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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 헤드

[키네로메] 190605

 

 


 

「음, 이걸로 두 잔 주세요.」

「많이 바쁜가보네요. 아무래도 경치가 좋다고 소문이 잔뜩 퍼진 곳이라서 그런가.」

「아- 오늘이 그 중에서도 정말 경치가 좋은 날인 거군요.」

「무슨 축제라도 열렸나- 싶었는데, 따지고 보면 비슷한 경우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마스터, 오래 기다렸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겐가?」

「아냐- 그냥 이것저것 이야기들을 듣고 와서, 조금 늦었어.」

「그렇구먼. 그래서 꽤 유용한 이야기들을 들었는가?」

「응. 예를 들면, 지금 이 곳이 시끌벅적한 이유같은 거.」

「호오, 나에게도 가르쳐주지 않겠나.」

 

 

음료수를 사면서 상인에게서 들었던, 홀로그램으로 검색했을 때에는 나오지 않았던, 그런 갖가지 정보들.

마스터에게 알려주자, 마스터도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의 상황을 이해한 듯 보였다.

 

 

「아름다운 경치를 이용한 축제라, 그건 몰랐던 일이군.」

「이번에 새로 열린 축제인가봐. 그래서 검색해도 안 나왔던 것 같고.」

「그래도 보통은 미리 홍보하기 마련인데, 이런 것도 재미있구려.」

「그렇지?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 인기인 걸 보면 입소문은 꽤나 퍼진 모양이야.」

 

 

이제 여길 다녀온 존재들이 온라인상으로도 홍보를 하겠지.

 

 

「보아하니 기간도 짧지 않은 모양이고... 그러니 아마 이제 곧 온라인에서도 잔뜩 여기에 대한 이야기가 퍼질테지.」

「축제의 시작을 찾아오는 것도, 참 우연이지 않은가?」

「마치 축제의 시작을 우리들이 화려하게 장식하는 느낌이야.」

 

 

딱히 이 축제를 위해 무언가 기여한 일 같은 건 없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축제의 손님으로 참여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여한 것일수도 있겠네.

손님이 있어야 축제가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

 

경치가 좋다고는 했지만, 이렇게나 상상 이상으로 좋은 날일 줄이야...

확실히 축제가 열릴만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늘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별들이 강처럼 모양을 형성하는 것이 보였다.

 

 

「마스터, 저거 좀 봐.」

「음? 어디 말인가?」

 

 

내가 그것이 있는 곳으로 손을 뻗어보이자 마스터도 꽤나 즐거운 듯, 그리고 흐뭇한 듯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호오, 은하수구려.」

「마스터, 저게 그 은하수라는 거야?」

「그렇다네. 자네는 처음 보는가?」

「뭐어- 마스터랑 여행 다니면서 한두번은 보긴 했겠지만, 저렇게 선명한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서.」

「이렇게 선명하게 보일 때 많이 봐두게나. 또 언제 저런 선명한 은하수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을테니.」

「물론이지. 이런 거 기억은 내가 엄청 잘 한다구.」

 

 

그러다 문득 잊고 있었던 것.

 

 

「...아. 이거, 마스터 꺼.」

「오, 고맙네. 마실거리를 챙겨온건가.」

「은하수 보느라 잊고 있었지 뭐야- 헤헤.」

「푸흐, 그럴만도 하겠구려. 잘 마시겠네.」

「마스터는 덩쿨이 있으니까, 그래도 이런 걸 마실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러는 자네도 입으로 바꿀 수 있어서 다행이지 않은가.」

「헤-」

 

 

눈치채지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입으로 바꾸어서 사왔던 음료수를 마신다.

날씨도 어느정도 따뜻해진,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는 꽤나 아름다운 밤.

마스터와 함께.

 

...날씨 얘기하니까 떠올랐는데, 왠지 마스터가 참 좋아할 것 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마스터는 추운 걸 싫어하니까. 이렇게 따뜻한 건 그럭저럭 좋아하겠지?

 

 

「날씨가 따뜻하긴 하지만-... 너무 따뜻하면 그건 그거대로 불편할 것 같은데.」

「흐음, 그렇게 생각하는가?」

「뭐...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그냥 언제든 필요한 게 생기면 말해줘.」

 

 

마스터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곤 내가 건네주었던 음료수를 마저 받아마셨다.

 

 

「다른 것도 조금 챙겨올까?」

「본인은 괜찮네만, 그래도 자네가 무언가 챙겨오고 싶은 게 있다면 같이 챙겨와주게나.」

「응, 그럼 잠시만 기다려줘!」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인파가 북적북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고요한 게 좋지만, 가끔은 이런 시끌시끌한 분위기도 나쁘진 않지.

 

좀 더 노력해서, 어느 분위기에서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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