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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캐

[현대/대학AU - 크로셀 / 안다르타] 230329

 

 


 

 

로셀 형! 오늘은 밥 따로 먼저 먹어! (오전 11:58)

(오후 12:00) 음? 일정이라도 생기셨습니까?

응응! 갑자기 연락이 온 녀석이 있어서~ 오늘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네? (오후 12:02)

(오후 12:03) 어쩔 수 없죠.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갑자기 이런 연락이라서 미안! 아무튼 로셀 형도 맛난 거 먹어! (오후 12:06)

 


 

원래는 리온과 함께 점심을 먹곤 했습니다만, 오늘은 리온에게 다른 일정이 생겨서 부득이하게 혼자 점심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뭐,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가끔은 혼자 먹어도 주변의 분위기를 친구 삼아서 천천히 먹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요. 원래 혼자 밥을 먹을 땐 제 단과대학 근처에서 밥을 먹는 편이지만, 오늘은 리온이 연락을 조금 늦게 주는 바람에 리온의 대학 근처에 있는 곳에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제가 소속된 동아리방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쪽에서도 이 곳을 이용해서 점심을 해결할려나요? 그것까진 잘 모르겠네요.

 

 

혼자 먹는 점심이니까, 오늘은 조금 푸짐하게 즐겨볼까요. 어차피 천천히 먹을 예정이니까, 양이 많다고 하더라도 큰 부담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리온과 함께 먹을 땐 조금 빠르게 먹는건가, 라고 추측하실 수도 있겠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워낙 리온이 먹성이 좋다보니 이것저것 빠르게 해치워버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속도에 맞춰지는 바람에 조금 빠르게 먹게 되는 편이랄까요... 물론 리온과 밥을 같이 먹는 것이 싫다는 뜻은 아닙니다. 배탈만 안 나면 되죠, 뭐.

아마 리온과 함께 먹었다면 배탈이 났을 정도로 평소보단 조금 많은 양으로 점심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많아진 건 아니고, 그냥 쉽게 말해서 '곱배기'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예전부터 소문으로 듣긴 했습니다만 여기 곱배기가 꽤 양을 많이 준다고 해서 호기심에 시켜본 것도 있었는데... 확실히 일반 음식보단 양이 꽤 많아지네요. 그렇다고 가격을 배로 받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많이 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뭐, 저는 많이 먹으면 좋은 일이죠.

 

 

조금씩 식당에 인원이 많아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북적북적한 소리가 들리지만, 여기는 은근히 구석진 자리라서 그런지 엄청 시끄럽다는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 말고도 이렇게 혼자서 밥을 먹는 걸 선호하는 분들이 많아서 다들 자리를 띄엄띄엄 앉아서 그런 것도 아마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 분들은 원래부터 혼자서 밥을 먹는 걸까요? 아니면 저처럼 다른 동료가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먹게 된 걸까요? 이런저런 다양한 생각들을 하면서 밥을 먹으니 분명 평소보단 느리게 먹는 것 같은데도 은근히 리온과 함께 먹을 때의 속도와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게 역시 분위기의 힘인 걸까요...

 

그렇게 혼자서 느긋하게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이! 여기서 이렇게 보게 되다니!"

 

 

아주 쾌활하고 적극적인 목소리... 누가 들어도 제가 소속된 동아리의 동아리장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추측은 했지만, 정말로 이 곳에서 밥을 해결하시는 모양이네요.

 

 

"아, 여기서 보게 되네요."

"그러게 말이다! 앞에 앉아도 되냐!?"

"물론입니다. 저도 느긋하게 먹고 있었거든요."

"잘 됐구만! 혼자 먹으려니까 좀 심심했으니 말이다!"

 

 

주문한 음식을 제 앞에 놓곤 바로 한 입 먹어보곤 "크으, 오늘도 맛있구만!" 이라는 감탄사를 내뱉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의 음식이 확실히 맛있다고 소문이 난 곳이긴 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그런 모습을 보고 있다가 안다르타님이 저를 보면서 먼저 이것저것 질문을 꺼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나저나 너도 평소에 이 곳에서 밥을 먹는 거냐?"

"아, 보통은 그렇습니다. 사실 원래는 다른 분과 함께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 분이 갑자기 일이 생기셔서 말이죠."

"그렇구만~ 그 녀석이랑은 어떤 사이인데?"

"제 동생입니다. 이 근처에서 예체능 쪽을 배우고 있어요."

"히야, 예체능이라~ 날렵한 녀석이겠구만~"

"하하, 그런 편이긴 하죠. 너무 날렵해서 가끔 못 따라잡을 정도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제 '동생'이라는 말에 순간 궁금해졌는지 다시 새로운 질문을 꺼내는 안다르타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죠. 아마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 이후로 시간이 별로 없어서 동아리방에 자주 드나들지 못했으니 질문이 많아지는 건 아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동생이라는 건, 같이 대학에 다니게 된 계기라도 있는 건가?"

"아- 얘기하자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그리고 자초지종에 가까웠던 일들도 차근차근 알려드리자 안다르타님은 꽤나 심각한 얼굴이었다가 씨익 웃으면서 제 어깨를 툭툭 치며 응원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구만~ 원래 혼자 어떻게든 무언가를 이끌어가려는 건 힘든 일이잖냐."

"그렇죠. 하지만 어떻게든 미래를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습니다."

"내가 동아리를 이끄는 것과는 천지차이 수준이라서 좀 놀랐다고~"

"에이, 동아리 이끄는 것도 충분히 어려운 일이잖습니까? 오히려 저는 동아리를 이끄는 것이 더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헤~ 그러냐?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냐!?"

"제가 지금까지 버텼던 건 단순히 혼자만의 싸움이었지만, 동아리를 이끄는 건 다른 존재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잖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게 더 어렵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흐음~ 맞는 말이지. 그래도 우리들은 처음부터 마음이 맞는 녀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니까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그 점은 정말 다행이네요. 그렇기에 지금까지 동아리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겠죠."

"그럼그럼! 이렇게 칭찬해주는 녀석이 있으니 정말 기분이 좋구만~"

 

 

여러모로 안다르타님이 동아리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긴 하겠죠. 모두에게 늘 좋은 인상을 남겨주려고 먼저 앞장서서 나서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서 지금의 동아리장이 된 것이 정말 뿌듯할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앞장서는 건 여전히 부끄럽고 낯설어서 못 하겠던데... 이럴 땐 한편으론 참 부럽습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밥을 먹다가 가끔씩 안다르타님이 "이것도 먹어봐라! 오늘따라 맛있게 잘 만들어졌으니까!" 라며 음식을 건네주기도 했고, 그런 음식을 먹고 있으니 다음에는 저걸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맛있다며 이야기를 하니 안다르타님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이거 한정메뉴인데, 은근히 이 메뉴를 모르는 녀석들이 많다고~" 라며 "내가 좋은 정보 알려준 거니까, 나중에 잘 써먹어봐라!"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 왔을 때 안다르타님이 먹는 음식이 메뉴에 안 적혀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아는 존재만 알고 있는 그런 특별한 메뉴인가 봅니다. 나중에 정말로 잘 써먹어야겠네요.

 

 

분명 안다르타님이 앞에 있는데도, 마치 혼자 먹을 때와 비슷한 속도로 느긋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안다르타님이 제가 먹는 모습을 보며 먹는 속도를 조절해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페이스메이커같은, 그런 느낌으로 말이죠. 안다르타님도 굳이 일찍 다 먹어서 좋을 게 없다는 걸 내심 깨달아서 그렇게 행동해주신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그렇게 다양한 질문도 하고, 그동안의 근황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며 음식을 먹다보니 어느새 빈 그릇이 된 것이 보였습니다. 마침 안다르타님의 그릇도 다 비워진 걸 보니 역시 타이밍이 잘 맞네요.

 

 

"이야, 배부르게 잘 먹었다! 심심하지도 않았고~"

"맛있게 드셨습니까?"

"물론이지! 같이 먹어준 녀석도 있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잖냐~!"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저도 기쁘네요."

 

 

빈 그릇을 치우고 이제 다시 오후의 일과를 마저 해결하러 가야겠죠. 안다르타님도 동아리를 확인하고 다시 할 일을 하러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제 다시 강의 들으러 가는거냐?"

"아무래도 그렇죠.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마실거리라도 챙겨서 가려고 합니다."

"그래! 강의 마저 잘 듣고~ 이참에 연락처를 공유하는 건 어떻겠냐!?"

"아, 좋습니다. 다음에 또 밥 같이 먹자고 연락할 수도 있는 거고요."

"나는 언제든 환영이다!"

 

 

그렇게 서로 연락처 공유도 하고, 연락처 공유를 테스트하는 겸 먼저 안다르타님께서 이런저런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어이! 잘 보이냐!? (오후 1:32)

(오후 1:33) 네, 잘 보입니다.

좋아좋아~ 심심하면 언제든 연락해라! (오후 1:34)

(오후 1:35) 알겠습니다. 안다르타님도 편하게 연락하세요.

그래! 그럼 슬슬 바빠지니 나중에 보자! (오후 1:36)

(오후 1:36) 넵.

 


 

연락처도 공유했고, 이제 슬슬 마실거리를 챙기러 움직여야겠네요.

간단하게, 그리고 오랜만에... 커피를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