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시간이라는 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지 않아? 예를 들자면- 오늘이 플루토랑 함께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 지 2300일이나 된 것처럼 말이지!
가끔은 나도 이렇게 사귄 지 얼마나 되었는지 직접 세어보는 걸 까먹어서 여러가지 전자기기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라도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특별한 날을 기념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니깐! 뭔가 100일마다 챙겨주고 싶은 게 내 마음이랄까나-
이렇게 특별한 날이 될 때마다 항상 과거 얘기부터 꺼내게 되는 것 같은데, 이런 것도 이제는 너무 따분하고 뻔한 레퍼토리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는걸. 그래도 그만큼 과거부터 이어진 인연이라는 게 참 놀랍다는 걸 말하고 싶기도 하니까- 이번에도 꾹 참고 들어줬으면 좋겠네. 히히...
이제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 곳에서 여러가지 일을 겪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는 천공의 도시. 그 곳에서 플루토를 처음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푹 빠졌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 물론 플루토는 경계심이 많은 상태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어떻게 잘 친근하게 들이댄 덕분에 그 이후로도 같이 어울릴 수 있었지.
그 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종종 궁금해지곤 하는 것도 있지. 만약 그 때 내가 플루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플루토가 여전히 나를 경계하면서 같이 함께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나는- 뭐, 지금처럼 그 도시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곳들을 돌아다니고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형들이랑 같이 조용히 살아갔을 것 같기도 하고... 음, 아무튼 부정적인 영역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야.
반대로 플루토는 이곳저곳 또 정처없이 쫓겨다니고 그랬을려나? 어쩌면 그 도시 이후로 플루토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 되었을지도 모를 것 같기도 하니 지금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그러네. 내심 마음 속으로 좋아하던 존재를 영영 다시 볼 수 없다는 건 꽤나 슬플 일일 것 같거든. 다행히 그런 일이 생기진 않아서 안심이 되긴 하지만 말이야. 헤헤.
그 도시에서 나온 이후로 이곳저곳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동안 입어본 적 없는 새로운 옷들을 입어보기도 하고, 가끔은 인간의 모습을 빌려서 색다른 일들을 해보기도 하고... 정말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들을 한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플루토는 불편하진 않았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하는걸. 아무래도 플루토는 그렇게 다양한 걸 그동안 해 본 적도 없었을 테고, 그런 것들 중에서 플루토에겐 낯설고 불편한 것도 왠지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깐.
그래도 그런 것들에 대한 불편함이나 낯선 기분보다는 늘 호기심 넘치고 적극적인 모습이 더 많았던 것 같아서 조금은 플루토에게도 좋은 기억이 된 게 아닐까- 하고 조용히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뭐어, 혹시라도 불편한 게 있거나 이런 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제든 말해주면 잘 고려해 볼 테니까 부담없이 알려줘도 좋다구- 내가 그런 건 정말 잘 신경쓰잖아? 크크크!
사실 한편으론 나도 플루토가 있어준 덕분에 이런 것들을 시도해보고 그랬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해. 만약 혼자 다녔더라면 여행 정도는 이곳저곳 다닐 수 있어도 새로운 옷을 입거나 인간의 모습을 빌리는 건 아마 안 했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것도 다 플루토가 곁에 있어서 '내가 이런 걸 해보고 싶긴 하지만 플루토는 어떤 모습이 될까?' 라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들도 없진 않아서 말이지. 덕분에 서로의 모습을 좋아하고 칭찬하고 그럴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다양한 행동과 모습이라고 하니 갑작스럽긴 하지만, 플루토는 인간의 모습을 빌릴 때도 참 멋있다고 생각해. 원래의 모습도 충분히 귀엽고 듬직하지만, 인간의 모습이 되면 거기에 멋짐이 더 포함되는 느낌이랄까? 여러모로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아서 더 멋지게 보이기도 하고, 게다가 특히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근육이나 복근같은 걸 생각하면 언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했나- 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뭐,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고 쫓겨다니던 것이 플루토에게 의도치 않은 운동같은 것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그런 멋진 모습을 가진 플루토가 아직도 내 곁에서 사랑을 나누는 든든한 애인이 되어주고 있다는 게 참 기쁘고 행복해.
늘 내가 생각했던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플루토를 보고 있으면 그만큼 나도 플루토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걸까, 라고 약간의 고민도 하게 되더라구. 그만큼 내가 플루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그래도 지금까지 함께하면서 보여준 플루토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찌저찌 나도 플루토에게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은 하게 되니까 나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뭐- 그동안 못 보여준 다양한 모습들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기회를 통해서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구-
처음에는 분명 짧게 우리들의 2300일을 축하하는 느낌으로 주절거리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길어졌단 말이지.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건 분명 좋은 일 아니겠어? 그냥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이렇게 이야기할 게 많은 쪽이 나중에 더 좋을 테니까! 히히!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더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 줄 테니까- 언제나 옆에서 함께 해 줄거지? 늘 사랑스럽고, 든든하고, 멋지고... 그런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도 아깝지 않은 플루토.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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