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 이번엔 어디 가는 거야?"
"제가 알고 지내는 분이 있는데, 조금 특이한 곳에서 지내시거든요."
"헤에~ 완전 세계여행 급인데!"
"...생각보다 멀군."
"그래도 이 정도는 이젠 익숙하지 않으십니까?"
"이 정도 쯤이야 간단하지~ 그리고 나는 아무런 불평도 안 했다고~"
"나도 불평한 적은 없다만."
"자자, 싸우지 마시고...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
저번에 이클립스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만났던 두 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한 적이 있었지요.
헥토르님과 바이던트님, 기억하시나요?
이번에 우연히 두 분의 시간이 잘 맞아서, 마침 기회다- 싶어서 이클립스님에게 소개시켜 주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저에겐 익숙한 공간이지만, 헥토르님과 바이던트님에겐 아마 새로운 추억이 될 공간일 겁니다. 사실 제 도움 없이 쉽게 오기엔 힘든 곳이기도 할 테지만요.
어디... 여기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이클립스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였지요.
주변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공간이지만, 저희들과 같은 존재들이 이야기를 나누기엔 정말 최적의 장소입니다.
일단 유기체가 자주 드나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크긴 합니다. 이클립스님은 유기체를 싫어하시니, 조금이라도 유기체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공간이 좋을 테니까요.
...일단은, 이야기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클립스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을 보자마자 살짝 표정을 찡그리면서도 나름대로 호기심이 스며들어있는 표정으로 바라보시는군요.
"오늘도 왔네. 그나저나..."
"처음 보는 존재들이 제 주변에 있지요?"
"그래. 뭐, 그래도 소개는 들었으니까 아예 당황스럽진 않지만."
"와우! 언제 이런 친구가 있었대?"
"..."
제가 먼저 제대로 소개를 시작하기도 전에, 헥토르님은 먼저 앞장서서는 이클립스님의 주변을 엄청나게 둘러보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런 모습을 이클립스님이 좋게 바라보진 않지만, 그래도 같은 무기체로서 나름대로 봐주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멋있다! 완전 새까만 건 아니지만 이 보랏빛의 조화! 이렇게나 멋있는 친구가 있었다니!"
"...뭐야, 갑자기 가까이 오지 마."
"에엥, 그러면 안 돼? 이렇게 멋있는 친구를 멀리서만 봐야 된단 말이야? 그건 너무 불공평하다구! 멋있는 건 모두가 함께 봐야지!"
"아니... 그러니까 일단은 서로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 오라고."
"이야기 나누다가 언제 시간이 지날지 모르는데!?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잖아!?"
"...아하하, 죄송합니다. 너무 적극적이라, 조금 당황스럽지요...?"
"어, 그래... 엄청나네..."
그렇게 헥토르님의 적극적인 반응에 당황했던 걸 잠시 진정하고 계시는 이클립스님의 눈에 보인, 또다른 무기체.
바이던트님.
"...그나저나 너는..."
"...?"
"아까부터 말이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뭐... 끼어들기 애매한 분위기이긴 했지. 그런데도 좀 너무 조용한데..."
"...그런가."
"이거 봐, 갑자기 엄청나게 조용해지잖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겠나."
"그래, 그게 뭐... 네 성격이라면 내가 뭐라고 할 수 없기는 하지."
"..."
"...음, 정말 제각각이죠?"
"네 친구들은 어째 너랑 다 제각각인데, 어떻게 어울리기 시작한 거냐?"
"하하..."
...저도 그걸 알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원래 친구라는 것도 모두가 다 똑같진 않긴 하겠지만, 이건 정말 극과 극 수준이긴 하지요.
아마 이클립스님도 그 점에 대해서 좀 의문이 들어서 저에게 그런 질문을 건넨 것이겠고, 저도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답이 무엇일지 종종 생각해보게 되긴 합니다.
"그래서... 저기 시끄러운 놈이 헥토르고, 저기 조용한 놈이 바이던트다, 이거지?"
"그렇습니다. 뭐, 이클립스님께선 그렇게 비유하시겠네요."
"너는 어떻게 구별하는데?"
"헥토르는 '근육', 바이던트는 '갑주' 라고 표현하며 구별합니다."
"...뭘 그리 복잡하게 구별해. 그냥 시끄럽고 조용한 걸로 구별하면 되겠구만."
"뭐, 나름대로 제 구별법이다 보니, 이대로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하."
"하긴, 넌 항상 특이하니까."
저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키득키득 웃는 듯한 헥토르님과 그저 바라보는 바이던트님.
"그나저나 너희들 정말 사이 좋아보인다~ 진짜로 예전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친구같아!"
"아하하... 그 정도는 아닌걸요."
"그래, 뭐- 그냥 이야기나 종종 나누는 사이지."
"그렇다고 진짜로 그렇게 받아쳐버리면 아이기스가 정말로 섭섭해할지도 모른다구~"
"섭섭하냐."
"네? 아뇨, 뭐... 맞는 말이니까요."
"안 섭섭하다는데."
"엥? 왜!? 어째서!? 분명 나였으면 섭섭하다고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당당하게 말했을 텐데!"
"그건 네 일이고, 아이기스는 아이기스잖아."
"자꾸 그렇게 냉정하게 굴면 다른 녀석들이 싫어한다~?"
"...그래서 뭐. 애초에 유기체 녀석들이랑 딱히 어울리고 싶지도 않은데."
"유기체 말고도~ 혹시라도 우리 말고 다른 무기체- 라고 해야 되나? 어쨌든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건 그 때 생각하면 되고."
"하여간, 정말 너무 냉정하다니까~"
...살짝 이클립스님을 보았는데, 정말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쟤 왜 저렇게 시끄러워, 진짜.' 라고 말하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걸 참을 수 없었는지 곧 터트리시더군요.
"아오, 쟤는 왜 저렇게 시끄럽고 쟤는 왜 저렇게 조용한 거야..."
"그래야 분위기가 살아나잖아! 하루종일 조용하게 있을 순 없다구!"
"...나는 조용한 편인가."
"조용한 편이 아니고 그냥 조용한 거야, 그거는."
"그런가."
"저거 봐. 왜 저렇게 조용한 거냐고, 진짜. 저렇게 조용하게 있는 게 더 힘들겠다."
"..."
"여러모로 제가 이클립스님을 고생하게 만드려고 데려온 게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흘러가네요. 하하..."
"...뭐, 그래도 만나서 반갑다."
어떻게 좋게 마무리된 것 같기는 하지만, 이게 시작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대화도 꽤나 험난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잘 적응해 주시겠지요. 이클립스님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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