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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플루토 / 옵시디언] Eden -TISTORY revision ver.-




...? 어디선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강아지 소리와 비슷한 그런 소리였는데, 이 주변에 강아지가 있는 건가...? 누군가가 강아지를 이런 곳에다가 버리고 갔을리는 없을텐데... 일단은 이 소리가 어디에서 들리는 지 알아야 될 것 같다.

다른 녀석들이었다면 이런 이상한 소리를 듣곤 무서워서 도망쳤겠지만... 이 몸은 오히려 이런 것에 더욱 흥미를 가지니까, 이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기도 했다. 어차피 그런 물체들이 이 몸을 다치게 할 수도 없으니까 말이지. 왜냐? 이 몸이 충분히 강하기도 하고, 이 몸의 치유력도 나름대로 빠른 편이니까.


그렇게 소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는데, 어째 길이 더 음침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 빛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는 것 같은데, 이 울음소리의 정체는 일단 그렇게 밝은 걸 좋아하지 않는 녀석인건가- 싶다.

그래도 다행인 점이라면 이 길을 계속 따라가니 소리가 더욱 커진다는 점이었다. 즉, 길은 제대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었으니 그건 그거대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모르니 낫을 들고 가기로 한다.


그렇게 더 안으로 들어가자, 무언가 케르베로스같은 것의 머리가 하나 보이는 것이었다. 이런 곳에 케르베로스가 왜 있는 걸까... 그리고 이 케르베로스의 소리가 아니라 분명 다른 소리였는데, 그 소리의 정체를 정작 찾지 못했다. 아무래도 더 깊게 들어가야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당당하게 더 깊게 들어갔다! 그러자 케르베로스와 같이 교감하고 있는 어떤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이 몸을 보자마자 바로 경계태세를 취하며 그르릉거리기 시작했다.


...뭐, 지금 이 몸의 꼴을 생각하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겠지만.


"...저기, 이 몸은 딱히 네 녀석을 해칠 생각이 없거든."

"...누구다...?"

"일단 진정하고... 이 몸이 좀 무섭게 생기긴 했어도, 마음은 착하거든...?"

"...가까이 오지 마라..."

"역시 이야기는 좀 무리인가...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게 필요한데..."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일단은 온갖 부분을 다 뒤적거려 보았다. 그러자 우연히 가지고 있는 육포같은 게 있었는데... 이걸 왜 가지고 있었지? 어쨌든 지금은 이게 제일 필요할 것 같다. 뭐든지... 저질러보고 결정하는 거야.


"...이거, 먹을래...?"


육포를 슬쩍 건네자, 녀석은 바로 꼬리를 흔들며 먹고 싶다는 듯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다. 뭐- 많이 먹으라구...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말이야. 가지고 있던 육포를 건넨다.


"원한다, 맛있다. 고기..."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먹고 싶으면 말해 보라구-♪"

"...♪"

"많이 배고팠나보네."

"배고프다, 계속 먹고싶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고생 많았나보네."

"..."


이 녀석에 대해 알고 있는 녀석도 아마 없을 것 같지만, 확실한 건 꽤나 고생했을 것 같다는 점. 일단 허겁지겁 먹는 것도 그렇고, 멀리서 온 듯 숨을 헐떡이는 모습도 살짝 본 것 같았고... 어디서 온 걸까? 꽤 먼 곳에서 온 걸까? 모습을 보면 실험체같은 느낌도 드는데, 어디선가 도망쳐서 이 곳으로 탈출하게 된 걸까...?

그렇다고 직접 이야기를 하게 하자니, 이 녀석에게 트라우마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니까 무작정 꺼내기도 힘들고, 지금까지 간략하게 이야기한 걸 다시 생각해보면 제대로 자신의 과거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니, 지금은 일단 이 몸이 나쁜 녀석이 아니라는 걸 이 녀석의 기억에 심어주는 게 우선일 것 같다.


그렇게 육포를 먹던 중, 이 몸을 보곤 궁금한 듯 물어보는 모습을 보였다.


"궁금하다."

"어떤 것이?"

"...새는 나쁘다? 착하다?"

"흠- 글쎄. 완전 착한 것도 아니고, 완전 나쁜 것도 아니고."

"...?"

"일단 확실한 건,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 이 몸이 나서서 너를 구해줄 수는 있어."

"...착하다?"

"그래, 뭐- 일단은 착하다고 알아줘."


그렇게 이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자, 녀석은 조금 경계심이 풀렸는지 그저 이 몸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니, 아까 이 몸을 '새' 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이름 정도는 가르쳐줘도 괜찮겠지?


"아, 그리고 이 몸의 이름은 옵시디언. 그냥 '검은 새' 라고 불러도 상관은 없어."

"...옵시디언... 검은새..."

"네 이름은 무엇인지 궁금한데."

"..."

"보아하니 정해진 이름이 없는 것 같군. 애칭같은 건?"

"......"

"애칭도 정해진 게 없는건가..."


확실히, 어딘가에서 탈출한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자신의 이름도 모른 채 그저 누군가에게 이용당했을 그런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실험체라면, 흔하디 흔한 일일 테니까.


"...그러면, 이 몸이 애칭을 지어줘도 될까?"

"...?"

"「플루토」 라던가, 말이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플루토..."


이 몸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은 갸웃거리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하늘에서 무언가 빗방울같은 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 이런... 갑자기 비가 내리나. 항상 어딘가에 가지고 있던 우산을 꺼내 펼쳐들었다. 그러곤 원래 가던 길을 가려는 순간... 이 녀석의 시선이 조금 느껴졌다.


"...우산은?"

"..."

"우산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할까- 싶은 마음에, 일단은 우산을 같이 씌워준다. 어차피 이 몸에 대한 경계심은 많이 가라앉았으니 이렇게 가까이 가도 이 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려고 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일단, 비 계속 맞고 있으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

"...!"

"다행히 그렇게 경계하지는 않는 모습이네."

"..."


경계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이 몸과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지, 아니면 말하는 것 자체에 미숙한 것인지 크게 말이 없었다. 아마 이 몸 생각으로는... 둘 다인 것 같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 조금씩 알아가면 되는 것이니까.


"잠시 비라도 피해야겠는데-... 만약 이 몸 없을 때 이렇게 비 맞고 있으면 안 된다?"

"괜찮다."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엔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이 몸도 예전엔 좀 고생했으니까. 지금은 상관없다만은..."

"신기하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노력 끝에 얻은 면역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비를 피할 장소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마땅히 좋은 장소가 없어서 그냥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이 녀석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가 오는 날은 나름대로 분위기도 좋고 하니까, 가만히 있기엔 아쉽지. 그리고 이 녀석 산책하는 느낌도 좀 주고 싶었고.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해?"

"...?"

"헤- 딱히 그런 것까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네. 그냥 바깥이면 좋은 걸까-"

"......♪"

"언제까지 여기 있을거야? 이 몸은 그냥 둘러보다가 온 건데."

"..."

"너도 아직 계획같은 건 없는 거구나?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뿐이지만-"


그래서 조금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그럼, 이참에 이 몸이랑 같이 지내자!"

"...정말이다?"

"물론이지. 혼자서는 심심하니까-♪"

"좋다...!"

"같이 놀자구, 플루토-♪"


혼자보단 둘이 좋지! 게다가 이렇게 좋은 마음씨를 가진, 플루토와 함께라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