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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이거... 주려고 왔어."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군요. 그나저나 그것은..."
"초콜렛이라고 해야 될려나... 다들 그렇게 부르던데."
"그러고보니 저번에 다들 초콜렛을 주고받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도 하나 챙겨주려고 왔지..."
"제가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받게 되니 좋군요."
"나름 소중한 녀석이니까..."
"그나저나,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만..."
"...어떤 건데?"
"어떻게 이 쪽으로 오시는 건지 나름 궁금하달까요."
"...음, 글쎄. 뭐, 그럴 수도 있지."
조금 오래 지나긴 했지만, 며칠 전이 발렌타인 데이인지 뭔지하는 날이라길래, 처음 생각난 녀석이 카이오였기에 초콜렛을 나름 챙겨서 가져다준다.
보통 여자가 남자한테 준다고는 하지만, 그런 게 사실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건네주는 그 마음만으로도 사실 기쁜 게 아닐까.
"요즘은, 잘 지내고 있어...?"
"나름 평화로운 것 같기도 합니다."
"다행이네... 예전엔, 항상 바쁜 것 같더니만."
"뭐,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일 뿐이죠."
"정의라... 늘 생각해도 참 실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
"마음먹는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 말입니다."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의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드는 편이다. 물론 정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지만, 이걸 제대로 실현하는 것은 사실 말과는 달리 상당히 어려운 일이니까.
그런데도 그런 어려운 일을 실현하고 있는 카이오가 어떻게 보면 참 부럽고, 존경하고 싶었다. 나도, 거짓된 정의에 대해서는 조금 민감하긴 하지만 그저 눈으로만 보고 지나갈 뿐이었으니까.
"정의를 실현하는 카이오가, 사실 예전부터 내심 존경스러웠어..."
"...존경... 말씀이십니까...?"
"응. 누군가가... 널 보고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까."
"제가 어떻게 남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아직 한참 어린 나이인데."
"나이같은 건 중요하지 않지. 누군가가 널 보고 그런 행동을 배우고 싶다면, 그게 바로 존경이니까."
"..."
카이오는 존경이라는 것에 대해 아직 많이 당황해하는 모습인 것 같았다. 하긴, 자신은 그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일 뿐 누군가가 자신을 존경해주길 원해서 그러는 건 아닐 테니까.
그런데, 막상 깊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을 돋보이게 해 준다면 왠지 이런 즐거움에 빠져들어 기분이 좋아질 확률도 없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누구나 이런 걸 여러번 겪게 되면 일종의 자만심이라고 해야 될까- 그런 게 왠지 생길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카이오라면 적절히 절제하겠지.
"...달콤하군요."
"뭐랄까, 카이오의 취향을 잘 모르겠어서 적당히 달콤한 걸 가져왔는데, 입에 잘 맞아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네."
"다음에는, 제가 챙겨드리면 될까요."
"아, 아냐... 난 굳이 챙겨주지 않아도 되니까."
"덕분에, 이런 것도 먹어보는군요."
"조력자니까... 뭐, 이 정도쯤은!"
"사실 엘레멘트 씨의 기준에서는 조력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말이죠."
"뭐- 조력자를 조금 넘어서긴 했지..."
"후후, 뭐... 어쨌든 감사합니다."
"나중에도 다른 거, 잔뜩 챙겨줄 테니까...!"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챙겨주신다니 감사히 받도록 하죠."
다음은 과연 언제가 될까. 물론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만, 내가 또 까먹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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