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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제네토/옵시디언] ζ ∞ Ω -Type. Ω-

최근에 제네토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요즘 제네토의 기분이 묘한 것처럼 보였다. 한 편으로는 친구라는 게 생겨서 행복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이 정말로 잘 대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뭐… 예전부터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이 없어서 이런 기분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도 솔직히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단계일 것이니까.


멀리서 제네토를 지켜보고 있을 때마다, 제네토는 꽤 오랜 시간동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만 있는 것 같았다. 이 몸이 다가가서 말이라도 걸면 바로 「왜 나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이냐.」 라는 짜증이 들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진지해서 쉽게 건드릴 수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이 몸에게 두려움이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거니까, 그리고 계속 저렇게 냅둔다고 제네토의 기분이 알아서 변하는 것도 아닐 테니까 이 몸이 나서야 되겠지!


제네토에게 다가가서 말…하기 전에 슬쩍 모자에 날개를 대고 쓰다듬어 보았는데 바로 뒤돌아서 이 몸을 쳐다보곤 모자를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고 있었다. 일단 표정은 의외로 무표정은 아니었고, 자신의 모자를 건드렸다는 것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좀 놀란 표정이었다. 아니면 이 몸이 여기에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무… 무슨 일로 여기에?"

"요즘 제네토가 고민이 많아보여서 말이지."

"사실 그렇게 고민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근데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이 꽤 길던데?"

"그냥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게 좋을 때가 있어서…?"

"솔직하게 말해 보라구. 이 몸이 있으니까 두려울 게 뭐가 있어?"

"음…."


자세히 들어보니 위에서 말했던 내 예상도 일단 있었고, 그 이외에 자신이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다시 재발하는 건 아닌가- 같은 생각들도 없진 않은 것 같았다. 그나저나 트라우마라니, 꽤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나보네. 어쩌면 그런 일들이 제네토를 더욱 냉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헤에, 그랬구나? 의외로… 아니, 어쩌면 예상대로 고민이 많네."

"지금은 어떻게든 넘길 수 있지만, 네 녀석과 친해지면서 이런 일들이 네 녀석을 귀찮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

"이 몸은 뭔 짓을 해도 괜찮으니까 괜히 그렇게 쓸데없이 고민하지 말라고!"

"그래도…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 여전히 불안하긴 하다."

"그럼 내가 그 만약이라는 것도 없애줄까?"

"…? 어떻게?"

"이렇게!"


제네토를 껴안아서 이 몸의 깃털로 이루어진 망토같은 것 위에 올려놓고 제네토를 김밥 만드는 것마냥 데굴데굴 굴렸다. 제네토는 어지러워 하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그게 당연한거야. 이 몸이 무슨 짓을 할 지 정말 기대되지 않아?


그리고 어떤 누구도 앉으면 편안해지는 넓은 의자에 앉혀서 고민을 생각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껴안기 시작했다. 역시 제네토는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꽤나 얼굴이 빨개진 것 같았지만, 그러면서도 이 돌돌 말려진 망토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너무 그렇게 여기서 나오려고 하진 말라고- 이 몸이 정말 편안하게 만들어 줄게!


"이 망할 망토 좀…"

"아직은 싫은데! 이게 은근히 효과가 좋다고 들었는데, 실험해 볼 녀석이 없었거든-."

"답답하진 않지만, 그래도 억압당하는 느낌이라…"

"괜찮아! 이 몸이 편안하게 해 줄 테니까!"

"……."


제네토가 좋아할 듯한 것들을 가져와서 먹여주기도 하고, 제네토의 고민을 들으며 같이 이야기도 해주고, 목마를 것 같으니 물도 챙겨주고… 지극정성으로 대해주고 있으니 제네토는 이제서야 마음이 좀 놓이는 듯 조금씩 얼굴에서 미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고민같은 건 쓸데없이 계속 쌓아두지 말고 자신이 믿을 수 있는 녀석에게 바로바로 꺼내놓는 게 좋으니까 말이야.


"헷, 어때! 아까보단 좀 낫지?"

"…확실히 계속 혼자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단 꽤 마음이 편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그러니까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이 몸에게 와서 이야기하라구!"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고민은 하나쯤 계속 생길텐데."

"그렇다고 계속 마음에 쌓아두기만 할 순 없잖아? 누군가에게 이야기라도 해서 자신이 이렇다- 라는 걸 말할 필요가 있단 말씀!"

"…그 누군가가, 지금은…"

"이 몸!"

"…정말 말하고 싶을 때,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지."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


친구란 건, 언제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존재라는 걸 조금씩 깨닫게 해 줄게! 사실 이미 깨닫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