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8 - [기타] - [Cult of the Lamb / 기다리는 자, 애임 & 바알] 220918 -다크우드-
"이번에는 이 곳이구나."
"마치 석양이 지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장소입니다."
"이 곳은, 어떤 주교가 지배하고 있는 성전이었습니까?"
다크우드에 이어 다른 성전을 탐방하는 기다리는 자와 그의 일행. 이번에는 기근의 주교, 헤켓이 담당했던 성전인 아누라를 탐방하게 되었다. 물론 다크우드때와 동일하게 어린 양이 먼저 아누라에 들어와서 다른 이교도들을 해치운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은 언제나 보장되어 있는 상태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의 일행들도 다크우드에서 느낀 점을 통해서 딱히 어린 양의 청소 실력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이 곳은 헤켓의 영역이었지. 헤켓의 손이 닿는 순간, 모든 자들이 굶주리곤 했었을 정도였다."
"기근이라는 것도, 전염되는 것이니."
"배고픈 건 정말 참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항상 너희들을 배불리 지켜주지 않았던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저희는 언제나 주인님을 믿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기다리는 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누라를 탐방하고 있는 도중, 사방에 보이는 버섯들을 보곤 흥미를 가지는 그의 추종자들이었다. 그의 추종자들이 버섯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보며 기다리는 자는 손짓으로 잠시 멈추라고 지시했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손짓에 가만히 기다리는 자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그의 추종자들은 저런 버섯같은 것을 쉽게 본 적이 없었을테니, 호기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기다리는 자.
버섯을 가리키며 나름 주의를 주듯 알려준다.
"저 버섯은 '정신 살해 버섯'이라고 불리는 버섯이지. 이름처럼 쉽게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신 살해 버섯."
"먹음직한 버섯이라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을 듯 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이름이 지어진 것일수도 있지. 모든 것의 이름은 누군가의 경험이 있기에 붙여지는 것이니."
"한편으로는, 이 버섯이 있기에 누군가는 굶주림을 잊을 수도 있었을 것 같나이다."
"굶주림을 잊기 위해 정신을 희생한다- 라는 건가. 가능성이 없진 않겠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니..."
"그것이 처절한 삶이라는 것일 터."
기다리는 자가 주변을 둘러보며 또다시 혼자만의 시간과 추억에 빠져있을 때, 그의 추종자들은 여전히 버섯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지 않으며 그들만의 은밀한 작전처럼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그들은 끝까지 버섯을 놓아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님 몰래 버섯을 몇 개 챙겨가는 건 어떨까."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구나."
"이름이랑 효과를 들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
"아마 주인님도 그 효과를 직접 깨달은 적이 있었기에 주의를 준 것이겠지만..."
그들이 은밀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기다리는 자는 여전히 아누라의 풍경을 둘러보다가 그의 추종자들을 부른다. 그의 추종자들은 주인의 대답에 곧장 다가가서는 기다리는 자의 대답을 기다린다. 왠지 진지한 질문이 아닌, 살짝은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꽤 아름답지 않느냐?"
"하루의 마무리를 맞이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편안해집니다."
"태양이 고개를 숙이고 달이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각자의 역할의 중요성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하, 재미있는 대답이군."
자신의 추종자들을 쓰다듬어주며 미소를 짓는 기다리는 자.
"그래. 너희들도 나를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는 점에 고맙게 느끼고 있다."
"그것이 주인님을 위한 당연한 일일지어니."
"주인님 이외의 다른 존재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는 없습니다. 가끔은... 예외도 있지만..."
"그 망할 양을 얘기하는 거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기다리는 자. 만약 자신이 힘을 잃지 않았다면 그 어린 양에게 충성을 표현하는 것에 화를 냈겠지만 이미 뒤엎어진 물처럼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어린 양이 기다리는 자를 좋게 봐주고 있기 때문에 목숨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될 정도였으니... (목숨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큰 축복일 수도 있고.)
이 곳에서도 그들의 충성심과 믿음을 더욱 강하게 연결하는 계기를 가진 그들은 다시 어린 양의 교단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늘 기다리는 자가 앞장서듯 움직였기 때문에, 그 틈을 노려서 그의 추종자들은 근처에 있던 버섯들을 몰래 챙겨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주인의 뒤를 따른다.
어린 양의 교단으로 돌아온 후, 어린 양은 그들을 맞이하며 혹시라도 위험한 일이 있지는 않았는지 자신에게 말해달라는 뉘앙스로 몸짓을 했고, 기다리는 자는 그런 어린 양의 몸짓에 고개를 저으며 위험한 일은 없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자신들이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물었고 어린 양은 일단은 방금 돌아왔으니 조금 휴식을 취하고 있으라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어린 양의 행동을 보고 기다리는 자는 옛 주교들의 조각상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고, 그의 추종자들은 어린 양의 요리용 화덕 근처에서 버섯을 놓아두며 이 버섯을 계속해서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어린 양은 그의 추종자들에게 다가가서는 무엇을 하고 있냐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 모습을 본 추종자들은 살짝 놀란 듯한 모습이면서도 자신들이 궁금해했던 것을 털어놓았다.
"주인님께서 이 버섯에 대해 알려주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호기심이 계속 드는구나."
"...혹시 너도 이 버섯의 효과를 알고 있나?"
어린 양은 고개를 끄덕거리곤 혹시 이 버섯을 먹어보고 싶냐면서 기다리는 자의 추종자들에게 물어보았고, 그들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린 양은 그런 모습에 잠시 그들의 버섯을 가져가곤 새로운 버섯을 가져왔는데, 최대한 버섯의 독성을 줄여놓은 안전한 버섯이라는 말과 함께 그들의 앞에 버섯을 놓아두었다. '안전한' 버섯이라는 말에 살짝 의문을 가지는 듯 질문을 꺼내는 추종자들.
"안전한 버섯...이라고 하니 조금 더 궁금해지는구나."
"어떤 부분에서 안전한 건지, 알고 싶은데."
원래 일반적으로는 이 버섯의 효과가 너무 강해서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몸이 아프다던지 하는 일이 있는데, 이 버섯은 최대한 그런 일이 없도록 안전하게 밭에서 재배한 버섯이라고 한다. 물론 그나마 안전하다는 것이지 이 버섯을 먹어도 몸이 아플 수는 있다고 덧붙이는 어린 양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 듯 했지만, 아픈 건 나중에 어린 양이 치료소에서 치료해 줄 것이라는 일종의 믿음을 가지고 버섯을 먹어보는 그들의 모습이다.
그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기다리는 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곤 마치 예상했다는 듯 무덤덤하게 말을 꺼냈다.
"뭐, 나의 추종자들이 버섯을 먹고 싶다고 했던 모양이군."
어린 양은 고개를 끄덕거리곤 기다리는 자의 앞으로 추종자들을 맞이하게 자리를 살짝 비켜주었다. 기다리는 자들은 자신의 추종자들의 상태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래서, 맛은 먹을만한가? 나도 가끔씩 저 망할 양이 먹여서 알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기다리는 자의 질문에 약간 멍한 표정으로 (마치 세뇌된 듯) 말을 꺼내는 추종자들.
"네, 그럭저럭... 먹을만합니다... 그나저나... 누구신지..."
"...?"
"아, 주인님...이군요... 살짝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 때문에... 순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주인님의 말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었나니..."
"정말 흔하디 흔한 버섯의 효과군."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걸 이미 버섯을 먹어본 경험자의 입장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성전에 가는 것은 보류해두고 그들의 상태를 지켜보는 기다리는 자. 아마 이런 경험과 사건들도 다 기다리는 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예상해보는 어린 양의 모습도 얼핏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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