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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옵시플루] 190208






Thanks for the memory that doesn’t fade in my heart.

「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기억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형, 잠시 시간 될까요-?”

“그럼. 물론... 어라, 형이라고 부르길래 옵시디언인 줄 알았는데...”

“이히히- 이 어둠의 등장이라구요-”



옵시디언에게서 종종 ‘우리 형 중 한 명은 군인이라서 말이야-’ 라며 이야기를 들었던 인물, 쿠라야미. 이렇게 쿠라야미와 단 둘이서 있는 건 처음이었지.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옵시디언과 비슷한 느낌을 꽤나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그 형에 그 동생이라는 말을 옵시디언과 산책을 하며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인 걸까?



“그런데 형이라고 안 부르다가 갑자기 부르니까 이상한걸...”

“히, 저도 예의는 챙기는 어둠이니까요.”

“상급자에게 쓰는 말투처럼 느껴져.”

“맞아요- 저도 나름 간부지만, 저보다 더 높은 간부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간부에게 쓰는 말투를 나에게 할 필요까진...”

“에헤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죠. 왜냐면 그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니까요.”



쿠라야미는 싱긋 웃었다. 웃는 모습이 정말 옵시디언을 닮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웃을 때는 눈을 감으며 웃을 때도 종종 있다보니, 눈을 감으며 웃는 쿠라야미의 모습은 정말로 완벽히 옵시디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렇게 행복으로 가득 찬 옵시디언의 모습은 예전엔 보기 힘들었거든요. 근데 형을 만나고, 보세요. 저렇게 활기찬 모습이잖아요-?”

“앗, 정말...?”

“지금의 옵시디언을 만든 건, 형의 도움이 크죠.”

“그렇게 많은 영향을 끼친거야...?”



그렇게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쿠라야미가 그렇게 말하니 내가 많은 도움이 되고, 영향이 되었구나.

옵시디언과 제일 가까운 존재가 그렇게 말하니 그건 분명한 사실이겠지.



“옵시디언이 형을 만나고, 그 이후에 잠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들어보실래요?”

“응, 어떤 말을 했는지 듣고 싶어.”

“헤- 잠시만요. 그 때의 기억을 되새기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겠는걸요-”



그리고 시작되는 쿠라야미의 이야기.




“형.”

“오랜만이네! 플루토 친구는?”

“돌아가는 길에 잠시 형 만나러 온 거라서 괜찮아- 늦게 갈 것 같다고 얘기도 해 뒀고!”

“애인 그렇게 함부로 혼자 두면 위험한 거 아냐-?”

“플루토도 그만큼 숨겨진 힘이 있으니까 괜찮아- 히히!”

“하긴! 플루토 친구, 원래는 전투 목적이었다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곤 해도 막상 플루토가 다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

“정말 네 마음 속에 플루토 친구가 가득 들어가 있구나- 그치?”



옵시디언은 항상 형 생각으로 가득했던 것 있죠- 물론 여기서의 형은 제가 아니라 플루토 형을 말하는 것이라는 거, 알고 있지요-?



“생각해보면 그 때의 너는- 뭐랄까, 참 마이웨이였던 것 같더라.”

“하긴, 형들 냅두고 다른 도시같은 곳을 가게 될 것이라곤 형들도 예상 못했을걸?”

“그래도 너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해야될 지 우리들이 바빠서 찾아다니진 못했지.”

“그렇긴 하네-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참 기적 아냐?”

“기적이고도 남지. 소식도 모르고 그렇게 시간 보내다가 만난 거니까.”



옵시디언이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어떤 도시로 갔을 때가- 아마 2016년이었나? 그랬었을 거예요. 물론 정말로 우리들도 바빠서 ‘잘 지내고 있겠지.’ 라고 생각만 했던 건 잘못이긴 하지만요.

...아니면 그걸 노려서 옵시디언이 그 도시로 찾아간 건가? 그것도 조금 가능성이 있는데. 거기까진 옵시디언이 세부적으로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혼자 모험해서 좋은 애인도 만나고... 어쩌면 위험한 것들로 가득할지도 몰랐던 모험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건 맞긴 하네요. 용기내서 플루토 형에게 먼저 다가가고, 참 기특하기도 하고 말이죠. 에헤헤.

그러다가 옵시디언에게 대략 1년 9개월쯤 되는 의뢰를 수행하라는 케론군의 연락이 오고... 저도 케론군이긴 하지만 아쉽게도 옵시디언과 연관된 쪽은 아니었던지라, 만약에 연관되었다면 플루토 형에게 좀 더 많은 소식을 알려드릴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쉽죠.



그렇게 아-주 먼 훗날에 다시 만나고 가끔씩 옵시디언과 다시 만나면서 종종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는데, 하루는 옵시디언이 잠시 자리를 비웠던 날이 있었지요. 무언가 사러 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말이죠. 아무래도 까먹고 못 샀던 것 같던데, 그래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정작 그 것이 무엇이었는진 지금도 모르지만.


옵시디언이 자주 무언가를 붙이는 데에 사용하는 벽이 있었는데, 약간 특이한 분위기의 그림에 어떤 인상깊은 문구를 적어놓은 게 하나 있었죠.






딱히 누구를 생각하며 만들었을지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옵시디언의 마음 속에 깊게 들어갔을 존재가 누구인지는 바로 생각해낼 수 있잖아요? 히, 누구겠어요? 지금 제 눈 앞에 있네요.

물론 옵시디언이 저희들을 싫어한다던지 그런 건 아니었지만, 저런 문구가 적혀있는 그림을 벽에 붙여놓은 건 플루토 형을 만난 그 이후의 일이거든요. 그렇다는 건, 당연히 저 그림은 플루토 형을 떠올리며 만든 거겠죠.




“아, 그 그림 얘기가 나온 겸- 플루토 형에게 직접 드리고 싶네요.”

“에? 가지고 있는거야...?”

“그럼요. 사실 옵시디언 몰래 챙겨왔다는 거에 더 가깝겠지만요!”

“그래도 괜찮은 거야? 옵시디언이 찾았을 텐데...”

“에- 글쎄요. 몇 달이 지났는데도 모르던데-”

“...그래?”

“일단은 이거, 받아주시죠!”



그 문구가 적혀있는 그림을 받았다. 확실히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아서, 어딘가에 붙여놓고 보고 싶을 때 보기에 적당해 보였다. 지금 이 공간에서 이걸 붙일만한 공간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도 나름대로 넓으니까 이거 하나 정도 붙혀둘 공간은 있을 것이다.



“아마 이거 보여주면, 그때서야 이게 없었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크히히...”

“그럴려나...?”

“제가 이런 쪽으론 이미 다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하긴, 옵시디언의 장난끼는 쿠라야미에게서 닮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은 부분이 한두곳 수준이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는 건... 쿠라야미의 장난은 아직 더 한참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 되겠지. 또 그렇다는 것은... 옵시디언도 아직 숨기고 있는 장난끼가 있다는 것이고.

아, 굳이 이렇게 깊게 파고들 필요는 없겠지. 장난치는 걸 내가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가끔은 내가 먼저 장난을 걸기도 했지.



“옵시디언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건 맞지만, 이 정도였을줄은...”

“아직 옵시디언이 겉으로 표현 못 한 것들이 많이 남아있을테니, 좀 더 옵시디언의 장난같은 것들을 많이 받아주세요-”

“후후, 그런가? 좀 더 받아주면, 더 많이 표현할려나?”

“분명 그럴걸요- 옵시디언 걔, 은근히 숨기고 있는 게 많거든요.”

“정말? 항상 솔직한 것 같은데...”

“솔직하죠. 제 말은- 아직 표현을 못해서, 그래서 좋은 의미로 숨기고 있다는 게 많다는 뜻이었거든요!”

“아하, 그런 거구나.”



얼마나 많이 남아있을까? 옵시디언이 표현하지 못한, 좋아한다는 표현들이 말이야. 그렇게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많이 남아있다니, 옵시디언은 얼마나 많은 표현들을 생각해 두고 있는걸까? 내심... 많이 궁금해졌다.

쿠라야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곧 다시 웃으며 말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플루토 형. 우리 옵시디언을 잘 지켜줘서.”

“뭘 이런 걸로... 당연한 일인걸.”

“앞으로도 이렇게 플루토 형에게 부탁하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저희들이 느긋한 존재들은 아니다보니...”

“너무 걱정만 쌓지 말고, 나에게 맡겨 줘.”

“크크, 그래요- 플루토 형, 늘 그래왔듯 잘 부탁드리지 말입니다-?”



아마 마지막에 꺼냈던 저 말투가, 평상시의 존댓말이라고 나중에 쿠라야미에게서 들었던 듯하다. 나에게 하는 존댓말과, 평상시의 존댓말이 꽤 다르구나. 특히 나에게 하는 존댓말이 더 예의바른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장난끼도 덜 들어가 있고...

그러다 쿠라야미는 자신의 옷을 툴툴 털더니 곧 어딘가를 빤히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 걸까...?



“자아, 그럼...”

“그럼...?”

“저는 이만- 가봐야 될 시간이네요.”

“에? 옵시디언에게 인사라도 하고 가는 게 어때...?”

“키히히, 걱정 말아요. 옵시디언도 이미 이런 게 더 익숙할 테니까.”

“그렇지만...”

“정말 괜찮다니까요-”



쿠라야미가 그렇게 말하니까,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경험에서 쌓인 듯한 말처럼 느껴졌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 아마 조용히 사라진 게 한두번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네가 갔다는 건 옵시디언에게 알려줄게.”

“크크, 아마 옵시디언은 ‘역시 형이라니깐-’ 같은 느낌의 말을 할 거예요.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세요-”

“후후, 그럴게.”



쿠라야미는 조금씩 모습을 어둠 속으로 감추며 나아갔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늘 건강하세요- 어둠 속 한 마리의 박쥐, 플루토 형.”



어둠 속 한 마리의 박쥐... 틀린 말은 아니겠네.


그렇게 쿠라야미를 보내고, 옵시디언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옵시디언은 늘 그렇듯 나를 격하게 반겨주는 모양이었다.



“헤- 어디 다녀왔어?”

“쿠라야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왔지.”

“그래? 쿠라야미 형은?”

“그 자리에서 먼저 떠났지.”

“키히히, 역시 형다운 모습이네.”



쿠라야미의 말대로, 정말 비슷한 반응이었다. 역시, 형제는 통하는 게 있구나.



“아, 쿠라야미가 이걸 전해달라고 했었어.”

“뭔데?”



그 종이를 보여주자, 옵시디언은 쿠라야미가 말했던 것처럼 이제서야 떠올랐다는 듯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뭔가 허전하다 했는데, 이걸 형이 가지고 있었구만!”

“쿠라야미도 비슷한 반응일 거라고 했는데, 역시...”

“그렇다는 건 형에게서 이야기도 들었겠네.”

“응.”



그러자 살짝 부끄러워하는 옵시디언의 모습이 보였지. 정말 진심이 가득했던 종이였구나.



“이미 듣긴 했겠지만... 사라지지 않을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그건 나도 하고 싶은 말이야.”

“히히, 서로에게... 좋은 기억이겠지...!”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껴안아주었다. 본능적으로 그루밍을 해 주기도 했지만.

“뭐- 이번엔 쿠라야미 형이 좋은 일 했네.”

“이제, 다시 바쁜 일을 하러 가겠지.”

“그건 아쉽지만, 또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 때까지, 우리들도 행복하게 지내자...!”

“물론이지!”



언제나 옵시디언의 밝은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처럼 웃는 모습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