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형씨-”
“흠, 오늘은 전투병기 시절 성격이군.”
“워낙 갇혀있으니 답답해서 몸 좀 빌렸지-”
“언제봐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이구려, 그대는.”
“그런가? 뭐어- 복잡하긴 하지!”
딱히 권하고 싶지는 않다. 이해하려고 깊게 파고들수록 머리만 더 아파지지 않을까. 그래도 괜찮다면 뭐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마스터를 보고 있자니- 마스터에 대해 문득 과거에 조금 들었던 게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마스터는 피 먹는다며."
"...그렇기는 하다만, 그대의 피는 먹지 않을 것이오."
"엥? 나는 피 주겠다고 한 적 없는데?"
"그러면 그냥 문득 떠올라서 물어본 것이오...?"
"응. 정말 그냥 묻고 싶어서."
"뭐, 그렇다면 다행이구려..."
크크, 잘 먹혀들어가고 있는걸. 이렇게 흘러가야 제맛이지.
뭐어- 크게 목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준비한 선물이 있거든.
"그런 의미에서 마스터 형씨를 위해 준비한 게 있지-"
"...무엇인가?"
피가 잔뜩 들어있는 팩들을 무더기로 꺼내보였다.
그리고 그런 팩들을 보며 동시에 조금 놀라면서도 당황한 듯한 마스터의 표정이 참 일품이었지-♪
"이런 것들을... 어디서 구했는가?"
"나름대로 나도 알고 있는 녀석들이 좀 있긴 하니까- 부탁 좀 했지!"
"고맙네. 사실 그대가 챙겨주지 않아도 따로 받아서 챙기긴 한다만 말일세."
"엥? 정말? 그건 말 안 해줬잖아!"
"후후, 그렇소. 따로 말해준 적은 없었네."
그래도 고마운 건 사실인지 팩을 받아서는 하나씩 빨아먹는 마스터의 모습이 흐뭇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틈을 타서 나도 하나 뜯어먹...
"...그대는 왜 먹는가?"
"에? 먹으면 안 되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대가 피를 먹는 건 본 적이 없었으니..."
"한번쯤 호기심 삼아 마셔보는 건 괜찮잖아-?"
"그래도 그대는 좋은 걸 먹어야 되지 않겠나..."
"기계인데 안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니 괜찮아!"
"...피를 먹어서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생각해두지 않는 건가?"
"그렇게 쉽게 감염될 신체도 아니니까-"
나름대로 과거의 관리자 녀석들의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진 몸이라구- 그렇게 쉽게 감염되고 망가지고 그러면 그 녀석들의 작품이 아니지.
전투병기라는 것에서부터 이미 튼튼한 몸이 증명된 셈이고 말이야. 물론 뭐, 자주 정비받기는 했지만.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피를 잔뜩 먹으려면 나쁜 행동을 많이 해야 될 텐데, 그래도 괜찮은거야?"
"흠, 그대에겐 내가 착하게 보이는가?"
"그럼. 나를 받아줬잖아."
"..."
마스터는 꽤나 곰곰히 바라보면서 동시에 꽤 신중하게 말을 이어나갔지.
"가끔씩 이렇게 피를 보충해야 될 경우가 있는데, 일종의 계약을 통해 보충해나가고 있다네."
"아하- 그러면 그 피는 어디서 받는건데?"
"흠, 어떤 미믹- 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통해 받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
"신기하네. 마스터에게 그런 것도 있고."
뭐랄까, 내가 이렇게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마스터에게도 숨겨져있는 다른 무언가가 참 많은 것 같아.
"그래도 피만 먹는 것보단 가끔씩 완전히 살아있는 무언가를 잡아먹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들겠어-?"
"그렇다고 괜히 혼란을 만들고 싶지는 않네."
"헤- 이것 보라니까! 이러니 마스터는 착하다고 내가 그러는거야-♪"
"...그렇소?"
"마음이 나쁜 사람은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쓴다구. 그냥 혼란이 생기든 말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한단 말이야."
"푸흐, 마치 자주 보아왔던 것처럼 말하는구려."
"옛날에 많이 봤지! 말썽꾸러기가 한둘이 아니라니깐-"
마스터는 '말썽꾸러기가 한둘이 아니다' 라는 말을 듣고는 푸흣, 웃었다.
"그런 말썽꾸러기에 그대도 포함된다는 걸 알고 있는가?"
"엥? 정말!? 마스터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거야!?"
"푸흐, 그러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더더욱 장난끼 넘치는 기계가 되어야겠는데! 어차피 그렇게 보였다면 더욱 더 심화되는 모습을 보여줄테다!"
"너무 귀찮게 하진 말게나. 혼란스러워지면 복잡해질 테니."
"알았어- 마스터- 마스터가 명령하는 대로 다 잘 들어먹는 기계이니깐-♪"
그럼그럼, 나만큼 마스터 말 잘 듣는 기계 본 적 있어?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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