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이 도시. 소문에 의하면 예전부터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도시에 대한 지도를 펴 보니 굉장히 넓어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어쩌면, 이 곳의 수도같은 곳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잠시 비를 피해 한 건물로 들어간다. 그 건물에 있는 조그만 벤치에 앉아 지도를 확인하며 어디로 가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지, 루트를 짜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짤 필요없이 하나하나 다 돌아보는 게 진정한 모험가이긴 하겠지만, 워낙 할 일이 없으니 짜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다.
건물 유리를 통해 보이는 바깥은 여전히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어쩐지 그 빗줄기들이 내가 있는 곳을 향해 내려와서는 창문을 통해 노크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쉽지만, 건물 안까지 들어왔는데 비에 젖어버리긴 싫어서 말이야-.
이 건물 안에서도 꽤 많은 층이 있고, 그 층에 따라 다양한 방이 있는 것 같은데... 하나하나 다 열어보자니 잠겨있는 곳도 있어서... 그저 층 하나하나만 넓게 훑어보기로 한다. 그러다 조금 흥미로운 층이 있으면 그 곳부터 먼저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으로.
맨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층을 다 확인해봤지만, 크게 흥미로운 건 없었다. 다들 사라지면서 문단속 하나는 제대로 하고 갔구만. 쓸데없이 말이지... 물론 아예 흥미로운 게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막상 뜯어보니 흥미롭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던 것도 있겠다.
그렇게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벤치로 내려오는데, 저 멀리 누군가가 웅크려있는 모습을 보았다. 분명 이 곳은 모두가 다 떠나서 아무도 없을 텐데...? 조심스럽게 다가가 어떤 존재인지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는데, 무언가 강아지의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듯한 오묘한 모습이었다. 신기한 마음에 웅크린 몸에 슬쩍 날개를 건드려보는데...
날개를 건들자마자 그 웅크린 존재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나를 보곤 경계하며 날카로운 손톱으로 나를 할퀴어버렸다. 다행히 순간적으로 피하긴 했지만, 손 부분은 손톱을 피하지 못해서 그만 상처가 생겨버린다.
"...오지 마라..."
"...널 해치려고 온 게 아냐..."
"...누구냐...?"
"그저 이 곳을 지나가던 모험가일 뿐..."
"모험가...?"
"이곳저곳 여행하며 어떤 일 때문에 이 곳에 있는 모든 존재가 사라졌는지, 탐험하러 왔어."
"..."
아까 전보다 경계는 조금 약해졌지만, 여전히 날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런 곳에는 언제부터 와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혼자 있으면 위험할 거다."
"..."
"그럼... 수고하라고."
말을 끝마치자마자 자신이 지도를 보며 생각해둔 길로 조금씩 걸어가려고 뒤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뒤에서 따라오는 것이 느껴지더니 곧 날 붙잡는 것이 느껴졌다.
"...뭐야?"
"가지 마라..."
"..."
"혼자는 싫다..."
"외로움을 느끼긴 하나보군..."
사실 본인에게도 이런 존재가 있으면 나쁠 건 없었다. 본인도 혼자 다니는 게 심심할 때가 있고, 이렇게 누군가가 있을 때 듬직한 느낌도 꽤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쉬었다가 가지."
"...! 플루토, 받아주나...?"
"네 이름은 플루토인 것 같네. 나는 옵시디언이다."
"옵시디언... 반갑다..."
"그래, 잘 지내보자고- 플루토."
처음에 왔을 때 앉았던 벤치에 다시 앉는다. 이번에는 플루토와 함께. 플루토는 의자에 처음 앉는 것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앉는 것인지 처음에는 조금 불편해하다가 곧 적응한 듯 내 곁에 꼭 붙어 앉았다.
누군가의 체온... 마침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 느끼고 있으니 꽤 기분이 좋았다. 조금 더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서 플루토의 손을 잡는다. 플루토는 처음엔 조금 낯설어하는 모습이었지만, 곧 나의 따뜻함이 느껴지는지 나에게 완전히 기대어서는 눈을 감는 모습이었다.
"따뜻해서 좋다..."
"...나도, 꽤 좋군..."
"더 붙어있고 싶다..."
"잠시 여기서 좀 오래 있다가 가자고. 어차피 바깥에는 비가 오니까, 조금 약해질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렇게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감으며 바깥에서 내리는 비의 소리를 조용히 감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감상하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이 커지는 빗소리처럼 더욱 더 커지는 느낌도 들었다.
"플루토."
"...옵시디언..."
"내 모험의 동반자가 되어 주겠나?"
"동반자가 되고 싶다...!"
"혼자 모험하는 건,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혼자 외롭게 있는 건... 싫다..."
"플루토, 네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
"열심히 움직이겠다!"
다시금 지도를 펴서 어디로 갈지 확인해보는 모습이다. 플루토는 지도를 보더니 무언가 알고 있는 게 있는 듯 이곳저곳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부분을 가리키면서 나에게 말을 꺼냈다.
"이 곳, 위험하다."
"...가본 적 있는 곳인가?"
"그렇다. 위험한 생명체 많다. 감염되어 있다."
"...감염?"
"이상한 모양의 생명체가 있었다."
"그렇군..."
만약 이런 정보없이 갔었다면, 아마 온몸이 너덜너덜한 채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그런 상태에서 비까지 맞는다고 생각하니... 으, 끔찍하군.
"이 쪽은, 어떻지?"
"가본 적 없다. 하지만 근처는 안전했다."
"그럼, 일단 그 근처까지 간 뒤에, 이 곳을 확인해보자고."
"좋은 생각이다...!"
"이제, 출발해 볼까?"
"플루토, 앞장선다!"
"그러고보니, 플루토는 길을 알고 있지. 잘 안내해달라고-"
방금 처음 만난 동반자, 플루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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