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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일반

[가루루/조루루] 꽃?

이번에도 수련을 하러 다시 올라가고 있었는데, 어째 저번과는 좀 풍경이 다르다? 분명 주변에 꽃이 좀 많이 있긴 했는데 어째서인지 조금 허전하게 누군가가 뜯어간 느낌. 저번에 대장이 좀 뜯어가긴 했다만, 내가 없는 사이 더 뜯어간건가. 뭐, 내가 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이런 것에 신경써야 될 이유도 없고. 수련이나 하러 올라가자.

오늘은 날씨가 맑으니까 또 대장 녀석이 올라올 일은 없겠군. 그리고 뭔가 몸도 잘 풀려서 수련이 잘 되는 느낌. 지금 이 상태가 그 때까지 유지될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 때가 언제냐고? 굳이 말 안 해도 잘 알고 있을텐데? 그러니까 입 아프니 따로 말은 하지 않겠다. 어쨌든 오늘은 이 정도만 하고, 좀 일찍 내려가기로 하자.

산을 내려오면서 그 꽃이 허전한 곳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는데 왠지 더 허전해보인다. 사실 누군가 올라오는 기척이 살짝 느껴지긴 했지만 일단 그 대장 녀석의 기운은 아니었기에 다른 녀석이 올라와서 이 꽃들을 조금 더 따서 갔겠지, 라는 생각 뿐이었으니까. 여기 있는 그렇게 예쁘지도 않은 것들을 어디에 쓰려는건지, 참…. 뭐, 몇몇 인간 녀석들은 저런 걸 하나로 모아서 선물한다곤 하는데, 받는 사람이 정말로 좋아서 받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 그건 뭐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이 알 길이지만.

어쨌든 평지에 도착해서 기지로 돌아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체격의 존재가 근처의 화단을 보며 감상에 젖어있는 것이었다. 이런 곳에서 누가 저 화단을 구경하러 나왔나… 싶었더니만 이번에도 대장 녀석이 여기서 감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항상 만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꼭 우연히 만나게 된단 말이지.


"뭐야, 이번에는 또 왜 여기에 있어."

"아- 잠깐 꽃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구경해서 뭐 하려고."

"하나로 모아서 선물이라도 할까 싶었지."

"선물? 누구한테?"

"누구긴. 대충 예상이 되지 않나?"

"전혀."


그렇게 화단에서 멍하니 꽃을 구경하더니 몇몇 꽃들을 집어서 하나로 감싸기 시작했다. 꽤 볼만한 다발이 완성되었는데, 정말 누구 주려고? 마음에 드는 녀석이라도 눈에 보였나, 갑자기 이런 걸 만들고 말이야. 하나씩 볼 땐 딱히 개성같은 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의외로 이렇게 하나로 만들어서 보니까 꽤 볼만하네? 이래서 인간 녀석들이 하나로 모아서 건네는 건가? 나름 쓸모없지만 새로운 발견이군.


"잠깐 외출하고 와야겠군."

"그거 건네주러 가려는건가."

"오랜만에 동생이라도 만나는 겸, 이런 거라도 하나 챙겨줘야겠다- 싶었지."

"…뭐야, 고작 동생 주려고 그렇게 챙기냐."

"고작 동생이라니,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아도 하나뿐인 동생이다."

"하, 뭐 그러시겠죠."

"그럼 혼자서 기지까지 갈 수 있겠나."

"내가 혼자서 못 갈 것 같냐. 잘 다녀오기나 하라고."

"실례하지."


그러곤 혼자서 동생 녀석을 만나러 내려가고 있었다. 하, 동생같은 거 있으면 괜히 더 귀찮기만 하지 않을까-. 내가 좀 못난 것 같기도 한 것 같으면서도 오히려 다들 당연하게 생각할텐데. 자신을 귀찮게 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 정말 상상만 해도 짜증나는 일이니까. 어쨌든 바깥에서 이렇게 멍하니 생각하지 말고 기지에나 가자고. 주변 소음 때문에 생각이 제대로 안 드네.

기지에 도착하니 다들 뭘 하고 있는지 꽤 조용하다. 보아하니 뭔 이상한 짓거리는 안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지만. 한 몇 분이 지났을까, 누군가가 문 소리를 들었는지 나를 맞이했다.


"아, 오셨슴까?"

"그래. 말썽같은 건 안 부렸겠지."

"걱정 안 하셔도 됨다! 보다시피 멀쩡함다!"

"다행이군. 그럼 먼저 들어간다."

"편히 쉬십쇼!"


이 곳은 아무도 없으니까, 누군가가 들어오지도 못할 테니까 혼자서 멍하니 명상하기엔 최적의 장소지. 나도 꽃을 조금 따다 다발을 만들어서 녀석들에게 하나씩 건네줄까… 생각했지만 녀석들이 오히려 이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할테니 기각. 내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을 것 같군. 겉모습부터 사악한 녀석이 난데없이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이라니, 좀 웃기기도 하고.

하,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얼른 대장 녀석이나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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