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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자캐

[자캐 - 옵시디언 / 즈 / 나이트] end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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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오랜만이지?"

"그 때나 지금이나 깜짝 놀라게 등장하는 건 여전하군."

"으앗, 깜짝 놀랐습니다..."

"그 때 이 몸의 낫을 잡아준 것에 대해선, 아직도 엄청나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구-♪"

"낫 위에 올라타보고 싶다는데, 잡아주는 것 정도야 뭐 간단하지."

"사실 마음 속으로 굉장히 위험하진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괜찮아! 이 몸이 하는 행동들은 하나도 안 위험하니까-♪"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저번에 낫을 좀 잡아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덕분에 낫에 올라타도 꽤 편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 그 이후로 좀 바빠서 만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또 만나게 되었달까. 

어째서인지 왜 마지막 날이 되니까 이렇게 만나게 되는걸까. 어쩌면, 다른 녀석들도 사실 만나고 싶었던 것일지도?


"벌써 이렇게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구만. 기분이 어때?"

"기분이라- 뭐, 사실 그렇게 별 감흥은 안 들지만."

"시간이 참 빠른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들도 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이긴 했는데, 정말 오래 지난 것 같지?"

"1년은 되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걸."

"그만큼 꽤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지? 역시 이 몸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니깐-♪"


이 몸이 웃을 때마다 나이트는 조금 겁먹은 듯 몸을 움츠리지만, 그런 나이트의 모습을 보며 나이트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웃으며 다가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겁먹는 것 같다는 게 함정이긴 했지만.


뭐, 그래서 나이트와 즈는 내년에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려나? 문득 궁금해졌다. 

사실 다른 녀석들과 비슷한 대답이 나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똑같은 대답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기분이 다르니까.


"내년에는, 어떤 일을 할 거야?"

"뭐, 지금이랑 다를 게 있을까. 거의 똑같겠지."

"저도, 지금이랑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 역시 그렇지? 이 몸도 사실 이런 대답이 나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왠지 말해보고 싶었어-♪"


사실 변화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어쩌면 나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이 모습이 있기에 변할 수 있는 것이고, 또는 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니까.


"내년에도 볼 수 있으면 보자구-♪"

"그럴까- 뭐, 당연히 내년에도 보겠지만."

"다음 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몸도, 잘 부탁한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