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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플루토 / 옵시디언] 180616







누구든 상관없이 항상 즐거운 일만 겪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즐거운 일들만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게 안타깝다.


나도 어떻게 보면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억지로라도 좋아보이려고 노력하는 존재이니까.


싱글벙글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따라 플루토가 조금 묘해보인다. 

늘 내가 돌아오면 먼저 다가와서 반겨주곤 했는데, 오늘은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며... 그런 추측을 해보곤 한다.


내가 보일 때마다 달려와서는 나를 껴안아주고, 나에게 그루밍을 해주고, 나를 핥아주고... 그런 귀여운 모습 사이에 숨어있던 자신만의 고민이 있었겠지.


조심스럽게 뒤로 다가가 살며시 백허그를 해 준다.

그러자 플루토는 내 날개 부분에 손을 올리곤 살짝 들어올리더니 천천히 그루밍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옵시디언...”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



그저 말없이 계속해서 나에게 그루밍을 하는 플루토.

사실 이해가 되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고민을 쉽게 털어놓는 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나도 가끔씩 고민이 있을 때 이걸 굳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해결될 일일텐데? 라는 느낌이 종종 들 때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막 캐물으려고 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저 기분이 다시 좋아지길 바라면서 곁에 있어주는 것만을 반복할 뿐.



"굳이 말 안해도 되니까- 잠시 이렇게 있자구-"

"...고맙다..."

"고맙긴 무슨- 플루토는 항상 나에게 도움을 주는데, 나도 플루토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조금 더 강하게 플루토를 끌어당기듯 껴안아준다. 그리고 얼굴을 플루토의 어깨 부분에 대며 서로의 볼이 맞닿게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조금씩 얼굴을 부빗거리며 싱긋 웃어보였다.



"기분 푸는데엔 먹는 게 최고인데-"

"...♪"

"조금 챙겨올까?"

"이렇게 있는 것도 좋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먼저 껴안아주는 것도 꽤나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껴안아주려고 할 때마다 플루토가 먼저 껴안고 그루밍을 해 주니까 어떤 의미로는 타이밍을 못 잡았다고 말 할수도 있겠지? 헤헤-♪



"이렇게 껴안을 때마다 느끼는 게 있어."

"무엇인가?"

"플루토는... 엄청나게 따뜻하다는 거...♪"

"옵시디언도 따뜻하다♪"



나는 뭐... 깃털같은 게 있으니까 그렇다쳐도 플루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따뜻했다.

나보다 덩치가 크니까, 그런 느낌에서 풍기는 따뜻함과 안락함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부터 덩치 큰 듬직한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친구가 아닌 애인이 생길 거라곤 누가 예상하기라도 했을까.



"나 말이지- 플루토가 곁에 있기 시작한 이후로 엄청나게 행복해진 것 같아."

"플루토도 비슷하다."

"하긴, 플루토도 혼자서 엄청 마음고생 많이 했겠지...?"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계속 옆에 있어주고 싶었었지. 그리고 지금은 그 소원이 무사히 잘 이루어진 것 같고.

그래서 그럴까, 마땅히 큰 소원이랄 게 없었다. 그저 플루토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싶은 마음 뿐.



"항상 하고싶은 말이 있었는데..."

"...?"

"사실... 별 건 아니지만 말이야..."



얼굴이 더욱 가까이 맞대며 볼을 부빗거린다. 그러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 애인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볼을 부빗거려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내 얼굴이 뜨거워지고 있어서인지 화끈한 느낌이 들었다.

플루토는 싱긋 웃으며 내 말에 맞받아주었다.



"플루토 찾아줘서 고맙다."

"나, 정말로 영원히 플루토 곁에 있어줄게...!"

"플루토도 옵시디언 곁에 영원히 있는다!"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볼을 부빗거리다가 플루토의 볼을 핥아준다.

마치 플루토가 나에게 해 주었던 것처럼. 플루토도 기분이 조금은 좋아진 듯 보였다.



"이렇게 항상 고민이 많아보일 때마다, 껴안아줄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편해진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그런 까마귀가 되고 싶다. 조금씩 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