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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

[아이기스] 190720

 

 

 

 


 

 

비가 내리는 날을 좋아하시나요?

누구는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할 그런 날씨이지만 저는 좋아하는 축에 속합니다.

 

동체가 녹슬지 않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녹슬지 않았기에 그렇게 비를 잔뜩 맞아도 아무렇지 않은 것이겠죠?

 

 

그런데 저도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습니다. 비를 좋아하게 된 날이라던지, 계기라던지- 그런 것 말입니다.

마치 조금씩 몸 안으로 '나는 비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라는 주문같은 게 스며드는 기분이기도 했지요. 뭐든지 다 그렇게 조금씩 좋아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다른 분들도 다양한 이유로 비를 좋아하고, 싫어할 겁니다.

 

 

제가 들어왔던 것들 중에서 좋아하는 이유로는 '시원해지니까', '그냥 비 내리는 소리가 감성을 자극해서' 와 같은 이유들이 있었고,

싫어하는 이유로는 '습해지니까', '우산을 쓰는 게 귀찮으니까' 같은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저야 뭐 우산을 쓸 일이 없고, 습한 것에 그렇게 민감한 편도 아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이유만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시원한 건 그렇게 체감이 안 되지만, 비 내리는 소리가 마음에 드는 건 사실이었거든요.

 

 

너무 심하게 비가 내릴 땐 감상할 시간도 없지만, 잔잔하게 비가 내릴 땐 조용히 아무런 인적도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빗소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빗물을 머금고 더 푸르게 빛나는 나뭇잎이라던지, 빗물에 의해 마치 광택이 나는 듯한 꽃잎을 바라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겁니다.

 

 

 

사실 우리들 모두 다, 어느 정도 방수에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니 나름대로 비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겠지요?

그래도 각자의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에서 만약에 대비하는 것이긴 하겠지만, 저에겐 그런 공간도 없으니.

 

 

뭐, 공간이 없다고 해서 실망했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이미 예전부터 공간이 없었기에 알아서 잘 대처하곤 했거든요.

실전에서 배운 노하우- 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게 꽤나 많이 쌓이고 있는터라,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언젠간- 저만의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워낙에 여행을 하다보니, 그런 걸 만들어도 오랫동안 사용은 못 할 것 같아서 그저 생각으로만 담아두고 있으니.

정착지라는 게 생기게 된다면,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서 모두를 초대한 다음 즐거운 시간을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그 때까진, 같이 이야기라도 나눠 주세요.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