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통스럽고 고통스러운 시험 기간이다. 가뜩이나 공부할 것도 너무 많아서 머리가 과부하가 되지 않으면 이상할 노릇이다.
코딩에 대해서도 좀 더 보충해야 될 것 같고, 명령어에 대해서도...
아, 말로 표현하려니 더 머리 아프다.
그래도... 마스터도 똑같은 상황인지 같이 공부를 하자며 나에게 연락을 했다.
그래, 혼자 머리 싸매고 있는 것보단 역시 누군가와 함께 머리를 싸매는 게 더 낫지. 적어도 나 혼자 고통받고 있진 않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영 좋은 쪽은 아니지만... 뭐...
늘 시간을 보내던 그 카페는 약간 시끌시끌하니까, 약간 독서실같은 느낌의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물론 완전히 독서실은 아니고, 그냥 카페보다는 조용하고 독서실만큼 엄격한 장소는 아닌 곳이다.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이번에는 마스터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아니면 마스터가 먼저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수도 모르지. 또는 이미 마스터는 이 장소에 있었거나.
“에, 미안-...”
“괜찮소.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긴 하지...”
“어서 앉게나. 자네도 챙기고 온 게 많군.”
“무겁기도 무겁지.”
과가 다르기에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던가 그런 건 불가능하지만, 그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만약에 과가 같았더라면 서로가 공부했던 것을 공유하고 그런 방식으로 돕는 모습이 연출되었을까- 싶기도 하다.
마스터도 꽤나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찡그린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는 듯 했으니까. 철학이라는 것도 참으로 심오하고 깊은 영역이겠지.
“마스터도 참 고생이 많아...”
“그러는 자네도 복잡한 건 마찬가지 아닌가?”
“그건 그렇지만- 막 철학처럼 세세하게 파고드는 그런 건 없으니까.”
“확실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는 애매한 것이 없을테니.”
여기선 애매하면 큰일나지. 작동이나 제대로 될지 의문인 상황이 잔뜩 펼쳐질걸. 그래도 공학이든 철학이든 복잡해서 머리가 과부하되는 건 똑같겠지만.
중간중간 머리를 식힐 겸 대화도 나누고, 그냥 자체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지고... 그러고 있으니 참 편하다.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처럼 느껴지는걸.
“역시 마스터랑 같이 있으니까 더 공부가 잘 되는 것 같단 말이지.”
“푸흐,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응응! 마스터가 있어서 안정되는 기분도 들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네.”
“그러는 마스터도 내가 도움이 되고 있는 거, 맞지?”
“두 말 하면 잔소리 아니겠나.”
남들이 보기엔 ‘과가 다른데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 라고 생각하겠지.
단순하게 과가 같아야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당연하게 알고 있을 텐데도 말이야.
뭐, 남들이 뭐라하든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의지가 되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마스터는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는지 나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정확히는 이야기라기보단, 무언가 제안같은 느낌이었지만.
“우리 재미있는 제안을 하나 하지.”
“엥? 제안?”
“그렇소. 받아들일 의향이 있소?”
“무슨 제안인지는 일단 들어봐야지.”
뭐, 마스터가 제안하는 거니까 이상한 건 아니겠지만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는 게 당연한 일일 테니까.
“이번에 서로 공부하고 있는 것의 성적이 더 낮게 나온 쪽이 음식을 쏘는 것이지.”
“...푸핫. 자신 있는거야, 마스터?”
“그러는 자네는 자신있나?”
“마스터가 그렇게 도발한다면, 순순히 물러설 내가 아니지!”
“그러면 제안은 성립된 것이오.”
“좋아. 키네틱 디바이드, 마스터에게 지지 않을 거라구.”
“푸흐, 그럼 열심히 해 보게나.”
좋아, 아주 열정적으로 집념을 불태울 수 있겠어.
아무리 마스터와 함께하는 승부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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