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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제네토/옵시디언] ζ + Ω (Type. Ω)

"근데 너는 누군가와 함께 다니는 건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가보네?"

"…함께 한다는 것 자체를 많이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에? 어째서?"

"그건… 아직은 자세히 말해줄 수 없을 것 같군."

"그래- 뭐, 천천히 알아가면 되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생각이지?"

"아직 거기까진 생각한 게 없거든. 어떻게든 되겠지!"


조금은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냉정함을 넘어서서 엄청나게 차가운 것 같기도 한데, 은근히 살짝 뭔가 부족한 면이 없진 않았달까. 길을 걷다가 뜬금없이 어딘가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뒤에서 바로 잡아줬거든. 본인도 이런 모습을 보여서 부끄러웠는지 그렇게 몇 분동안 혼자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걷고 있었기도 하고.


사실, 이런 녀석들이 마음과 실제 행동이 반대로 나오는 것 같은 기질이 있더라. 그러니까 지금 제네토는… 같이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하는데 정작 본인에게 다가오는 녀석이 없으니까 지금 이 상황이 엄청 익숙하지 않은거야. 그래서 이 몸이 처음에 다가갔을 때에도 엄청 냉정하게 꺼지라고 했다가 지금은 뭐… 이렇게 같이 다니고 있지. 물론 자꾸 뒤를 돌아보며 이 몸에게 뭔가 좀 요구하는 것도 있었지만.


"저기, 하나 부탁이 있다."

"뭔데?"

"날아다니지 말고 걸어다녔으면 좋겠는데."

"에-? 어째서!"

"주변에도 자꾸 쳐다보니까 부끄럽다고나 할…까."

"이 몸은 걸어다니는 것보다 날아다니는 게 더 편해서 좋은데."

"…그래도 좀, 부탁을…"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나?"


사실 이 몸 혼자 날아다니고 있으니까 제네토가 조금 부러워서 그러는 게 아닐까 싶어서 제네토를 등에 업히고 좀 더 높이 날아올랐다. 제네토는 좀 당황하면서 어떻게든 내려가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아마 여기서 떨어졌다간 아마 정상적인 상태로 활동할 수 없을걸? 그래서 제네토 본인도 그저 지금 이 높이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걸 억지로라도 즐기고 있는 것 같더라구.


"헤헤, 어때?"

"어, 얼른 내려놔라, 바보 녀석아…!"

"이 몸도 다 생각이 있는데 바보라니! 더 높이 올라간다?"

"아, 미, 미안…하니까, 좀…"

"근데 벌써 내려가긴 싫어."

"설마, 아니겠지?"

"맞다고 하면?"


당연히 여기서 끝낼 이 몸이 아니지. 지금 이 높이보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가니까 제네토는 더욱 당황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새로운 경험을 쌓아주는 것도 하나의 노력 아니겠어? 높이 올라갈 때마다 제네토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렇게 무섭게 대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의외의 모습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네토도 이 높이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에 흥미가 생긴 듯하다. 가끔 제네토가 조용한 목소리로 조금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냐고 한다던가, 저 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냐고 한다던가 은근히 무언가 이 몸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았다. 이제야 제대로 재미를 즐기기 시작했구만! 좋아, 특별히 이 몸이 뭐든지 해 줄 테니까! 이것도 친구가 아니라면 절대로 해주지 않는 행동들이라구.


"처음엔 싫었지만… 계속 있으니 나쁘진 않은 것 같군."

"그렇지? 이 몸이 다 생각이 있다고 했잖아!"

"그…그렇다고 매우 좋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적어도 즐길 수 있을 정도는 되었잖아?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한 번 더 해달라고 하면 해 줄 수 있겠나?"

"당연한 소리! 우리는 친구니까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지 부탁하라구!"

"…뭐든지 할 수 있는 친구를 가진다는 건 이런 느낌이었던 건가."

"정-말-로 느끼기 힘든 감정일거야!"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제네토와 함께 우리가 제일 처음 날아올랐던 장소로 되돌아왔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았던건지 주변에서 우리들을 보며 신기한 눈빛과 무서워하는 눈빛이 섞여서 전해져 오긴 했지만, 이 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제네토는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아무래도 계속 제네토를 부담스럽게 할 순 없을 테니까, 날개로 제네토의 눈을 가린 채로 사방에서 우리를 쳐다보는 존재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우리의 날아오른 모습을 본 존재들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을 쯤, 제네토의 눈을 가렸던 날개를 걷어냈다. 이제서야 제네토는 조금 평온함을 가진 것 같았다.


"헤에, 많이 부담스러웠지?"

"날아다닌 건 좋지만, 역시 한 번에 주변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걱정 마! 이 몸이 알아서 해줄게!"

"…전적으로 모든 걸 맡기는 게 그렇게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 몸도 너에게 부탁하면 되는 거지!"

"내가…?"

"제네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도 없진 않거든! 이 몸이 정말 완벽한 존재는 아니니까 말이야."

"최대한 도울 수 있는 영역까지는… 돕도록 하지."

"좋아!"


친구란 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