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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크림슨 / 옵시디언] Reap -the soul eater-




"하-이! 오랜만이네."

"오호, 도련님이 지금 시간엔 무슨 일로?"

"그냥, 이 몸이 바쁠 때가 있고, 안 바쁠 때가 있는데... 오늘은 안 바쁠 때라서!"

"하핫, 재미있군요. 그럴 때가 있으시다니."

"그러게. 이 몸도 예상 못했는데-♪"


굉장히 뜬금없는 시간대에 방문해서 조금 놀란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몸을 관찰하는 거에 흥미가 많은지 그렇게 싫어하진 않는 모습이었다. 하긴, 누군가가 같이 있어주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테니까 말이야.


"여전히 그 붉은 낫은 잘 가지고 다니시는군요."

"이거 없으면 허전하니까-"

"일종의 도련님의 상징이라고나 할까요?"

"아마도 그렇겠지? 히힛."

"그나저나, 그 낫에 대한 이야기도 나름 들어보고 싶단 말이죠. 그것도 희귀한 것일텐데."

"그래? 마침 잘 됐네. 이 낫에 대한 이야기가 꽤 없진 않거든. 정확히는..."

"정확히는?"

"이야기보단, 약간 전설에 가까운 내용이긴 하지만-"

"전설이라... 일단 들어보고 생각하죠."

"아마 이 몸 혼자서 길게 이야기하는 게 많아질거야. 미리 양해 부탁한다구-"

"도련님의 이야기, 오랜만에 듣는군요-♪"


《 흠흠, 그러니까 그 때로 한번 되돌아 가 보자고- 》




그러니까- 이 낫을 처음으로 받게 되었을 때, 그 주인으로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어. 그 중에서는 쓸모없는 내용도 많았지만, 꽤나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들도 많았지.

개인적으로 흥미를 끄는 내용들은 이런 것들이었어.


- 낫을 사용할 땐 최대한 누군가를 지킬 때에만 사용할 것.

- 낫의 이름은 '리프(Reap)' .

- 정확히 본 적은 없지만, 낫은 누군가를 벨 때마다 그 형체를 아예 없애버리고, 그 형체의 영혼을 흡수한다고 함.

- 어느 정도 영혼이 흡수되면, 그 영혼을 에너지로 삼아 인간의 형체로 드러날 것임.


"...에이, 어떻게 낫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요?"

"그저 전설 속으로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기도 하지."

"갑자기 낫이 뿅- 하고 이런 케론인의 모습으로 나온다고요? 전설은 역시 전설이구나-"

"그걸 실험해 볼 수 있는 게, 자네 아니겠나?"

"뭐, 그렇긴 하죠."

"...그 전설을, 밝혀 주겠나?"

"흠... 노력은 해 볼게요."




"...뭐, 그런 이야기가 있어."

"흥미롭긴 하군요. 희귀한 것도 있지만, 그 희귀한 것에 이런 특별한 전설까지 있으니."

"근데... 정말로 그렇게 되긴 할까- 싶네. 여전히."

"혹시 모르죠. 도련님이 그 낫을 가지고 다니면서 좀 특이한 일을 겪으셨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러고보니, 확실히 평범한 낫이랑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 해."

"어떤 부분에서...?"

"가끔씩 아무런 짓도 안 했는데, 낫이 혼자서 막 흔들리는 경우도 있고 말이야..."

"흠, 일종의 징조같은 것 아닐까요?"

"징조라-"


조금 깊게 생각해본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러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으려나."

"더 많은 영혼이 필요할 지도 모르죠. 지금도 이 낫으로 누군가를 베어버리거나, 그러고 있습니까?"

"당연하지. 의뢰 때문에 없진 않거든."

"...그렇다면 아마 도련님이 그 전설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실 수도 있겠네요."

"그럴...까? 이상한 기분이 없진 않으니..."

"한 번 노력해보시죠. 도련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래야겠네. 고마워-♪"


이 낫에 대한 전설을, 이 몸이 직접 풀어볼까.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무엇인가?"

"만약 그렇게 낫이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치고, 그 모습을 만나게 되면 생기는 부작용같은 건 있나요?"

"그런 건 없다네. 오히려 더 편해지겠지."

"네?"

"항상 낫을 들고 다니다가, 그 낫이 직접 움직이면서 자네를 도와준다고 생각해 보게나."

"...흠, 나쁘진 않겠네요. 그렇지만, 낫은 베어야 되는데...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면 베어버릴 수 없잖아요."

"물론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는 나타나지 않겠지. 자네처럼 말일세."

"제 팔이 날개로 된 것처럼... 말인가요?"

"그렇지. 그 인간의 모습도, 조금은 다를 것일세."

"재미있긴 하겠네요. 어떤 특이한 케론인을 만날지."

"어떤가? 조금 흥미가 생기나?"

"네, 뭐... 나름대로요. 그나저나, 이 낫 말고 다른 낫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두 낫 중 하나라도 그 조건을 만족한다면, 자연적으로 다른 낫도 똑같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네. 서로의 영혼을 공유한다고나 할까."

"...호오."

"그럼, 리프를 잘 부탁하네."

"저에게 맡기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