..."

"저도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저에게 친구라는 것을 가르쳐 준 건, 다름아닌 옵시디언님이니까 말입니다. 그 말을 남긴 채, 옵시디언님은 자신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약속했던대로 옵시디언님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알고 있던 그 옵시디언님이지만 말입니다.


"여어- 미하일! 여기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아, 잠시 이 쪽에서 순찰을 하고 있었습니다."

"헤에, 그랬던 거구나? 사실 이 몸을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니고-?"

"...?"

"농담이야, 농담-♪ 그냥 우연히 만난 거, 맞지?"

"아, 맞습니다..."

"이 몸도 같이 순찰 도와줄게! 얼른 가자-♪"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옵시디언님의 예전 모습과 예전 성격은 그런 모습이었다는 것을, 잠시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