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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사볼 - 라이엇 데스트루도 / 쿄우바테 하루카]

최근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추위에 떨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조금씩 들긴 하지만, 그녀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녀도 그렇긴 하지만 과연 다른 방향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한 분은… 딱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 분이긴 하지만요. 솔직히 그 분은 추위에도 큰 무리없이 잘 지내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어쨌든 날씨는 추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풍경을 감상하는 건 기분이 좋습니다. 저 멀리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녀가 보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관찰하기도 합니다만, 아쉽게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아무래도 요즘 많이 바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조금 시끌벅적한 일이 있긴 했는데, 아마 그 일을 해결하러 간 게 아닐까요? 요즘 혼자서 이리저리 해결해야 될 일이 많다고 불평하기도 하던데, 딱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추울 땐 눈이 내리는 게 정상일 것 같은데 아직은 비가 내리는 걸 보니 그렇게 기온이 심각하게 떨어진 것 같진 않네요. 일단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할 시간이 아닌 것 같고,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 할 것 같네요. 옷이 젖으면 좀 일이 복잡해지니까요. 아직은 비가 약하게 내리고 있으니, 지금이 공간을 찾을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공간을 찾으려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조금씩 제 뒤에서 어두운 그늘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해가 떠있진 않았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았는데 남쪽의 그 분이 제 뒤에서 조금씩 다가오고 계셨습니다. 제가 말했던 '왠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 분'이 이 분이시긴 했지만, 갑자기 이 쪽으로 무슨 일로 오시게 된 건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심심하셨던 걸까요?


"이 곳엔 무슨 일로…"

"왠지 비가 내릴 것 같아서 와 봤는데에, 진짜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

"혹시 제 걱정이 되어서 찾아와주신 건가요?"

"뭐, 그렇게 생각하면 될 거다아."

"요즘 그쪽에게 실례를 하는 일이 많아지네요."

"신경쓰지 마. 난 항상 건강하니까아."

"그렇긴 하지만 조금은 걱정되긴 하니까요."


그러고보니 어느새 이 분은 제가 맞아야 될 빗방울들을 전부 대신 맞아주고 계셨습니다. 아, 분명 저는 공간을 찾기 위해 주변을 헤매고 있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네요. 하지만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여기에 있자는 이 분의 의견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그저 이번에도 신세지고 이 분의 안에서 비를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에게 신세를 질 때마다 덩치가 크셔서 그런지 비나 눈이 올 때 대피소 역할을 정말 제대로 하실 수 있는 분인 것 같아요. 어쩌면 본인도 거기에서 나름대로 즐거움을 느끼는 게 아닐까…싶기도 합니다.


"그쪽은 비나 눈이 오는 걸 좋아하십니까?"

"글쎄에, 마냥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이렇게 보고 있을 땐 나름 괜찮은 것 같다."

"기계이시니 관리하기 힘들어지실 테니까?"

"음, 대충은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이."

"다른 이유도 있으신 것 같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그래그래. 너무 캐묻진 말라고오."

"이미 서로 알만한 건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 정도였나?"


아직 그쪽은 모르시는 것 같지만, 이미 그만큼 많이 만나기도 했고 서로 뭐 그렇고 그런 일도 있었죠. 음… 아마 그쪽의 진정한 모습일 때와 함께 했을 때라서 그런 걸까요…. 뭐, 결론은 그렇습니다. 지금처럼 기회는 언제든 많으니까, 천천히 알아가면 되는 거겠죠. 이제 슬슬 비도 그쳐가는 듯하니 다시 원래 하려고 했던 행동들을 시작해볼까요. 물론 이 옆에 계시는 분과 함께 말이죠.


"비가 거의 그쳤네요.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뭘 할거냐? 이 몸도 같이 해보고 싶은데."

"그쪽과 같이 할만한 것이라… 아, 그게 있겠네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얼른 가자고오!"


그 일이 무엇인진,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